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는 왜 충정로일까? 2호선 역명 따라 서울 역사 산책

신병주 교수

발행일 2026.09.23. 15:33

수정일 2026.09.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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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합정역~충정로역 구간과 성수지선·신정지선의 역명 유래를 역사·지명과 함께 풀어냈다. 합정·홍대입구·신촌·이대·아현·충정로 등 주요 역과 성수·용답·신답·용두, 도림천·양천구청·신정네거리·까치산의 이름에 담긴 배경을 소개했다. 2호선 개통 과정과 순환선, 두 지선의 형성도 함께 정리했다.
신병주 교수의 사심 가득한 역사이야기
충정로역 앞 민영환 충정공 동상
충정로역 앞 민영환 충정공 동상
  131화   2호선이 품은 역사와 문화(3) 합정역~충정로역, 성수·신정지선

지하철 2호선은 1980년 10월 신설동역~종합운동장역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1982년 종합운동장역~교대역, 1983년 을지로입구역~성수역 구간과 교대역~서울대입구역 구간이 개통되었다. 1984년 5월 22일에는 서울대입구역~을지로입구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순환선이 됐다. 지난 회에 이어 이번에는 합정역~충정로역, 그리고 신설동역~성수역에 이르는 성수지선과 까치산역~신도림역에 이르는 신정지선의 역명이 품은 역사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합정역에서 충정로역까지

당산역에서 한강을 건너서 만나는 2호선 합정역(合井驛)은 마포구 합정동이 아닌 서교동에 소재하고 있다. 2호선과 환승이 되는 6호선은 합정동에 소재하고 있다. 1984년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을지로입구역 구간이 개통하면서 2호선 합정역이 영업을 시작하였고, 2000년에 6호선 구간이 개통하면서 6호선 합정역이 들어섰다. 2호선에는 ‘세아타워’가 부기되어 있다.

서교동(西橋洞)이라는 명칭은 연희동 골짜기에서 흘러내렸던 개울이 이곳에서 여러 갈래로 흐르고 있었고, 이곳에 많은 작은 다리들이 놓인 것에서 유래한다. ‘잔다리 마을’로 불려 왔는데, 서교동은 동교동보다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하여 ‘아랫잔다리’라 하고, 동교동은 ‘윗잔다리’라 하였고, ‘서쪽에 있는 잔다리’라는 뜻의 ‘서세교리’(西細橋里)에서, 서교동이 되었다.

합정동(合井洞)은 한강 양화나루 가까운 이곳에‘조개우물’로 불리는 우물이 있어서, 대합, 홍합 등에도 쓰는 조개 합(蛤)자를 붙여, ‘합정동’(蛤井洞)의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뒤에 합정(合井)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합정역 다음은 홍대입구역으로, 마포구 동교동에 소재하고 있다. 개통 이전에는 동교역(東橋驛)이었으나, 인근에 홍익대학교가 있어서 개통 직전에 역명을 바꾸게 되었다. 홍익대학교는 특히 미술과 건축 분야로 유명하며, 홍대입구역과 학교 정문을 잇는 홍대 앞은 특색 있는 청년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 공간이다.
경의·중앙선 신촌역사가 세워지면서 옛 신촌역사는 관광안내센터로 바뀌었다.
경의·중앙선 신촌역사가 세워지면서 옛 신촌역사는 관광안내센터로 바뀌었다.
신촌역(新村驛)은 마포구와 서대문구의 경계 지점인 신촌오거리에 소재하고 있다. 지상역인 경의선 신촌역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괄호 안에 ‘지하’를 부기하였다.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가 인근에 위치하여 대표적인 대학촌으로 꼽힌다. 신촌이라는 이름은 새터 마을에서 유래하였는데,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무악 일대를 도읍으로 하자는 하륜의 의견에 따라 이곳을 찾았다는 기록도 전한다.

신촌역 다음은 이대역(梨大驛)이다. 서대문구 대현동과 마포구 염리동에 걸쳐 소재하고 있다. 인근에 이화여자대학교가 있어서 역명으로 하였다. 건대입구, 동대입구, 한성대입구, 홍대입구역 등과는 달리 입구라는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광운대역이나 한양대역과는 다르게 이화여대를 줄인 이대를 역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1886년 이화학당으로 설립된 이화여대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 교육기관으로 해방 이후 문교부 제1호로 인가를 받았다. 1935년 정동 이화학당에서 현재의 신촌 캠퍼스로 이전하였는데, 이화여고는 현재도 정동에 자리하고 있다.

아현역(阿峴驛)은 마포구 아현동과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경계에 소재하고 있다. 역명은 이곳에 있던 고개인 아현에서 유래하였다. 아이처럼 작다는 의미에서 아이고개, 애고개라고 불리다가 애오개가 되었고 이를 한자로 아현으로 표기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애오개라는 명칭은 5호선 애오개역으로 남아있다.

전통시대에 한양도성에서 마포나루나, 인천 강화 쪽을 오가기 위해서 넘었던 대표적인 고개가 남쪽의 만리재나 서북쪽의 애오개였다. 서울은 산지들이 곳곳에 분포하여 많은 고개들이 있었는데, 우리말인 ‘재’나 ‘티’를 쓰기도 하고, 한자어로 치(峙)나, 현(峴)을 사용하였다. 한티, 버티, 이현(梨峴:배오개), 니현(泥峴:진고개), 약현(藥峴), 당현(堂峴:당고개), 대치(大峙) 등의 명칭은 이곳에 고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충정로역 10번 출구
충정로역 10번 출구
아현역 다음은 충정로역(忠正路驛)이다. 서대문구 충정로 3가에 소재하고 있다. 충정로의 ‘충정’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항거하여 자결한 민영환(1861~1905)의 시호인 충정공(忠正公)에서 따온 것이다.

