[서울사랑] 요즘 대세는 가볍게 떠나는 '미니멀 캠핑'

서울사랑

발행일 2018.05.08. 14:33

수정일 2018.05.08. 14:35

조회 7,297

캠핑장

캠핑을 떠날 때 무지막지한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은 가볍게 떠날 수 있는 미니멀 캠핑이 대세다.

김준성 씨는 캠핑 블로그 ‘쭌이야기’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로, 시청과 구청 등에서 캠핑 강연을 하며 캠핑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오랜 캠핑 경력을 바탕으로 캠퍼를 위한 책 <쭌이의 힐링 캠핑 이야기>를 발간하기도 했다. 캠핑 전문가 김준성 씨에게 캠핑 노하우 및 캠핑 떠나기 전 체크사항에 대해 들어본다. 

우리나라에서 오토캠핑을 처음 시작한 것은 1985년 무렵이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르고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오토캠핑을 서서히 즐기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캠핑 인구가 50만 명을 넘었고, 2015년을 기점으로 400만 명까지 늘어났다. 초창기 캠핑족은 캠핑 장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캠핑 짐 싸기가 이사 대란이라는 말까지 돌았고, 짐과 전쟁하느라 힐링하러 갔다가 킬링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렸다. 

10여 년 전부터 아이 없는 부부, 혼자 사는 홀로족이 늘면서 미니멀 캠핑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초창기 캠핑을 즐기던 사람도 아이가 크면서 캠핑 장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2015년을 전후해 캠핑용품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미니멀 캠핑의 장점이 입소문 나거나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지금은 미니멀 캠핑이 대중화되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낚시를 겸하는 낚시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용품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

캠핑장

캠프 설치와 철수 시간 대폭 줄어 편리

가족 구성원이 적어지면서 휴대하기 편리한 캠핑용품으로 수납 부피를 줄이는 것은 물론, 하나의 제품이 다양한 기능을 하는 멀티 장비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짐이 줄어든 대신 높은 가치를 따지는 포미족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과거 캠핑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였다면, 현재는 자신이 만족감을 느끼며 즐기는 문화로 진화한 것이다.

미니멀 캠핑의 장점은 설치·철수가 빠르고 공간 활용도가 높아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벼운 티타늄 재질의 용품은 백패킹(야영장비를 갖추고 1박 이상의 여행을 떠나는 레포츠)을 같이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장비를 백패킹과 호환해 사용하는 것이 장점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장비의 고급화도 실현할 수 있다. 젊은 20~30대가 캠핑족으로 유입되면서 주로 소형차를 이용해 캠핑을 가는 것도 미니멀 캠핑이 증가하는 이유다. 그래서 이제는 캠핑을 떠나는 사람도 차박(차에서 자는 잠), 혼캠(나혼자 캠핑), 감성 캠핑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장비가 미니멀화되면서 짧은 일정에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과거 장비가 많을 때는 설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만 2~3시간은 기본이고, 3~4시간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젠 똑같은 수준의 장비를 설치하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캠핑족이 편해져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장비를 설치할 시간에 낚시를 즐기거나 주변 관광지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이다.

미니멀 캠핑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닌 기능

미니멀 캠핑에도 규칙이 있다. 작은 텐트라고 무조건 미니멀한 것은 아니다. 텐트가 작아지면서 방수·발수 기능이 뛰어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내수압 2,000mm 이상의 원단으로 만들었으며, 2p(이너 텐트, 플라이 텐트)로 구성한 이중구조 텐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결로를 줄일 수 있고 벤틸레이션(환기구)과 이너 텐트를 제외하면 셸터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 있다. 하나의 텐트로 두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멀로 즐기면서 그늘막 효과가 있는 3.5×4.5m 크기의 거실형 텐트와 바람 저항이 적은 돔 형태의 텐트가 유용하다. 

