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 “우린 그게 싸운 거야”

시민기자 휴먼스오브서울

발행일 2017.04.03. 13:29

수정일 2017.04.03. 18:02

조회 858

인터뷰

“무릎이 다 닳아서 이젠 일을 못해요. 애들 어렸을 때부터 25년 동안 식당을 했죠.
남편은 건축 일을 했는데, 누가 어렵다고 그러면, 매번 월급타서 다 주고오곤 했어요.”

“그러면 남편분에게 뭐라고 하셨어요?”

“욕했지. 욕을 내가 얼마나 잘 하재.
욕하면서 구박하면, 남편은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듣기만 해요.
내가 화가 풀리면 그제야 이야기를 해요.
내가 우리도 이렇게 어려운데 왜 그랬냐 물으면
‘사정을 들어보니 우리도 어렵지만 그 사람은 더 어렵더라, 그래서 줬다’ 그래요.
이야기 듣고 나면 나도 ‘그럴 수가 있겠구나’ 싶어”

“그래도 치고 받고 싸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어느 날은 우리 옆집에서 막 소리 지르고 싸우니까,
우리 애들이 신기해서 구경을 가는 거예요. 큰애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래요.
‘엄마, 저 집은 맨날 싸우는데 우리 집은 언제 싸워요?’
그래서 내가 ‘엄마아빠 맨날 싸우잖아. 엄마가 아빠 구박하잖아.’ 그러니까
애가 ‘그건 싸운 게 아닌 거잖아요.’ 하더라구요.
제가 그랬죠. ‘우린 그게 싸운 거야.’”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글은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ofseoul.net)이 쓴 기사입니다. 휴먼스 오브 서울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서울 사람을 위한, 서울 사람에 의한, 서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휴먼스 오브 서울이 길거리 섭외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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