일제강점 시기 이곳은 일본 공사 다케조에 신이치로(竹添進一郞)의 이름을 따서 ‘죽첨정’으로 불렀다가, 해방 이후인 1946년에 민영환의 충절을 기억하며, 그의 시호인 충정을 도로명에 반영하였다. 민영환이 자결할 당시 살던 종로구 견지동 집터에는 1994년 표석이 설치되었다. 충정로역 다음은 시청역으로, 2호선 순환선의 첫 출발점으로 소개한 바가 있다.
2호선 신설동역에서 성수지선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2호선 신설동역에서 성수지선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성수지선 역명 이야기

2호선에는 2개의 지선이 있는데 성수역과 신설동역을 잇는 5.4㎞의 성수지선과 신도림역과 까치산역을 잇는 6㎞의 신정지선이 그것이다. 성수지선은 1980년 10월 신설동 ~ 성수 ~ 종합운동장이 개통되었을 때는 본선으로 운행되었다. 1983년 9월 2호선 성수 ~ 을지로입구 구간이 개통되면서 지선으로 분리되었다. 성수역을 출발점으로 하면, 용답, 신답, 용두에서 신설동역에 이른다.

성수역은 성동구 성수동에 소재하며, 성수동의 유래는 한강을 낀 물가 마을로 한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깨끗하고 고마운 물이라는 뜻으로서 성수(聖水)라고 했다는 설과 ‘성덕정(聖德亭)’이라는 정자와 한강의 ‘수원(水源)’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성수동’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성수역 다음은 용답역(龍踏驛)이다. 성동구 용답동에 소재하고 있다. 처음 개통되었을 때의 역명은 기지역(基地驛)이었는데, 당시 이곳에 서울 지하철 차량기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천구에 신정차량사업소 설치로 ‘기지역’이 혼동을 줄 수 있어 1992년 3월 인근의 용답동을 따서 역명을 바꾸었다.

용답동은 1975년에 용두동과 답십리동 일부가 통합되어 신설되면서, 두 동네의 머리글자인 ‘용’자와 ‘답’자를 따서 지었다. 용두동(龍頭洞)은 동대문구에 속해 있는데, 동명은 마을 뒷산의 산세가 ‘용의 머리’와 같다하여 ‘용머리’ 또는 ‘용두리’(龍頭里)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 답십리동(踏十里洞)의 유래에 대해서는 조선초기 무학대사가 도읍을 정하려고 이곳을 밟았다 하여 답심리(踏尋里)로 불렸다는 설과 이 지역의 넓은 논(畓)이 10리까지 펼쳐져 답십리(畓→踏十里)로 되었다는 설이 있다.

용답역 다음은 신답역(新踏驛)으로, 성동구 용답동에 소재하고 있다. 역명은 동대문구에 소재한 신설동과 답십리동에서 한 글자씩 따왔는데, 정작 신답역은 동대문구가 아닌 성동구 용답동에 있다. 역 주변에는 지하철 개통 전인 1979년에 조성된 공원이 있어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용두역은 동대문구 용두동에 소재하고 있다. 동대문구청과 가까워, 괄호 안에 ‘동대문구청’이 부기되어 있다. 2005년 10월 성수지선에 용두역이 개통되었다. 용두역 다음은 신설동역으로, 신설동역은 1호선과 이어진다.
도림천
도림천

신정지선 역명 이야기

2호선에는 서남부 지역을 연결해 주는 신정지선도 있다. 1호선과 2호선의 환승역인 신도림역을 출발해 도림천역, 양천구청역, 신정네거리역을 거쳐 까치산역에 이른다.

도림천역(道林川驛)은 구로구 신도림동에 소재하고 있으며, 도림천과 안양천의 합류 지점에 있다. 도림천은 관악구의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도림천역 부근에서 안양천으로 합류한다. 마장천(馬場川)이라는 별칭도 있는데, 조선 시대에는 말을 방목하는 마장(馬場)을 이곳에 두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도림천역 다음은 양천구청역(陽川區廳驛)으로, 양천구 신정동에 소재하고 있다. 역명은 양천구청역이지만, 정작 양천구청은 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서 도보로 시간이 꽤 걸린다. 신정동(新亭洞)의 동명은 신트리마을의 ‘신’자와 은행정마을의 ‘정’자가 합쳐진 것이다. ‘신트리’는 ‘새로운 기틀’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신기(新基) 또는 신기(新機)로 쓰였다.

신정네거리역은 양천구청역까지만 운행하던 신정지선이 연장되면서 1996년 2월에 개통되었다. 신정네거리역 다음은 신정지선의 종점인 까치산역으로, 강서구 화곡동에 소재하고 있다. 인근의 까치산에서 역명을 따왔다. 까치산 아래에는 화곡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합정역에서 시청역까지 서울의 서부지역 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호선 구간을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2호선의 두 지선인 성수지선과 신정지선의 역명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았다. 다음 회에는 3호선 역명에 담긴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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