특히 일교차가 큰 봄에는 저녁에 매우 춥다. 이때는 바람도 막아주면서 실내 생활이 가능한 셸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대형 돔 형태의 텐트를 구입했다면 내부에 저렴한 2~3인용 텐트를 넣어 사용할 수도 있다. 텐트 내부에 야전침대를 놓아 추위에 대비하는 것도 좋다.

캠핑 전문가 추천, 이것은 꼭 가져가야 해!

돔 텐트 : 지름 2~3m 크기의 텐트 구성(2~4인용 가능)

방수포 : 지면에서 올라오는 습기(결로)를 막아주며, 이물질·벌레·흙으로부터 오염을 막아준다.

바닥 매트 :  바닥의 냉기를 차단하고 전기장판의 단열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

전기 매트 :  전자파가 없고 가벼운 2~3인용 전기 매트.

침낭 : 사계절용 면 혼방 + 폴리 재질의 발수 기능을 갖춘 사계절 침낭.

베개 : 집에서 쓰는 것을 이용해도 괜찮다. 에어를 주입하는 것보다 사이즈가 작은 압축 폼 충전재 제품이 좋다.

코펠 : 스테인리스 STS304 재질로 만든 3중 바닥 코펠을 준비한다. 코펠이 없다면 집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냄비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식기 : 스테인리스, 티타늄 재질로 자신에게 맞는 가벼운 제품으로 구성한다.

테이블 : 넉넉한 크기의 테이블이 좋다. 최소 60×90cm 크기가 좋은데, 요리할 때도 편리하다.

버너 : 가스버너는 인증받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랜턴 : 충전식 랜턴(실내, 실외)과 헤드랜턴(야간 이동 시 사용) 2개를 사용한다.

식기 건조망 : 미세먼지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밀폐 가능한 통이 유용하다.

설거지용품 : 집에서 사용하는 것을 쓴다.

캠핑장에서 주의할 점

1 텐트 내부에서 생활할 때는 일회용 가스통은 외부에 보관한다.
2 버너, 가스 랜턴 사용 시 벤틸레이션(환기구)을 열고 사용한다.
3 공간이 협소한 텐트에서 취침 시 가스난로 사용은 위험하다.
4 텐트 내부에서 요리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5 소화기는 꼭 옆에 둔다.
6 비바람이 심하면 철수하는 것이 현명하다.
7 도심 캠핑을 즐길 때도 예의는 기본. 지나친 음주나 고성방가는 물론,소음을 유발하는 폭죽은 삼가는 것이 좋다.
8 계곡 캠핑 시 도로에서 멀어지면 위험하다. 언제든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을명심하고 도로에서 가까운 곳에서 캠핑한다.
9 바닷가에서 캠핑할 때는 바닷가 전경을 보는 것보다 바위 같은 장애물 뒤쪽에서 바람을 피해 캠핑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10 봄철 돌풍을 동반한 경우에는 바닷가나 평지형 캠핑장보다 바람이 막히는 지형지물이 있는 곳이 유리하다.

11 기온이 낮을 때는 햇빛이 먼저 비치는 곳에 텐트를 설치하면 실내 온도가빠르게 상승한다.

봄 캠핑 시 텐트 설치 요령

1 돌풍을 대비해 텐트 고정용펙(peg)은 사이즈(20cm, 30cm)를 골고루 챙긴다.

2 텐트 당김 줄(스트링)로 단단히 고정한다.

3 그늘막(타프)은 3~5월 중순까지는 돌풍의 영향이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일기예보를 참고해 바람이 강하면 캠핑은 포기한다.

5 바람 저항이 큰 대형 텐트보다 바람 저항이 작은 반구형 텐트를 사용한다.

가스버너 이용 시 주의하세요

가스버너, 가스난로는 공기 중 일산화탄소 소비량이 많은 장비다. 실내에서 사용할 때는 출입문,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킨다. 텐트 안의 일산화탄소가 외부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지 않을 경우 사고로 이어지므로 안전한 가스 사용을 위해 가스버너 이용 시 반드시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글 사진 김준성(캠핑 전문가)

출처 서울사랑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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