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흐름에 올라타자
강원국
발행일 2016.08.16. 16:03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43) 즐거운 글쓰기, 행복한 인생 -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흐름에 올라타자
글 잘 쓰는 방법으로 학창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이 있다.
구양수의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나는 구양수가 말한 읽기, 쓰기에다 말하기, 듣기를 더하고 싶다.
쓰기는 말하기, 듣기, 읽기와 함께 해야 완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쓸 뿐만 아니라 많이 말하고 많이 들어야 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는 한 몸이다.
이들은 별개로 작동하지 않는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를 부추긴다.
읽으면 말하고 싶고, 말하면 쓰고 싶어진다.
말을 잘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들으면 쓸거리가 생각나고, 말하면 쓸거리가 정리된다.
말을 잘하고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들어야 한다.
또한 듣고 읽은 것은 말하고 썼을 때 확실하게 자기 것이 된다.
읽기와 듣기는 입력이다.
쓰기와 말하기는 출력이다.
우리 몸이 먹은 것은 배출해야 탈이 나지 않듯이 입력한 것은 출력해야 한다.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읽기와 듣기는 콘텐츠의 소비다.
쓰기와 말하기는 콘텐츠의 생산이다.
신체가 먹어야 생명활동을 유지하듯 소비하기 위해서는 생산해야 한다.
결국 우리의 정신도 몸과 마찬가지로 섭취와 배설이 균형을 이뤄야 건강하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활발하게 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는 함께 할 때 완전해진다.
행복한 인생에 이르는 길
말하고, 듣고, 읽는 것은 단지 글쓰기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통해 ‘교양’을 닦고 쌓는다.
교양(敎養)의 의미는 세 가지가 아닌가 싶다.
첫째, 인성, 품성이다. ‘교양이 있다’고 할 때 의미다.
교양이 있는 사람은 된 사람이다.
둘째, 지식, 식견이다. ‘교양을 쌓다’고 할 때 의미다.
교양을 쌓은 사람은 든 사람이다.
셋째, 품위, 품격이다. ‘교양이 높다’고 할 때 의미다.
교양이 높은 사람은 멋지고 아름답다.
교양은 생활의 만족과 기쁨을 준다.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말한다.
행복은 탁월함(Arete)의 추구로써 가능하다.
탁월함에는 지적 탁월함(Theoria)과 성격적 탁월함(Praxis)이 있다.
지적 탁월함, 즉 지혜, 인식, 통찰 같은 것은 배움에서 생긴다.
성격적 탁월함, 즉 용기, 절제, 관용과 같은 덕스러움은 습관으로부터 얻어진다.
나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야말로 탁월함의 추구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의도적으로 되풀이하면 그것이 곧 배움이고, 이런 배움을 통해 지혜와 덕성이 쌓인다고 믿는다.
교양이 높아지는 것이다.
즐거운 인생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다.
무엇인가를 읽었다. → 읽은 것을 말할 기회가 생겼다. → 말하면서 읽은 것이 정리되고 막연했던 것이 확연해졌다. → 내 얘기를 들은 사람이 내 말에 살도 붙여준다. → 들으면서 배운다. → 듣고 느낀 것을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린다. → 쓰다 보니 반응이 온다. → 인정받은 느낌이 든다. → 더 쓰고 싶다. → 글쓰기가 재밌다. → 쓰기 위해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듣는다. → 내 안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 나날이 내가 향상된다.
나는 쉰 살이 넘어서야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았다.
배우고 공부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는 것이 재미있어 책을 읽는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지하철 광고판도 열심히 본다. 아내 말을 듣고 친구를 만나 듣는다. 생각난 것은 메모한다. 읽고 들은 것을 아들에게 말해본다. 일상이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다. 이 네 가지가 리듬을 타며 순환한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눈치도 보지 않는다. 생각이 쌓인다. 상상이 나래를 편다. 날마다 새롭다. 하루하루가 충만하다. 스스로 고양되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한마디로 행복하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흐름에 올라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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