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치한, 겨울산행으로 좋은 오봉코스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8.02.12. 13:15

수정일 2018.02.13. 18:11

조회 2,903

경사가 완만하고 빼어난 조망을 갖춘 오봉코스는 겨울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경사가 완만하고 빼어난 조망을 갖춘 오봉코스는 겨울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오봉코스-지도에서 보기

입춘이 지났지만 겨울 끝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날씨도 봄임을 깜빡 했는가, 연일 맹추위의 엄습이다. 한파가 강할수록 사람들은 움츠러들며 따스한 곳을 찾는다. 이럴 때 이한치한(以寒治寒)으로 추위를 즐길 수 있는 겨울산행은 어떨까. 아직 겨울 설산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오봉코스를 추천한다. 가까워서 좋고 경사가 완만하고 특히 빼어난 조망이 겨울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이기 때문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북한산국립공원 송추유원지를 찾았다. 등산객을 위한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장 걱정은 전혀 없다. 물론 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구파발역에서 34번 버스를 타면 20여분이면 입구에 도착한다. 산행코스는 ‘북한산국립공원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여성봉~오봉~오봉능선~송추폭포~송추계곡~송추분소(유원지)’에 이르는 약 6.4km 구간이다. 능선과 계곡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면서 쉬엄쉬엄 걸어도 4시간이면 넉넉하다.

눈 쌓인 진지들도 정감있다

눈 쌓인 진지들도 정감있다

들머리를 오봉탐방지원센터로 시작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새하얀 눈이 길을 안내한다. 입구에서부터 첫째 봉우리인 여성봉까지는 1.5km이다.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오르는 산행의 맛은 색다르다. 뽀드득~ 뽀드득~ 걸음을 옮길 때마다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눈으로 옷을 입은 등산로 주변 진지(陣地)도 오늘은 정감이 느껴진다. 서울방어를 위한 진지들이다.

1시간 쯤 올랐을까, 드디어 여성봉에 이른다. 부지런한 산꾼들이 일출을 기다리며 오봉을 향해 무리지어 있었다. 바위의 형상이 여자 모습을 연상케 해 붙여진 이름이란다. 북한산을 향해 뻗은 도봉산 한 능선 끝자락으로 높이가 해발 504m이다.

부지런한 산꾼들이 일출을 기다리며 오봉을 향해 무리지어 있었다

부지런한 산꾼들이 일출을 기다리며 오봉을 향해 무리지어 있었다

오봉코스-지도에서 보기

여성봉을 둘러보고 곧장 오봉(五峰)을 향했다. 여성봉에서 약 1.2km 거리이다. 오봉은 다섯 개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오형제 봉우리' 또는 '다섯손가락 봉우리'라고도 불린다.

내리뻗은 능선 머리 위에 커다란 돌덩이를 이고 있는 모습으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뚝 선 다섯 봉우리는 암벽등반의 소문난 명소다. 다섯 봉우리 중 네 번째 봉우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숨기도 하니 4봉도 되고 5봉도 된다. 부산 오륙도처럼 오봉도 사오봉이라 부르면 더 재미있는 이름이 될 것도 같았다.

다섯 개의 봉우리 '오봉'은 암벽등반의 명소다

다섯 개의 봉우리 암봉은 암벽등반의 명소다

오봉을 뒤로하고 멀리 사패산(賜牌山)을 바라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사패산은 높이 552m로서 북한산국립공원 북쪽 끝에 있는 산이다. 조선시대 ‘딸바보’ 선조가 6째 딸인 정휘옹주가 유정량에게 시집갈 때 하사한 산이라고 하여 이름이 유래했다. 사패산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만나면 좌측으로 하산하면 송추계곡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날머리 송추분소(유원지)까지가 송추계곡이다. 소나무(松,송)와 가래나무(楸,추)가 많은 계곡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약 4㎞나 이어지는 계곡 양옆으로 소나무·가래나무·갈참나무·당단풍나무·국수나무 등이 빼곡하고 맑은 물줄기는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어 수려한 경관을 연출한다. 겨울이라 계곡물은 볼 수 없지만 반면 3단의 빙벽을 이룬 송추폭포는 겨울철 백미이다. 길게 뻗은 고드름과 빙벽을 즐길 수 있음은 서울근교에서는 흔치 않은 이곳만의 자랑거리 같다.

빙벽을 만나볼 수 있는 송추계곡

빙벽을 만나볼 수 있는 송추계곡

계곡을 따라 2시간 정도 내려오면 날머리 송추유원지에 도착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송추유원지 계곡구간에는 40~50여개 음식점들이 들어차 있었으나 지금은 국립공원재정비사업을 추진하여 현대화된 시설의 다양한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다. 수려한 계곡의 아름다움을 갖춘 송추유원지는 지난 1963년 서울 교외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수도권 근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매우 높았었다. 대학시절 여학생과 함께 놀러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겨울방학 끝이 멀지 않았다. 또 며칠 후면 설 연휴가 이어진다. 일상에 바빠서 아직 겨울의 참맛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눈이 다 녹기 전에 한번쯤 겨울 산을 찾아보자. 추위와 맞서는 용기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다만 겨울산은 위험요소를 고려애햐 하므로, 안전한 코스선택이 중요하다. 이에 안전하면서 옛 이야기와 조망이 빼어난 송추계곡 오봉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산행 후 뻐근함이 느껴진다면 건강보약 한 첩을 덤으로 받았다 생각하자.

■ 북한산 오봉코스
– 상세구간 : 오봉탐방지원센터~여성봉~오봉~송추폭포~송추분소(유원지)
– 거리 : 6.5㎞, 난이도 : 중하, 소요시간 : 3시간 30분
– 홈페이지 : bukhan.knps.or.k r(http://bukhan.knps.or.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bukhansan.knp)
– 문의 : 송추분소 031-826-4559,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대표전화 02-909-0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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