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마을 사진 "여기서 찍으세요"
발행일 2017.08.08. 16:01
서울 관광지 중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히는 북촌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북촌은 인왕산 아래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있다. 과거 왕가와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았고 일제강점기 때는 많은 독립운동가가 거주했다.
대표적인 걷기 코스인 가회동 31번지, 33번지, 11번지 일대 골목길을 따라 북촌 8경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총 1,233동 한옥이 있는 이곳은 유형문화재와 사적, 서울시 민속자료와 문화재 자료 등 다양한 역사시설들이 있다. 또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전통공예 체험 공간, 전통찻집 등 한옥과 현대식 건축물이 어우러져 근현대사 풍경을 고스란히 보존해오고 있는 곳이다.
재동초등학교 담벼락을 끼고 우측 골목으로 접어들면 ‘가회동 11번지’가 나타난다. 골목길 좌우 아담한 한옥 풍경에 소박한 삶의 정취가 느껴진다. 큰길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가회동 성당 아래 돈미약국 사잇골목으로 접어드니, 담장 아래 늘어진 주황빛 능소화 꽃이 반긴다.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북촌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가회동 31번지’로 오르는 골목이다.
북촌에는 ‘북촌 8경’이 있는데 ▲제1경 창덕궁 전경 ▲제2경 원서동 공방길 ▲제3경 가회동 11번지 일대 ▲제4경 가회동 31번지 언덕 ▲제5경 가회동 골목길(오르막길) ▲제6경 가회동 골목길(내리막길) ▲제7경 가회동 31번지 ▲제8경 삼청동 돌계단길이다. 북촌 8경 중 4개가 이 가회동 31번지에 있다. 서울을 소개하는 각종 매체에 자주 등장하여 익숙한 풍경이다.
북촌 6경과 7경 사이 삼거리로 오르면 한옥 지붕 사이로 멀리 남산과 서울N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촌투어 백미로 가장 멋진 사진이 나오는 포토스폿이다. 가회동 31번지 골목을 오른쪽으로 돌면 담쟁이로 둘러싸인 벽이 보인다. 이곳 또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포토스폿이다.
골목투어를 한다면 재동초등학교 좌측 건너편에 위치한 백인제가옥(종로구 북촌로7길 16)을 먼저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종각역 YMCA 앞에서 종로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북촌 한옥마을, 돈미약국 정류장에 내려서 오른쪽 언덕길을 올라가면 재동초등학교가 위치한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백인제가옥은 근대 한옥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데, 2,460㎡ 대지 위에 사랑채를 중심으로 안채와 넓은 정원이 자리하고, 가장 높은 곳에는 아담한 별당채가 들어서 있다. 별당채는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전통 한옥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 변화를 수용하여,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을 수 있다. 내부는 사랑채와 안채가 복도로 연결되어 문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두 곳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많이 사용한 것은 건축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안채 일부가 2층으로 건축되었는데, 이는 조선 시대 한옥에서는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백인제가옥만의 특징이다.
백인제가옥은 1913년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건립한 이래 한성은행, 최선익 등을 거쳐 1944년 백인제 선생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었다.
백인제가옥은 8월말까지 주말마다 야간 개장 중이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까지, 입장 마감시간은 오후 7시 40분까지이다.
소소한 이야기가 가득한 북촌 한옥마을을 시간을 잊고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 했더니 어느새 석양이 깃든다. 이제 마지막 장소인 북촌전망대로 오른다. 서울의 모습이 풍경화가 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얼기설기 한옥 지붕 위로 엉킨 전깃줄과 집 앞에 내놓은 화초들이 더욱 정겹게 보인다.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저녁, 북촌의 풍경과 넉넉한 바람이 더위에 지친 기자를 다독여 주었다. 북촌 백인제가옥은 8월 말까지 주말마다 야간 개장을 하니, 여름밤 북촌 한옥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 백인제가옥 관람 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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