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엔 한복을 빌려 입어 보세요"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09.17. 17:50

수정일 2015.09.18. 11:41

조회 1,421

강서구에 위치한 가양2동 주민센터

강서구에 위치한 가양2동 주민센터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명절이 다가오면 마냥 즐거워야 하지만, 돈 들어갈 곳이 많으니 고민 또한 커진다. ‘다가오는 추석에 입을 한복이 없어 고민된다면 우리 주민센터로 오세요. 한복을 빌려드립니다’ 동의보감 허준의 고향마을인 강서구 가양2동에 새로생긴 한복대여점의 이야기이다.

주민이 한복과 노리개를 빌리고 있다

주민이 한복과 노리개를 빌리고 있다

지난 6월, 강서구 가양2동 주민센터에 ‘한복대여실’이 문을 열었다. 명절이나 경조사 때만 주로 입는 한복, 꼭 필요는 하지만 그렇다고 선뜻 돈을 주고 사자니 망설여진다. 또 이미 비싼 돈을 주고 산 한복은 장롱 속에서 잠자기 일쑤이니 그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착안한 주민들의 제안으로 마침내 가양2동에서는 민·관 합동으로 ‘한복공유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옷장에 보관중인 한복 모습

옷장에 보관중인 한복 모습

주민들 스스로 기획에서부터 대여·리폼까지 직접 참여했다. 우선 한복을 보관·대여할 수 있는 공간은 가양2동 주민센터에서 마련했고, 한복대여실 운영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맡았다. 공유사업에 필요한 한복은 지역주민들로부터 기증을 받았다. 처음에는 53벌의 한복으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130여벌로 늘어났다. 이중에는 아동용 한복도 30여벌이나 된다. 또한 기증받은 한복 중에서 유행이 지난 것은 리폼(Reform)하여 말끔한 신상으로 재탄생한다. 물론 한복에 필요한 예쁜 노리개와 손가방도 대여해 준다.

노리개(좌), 한복용 핸드백(우)

노리개(좌), 한복용 핸드백(우)

이렇게 마련된 한복, 노리개 등은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준다. 누구나 한복이 필요하면 가양2동 주민센터로 오면 된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 문을 연다. 대여비용은 성인용 한복은 2만원, 아동용은 1만원이다. 빌릴 때 맡긴 보증금 1만원은 물품 반납 시에 반환해 준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증명서를 제시하면 무료로 빌려준다. 다만 한복을 빌리러 갈 때는 본인의 신분증만은 꼭 갖고 가야 한다.

대여할 한복을 직접 펼쳐보며 고르고 있는 고객들

대여할 한복을 직접 펼쳐보며 고르고 있는 고객들

멀리 우장산동에서 왔다는 최아영(가명) 주부는 “고등학생인 딸이 학교행사시에 한복이 필요하다하여 살까말까 고민하던 중 한복을 빌려준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예쁜 한복 한 벌을 빌리고는 무척 기뻐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한복공유사업은 지역주민의 주도적인 참여로 시작된 사업이라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상생활에서 구입비용 대비 그 활용성이 떨어지는 한복을 ‘공유사업의 아이템’으로 발굴한 가양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센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명절에는 한복을 입어야 분위기가 더 살아난다. 아직 다가오는 추석에 입을 한복을 마련하지 못해 걱정이 된다면 먼저 가양2동 주민센터로 가보라. 마음에 드는 예쁜 한복도 빌리고 돈도 아낄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 아닌가. 그리고 혹시 우리 집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한복이 있다면 이참에 기증해봄은 어떨까? 이 기사가 ‘한복공유사업’의 발전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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