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이것만 갖추면 합격 OK!
강원국
발행일 2016.05.09. 15:45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30) ‘자소서’를 어찌 할 것인가
- 자기소개서 작성 3가지 포인트와 핵심 체크 항목 25개
대학 강의에 가면 가장 많이 묻는 게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이다. 내가 대기업과 벤처 기업 등에서 일한 경험으로 봐도, 자소서는 사람을 뽑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자소서, 어떻게 써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잘 소개하는 것
그것도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인상적으로 하려면 개성 있게 소개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객관적으로 나를 봐야 한다. 잘 모르겠으면 남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러고 나서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30초 안에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를 한 마디로 규정해보라. 나는 어떤 사람인지. 혹은 나를 표현하는 단어 5개만 뽑아보라. 자소서를 읽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이 돼야 한다. 떠오르는 상이 뚜렷할수록 바람직하다.
1) 자기 이미지 콘셉트를 정한 후, 이를 향해 일관되게 수렴하도록 작성한다. 예를 들어 ‘나는 끈질긴 사람’이라는 이미지 목표를 정했으면 여기에 맞는 사례, 근거를 집중적으로 제시한다.
2)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다할 수 있는 슈퍼맨이 돼선 곤란하다. 여러 가지를 나열하지 말고 차별화되는 것을 선택해 집중한다. 나머지는 기타 등등으로 처리한다. 한정식이 아니라 일품요리로 내놓고 나머지는 밑반찬 정도로 다뤄야 한다.
3) 이력서를 보완한다. 자소서에서는 하드파워 보다 소프트파워를 보여준다. 특히 이력서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인간적 매력을 부각한다. 또한 이력서 상의 단점을 넌지시 해명하는 기회로도 활용한다. 아울러 이력서에는 나타나지 않는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4) 전략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자신이 ‘열정 있는 사람’이란 걸 말하고 싶거든 '열정'이란 단어를 한 번도 쓰지 마라. 그냥 읽고나면 ‘아, 이 사람 열정이 있구나.’ 느끼게 쓴다. 또한 회사나 학교의 인재상에 나와 있는 항목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그곳은 너나없이 덤벼드는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뽑는 쪽에서 기대하는 전형적인 답변을 피해 블루오션으로 가라. 거기에서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라.
5) 독불장군이 되지 말자. 회사나 대학 모두 함께 모여서 뭔가를 이뤄내는 조직이다. 아무리 역량이 출중해도 ‘혼자 잘난 사람’은 뽑기 싫어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주변 여건이나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재미있게 쓸 필요
자소서도 글이다. 글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는 스토리로 만들어진다. 스토리가 좋아하는 요소는 시련, 갈등, 실패 극복, 문제 해결 등이다. 나는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무슨 갈등이 있었으며,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했고, 결과적으로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쓴다. 다양한 전개 방식이 있다.
상황 – 과제 – 행동 – 결과
상황 – 사건 – 갈등 – 해결 – 시사점
동기 – 상황 – 행동 – 결과
1) 두괄식으로 작성한다. 읽는 사람이 관심 갖는 주요 내용을 앞에 쓴다. 그렇지 않고 서두에 뻔한 소리를 늘어놓으면 끝까지 안 읽을 공산이 크다.
2) 구체적으로 써야 재미있다. 과정을 상세하게 써준다.
3) 진부하면 지루하다. 예를 들어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아래서 1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나…”와 같은 표현이다.
4) 단골메뉴는 흥미를 잃게 한다. 어학연수, 동아리, 학생회 활동 등
5) 성장과정은 사건 중심으로 쓴다. 시간 순은 식상하다. 사건이 재밌다. 일반적 교훈이 담긴 특수한 사건이 좋다.
6) 광고 카피처럼 쓴다. 자화자찬 홍보하려 들지 말고 은밀하게 광고해야 한다. 홍보 문안은 상투적이고, 광고 카피는 참신하다. 홍보 문안은 직접적이고, 광고 문안은 상상 공간이 있다.
7) 중간제목을 달아 호기심을 유발한다. 동시에 전체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8)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명료하게 쓴다. 그렇지 않으면 재미는커녕 짜증난다.
9) 과다한 수식어나 수사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사여구는 자신 없음의 표현이다.
10) 이력서와 중복되거나 일치하지 않는 내용은 뺀다. 중언부언과 거짓말은 재미와 거리가 멀다.
뽑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자소서를 쓰는 목적이 무엇인가. 뽑히기 위해서다. 자소서를 읽는 사람에게 ‘내가 이래서 이 사람을 뽑는다.’는 분명한 이유와 명분을 줘야 한다.
1) 묻는 내용에 부합한 답변이어야 한다. 동문서답은 금물이다. 나아가 질문 취지와 출제자 의도를 파악, 그에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2) 답변 문항 마다 핵심메시지를 스스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 뽑히지 않으면 다시 써야 한다. 쓴 사람이 뽑지 못하면 읽는 사람은 당연히 못 뽑는다.
3) 간절함이 드러나게 쓴다. 들어가고 싶은 절실함을 지원 동기나 목표, 계획에 담는다. 글에도 표정이 있다.
4) 지원 동기는 애국지사 같이 쓰지 않는다. 개인적인 동기를 진솔하게 쓴다. 장래 포부 역시 현실적인 목표와 계획을 제시한다.
5)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쓴다. 뽑는 사람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경험이 아니라 역량이 궁금하다. 그런데 과거의 경험에 치중해 쓰는 경향이 있다. 과거 경험을 쓰는 이유는 현재 내가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인데도 말이다.
6) 답은 있지만, 그것을 쓰면 안 된다. 솔직하게 쓰는 게 답이지만, 진짜 솔직하게 쓰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진보적 성향이 강하더라도 그렇게 쓰면 안 된다. 회사는 진취적인 것은 좋아하지만 진보적인 것은 꺼린다. 또한 장단점을 쓰란다고 진짜 단점을 써선 안 된다. 안 쓰는 건 거짓 진술이 아니다.
7) 회사나 학교에 대해 아는 척 하지 않는다. 그것은 회사가 더 잘 안다. 칭찬한다고 한 말이 틀리면 오히려 감점요인이다.
8) 맞춤형 답을 한다. 같은 메시지도 지원하는 학교나 회사에 맞춰 가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창조적인 사람이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할 때, 기업 규모(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따라, 업종에 따라(제조업과 서비스업), 혹은 학교의 건학이념이나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들이 요구하는 창조적 인재상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9) 오탈자가 있거나 팩트가 틀리면 안 된다. 심사자는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떨어트릴 대상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다.
10) 모범 사례를 참고하되, 진짜 참고만 한다. 심사자는 수없이 많은 자소서를 보기 때문에 시중에 돌아다니는 모범답안을 잘 알고 있다. 짜깁기 자소서를 귀신 같이 잡아낸다.
결국, 자소서는 3박자만 갖추면 된다. 뽑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재미있게, 자신을 잘 소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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