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풀’에서 강풀의 ‘무빙’까지, 문학 따라 서울을 걷다! ‘서울문학기행’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6.07.22. 14:02

수정일 2026.07.22. 15:46

조회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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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7월 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26 서울문학기행’을 무료 운영한다. 도보기행 25회, 문학강연 10회 등 총 35회로 진행되며, 김수영·이순원·강풀 등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과 작가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2026 서울문학기행'은 서울 곳곳에 남겨진 문학의 흔적을 따라가는 프로그램이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서울 곳곳에 남겨진 문학의 흔적을 따라가는 프로그램이다. ©엄윤주
일상이라는 늘 보던 도화지 위에 문학이라는 감성을 겹쳐 올리면 무채색이던 도시가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느낌이 든다. 7월부터 오는 10월까지 도보기행과 문학 강연, 체험으로 작가와 작품을 만나는 ‘2026 서울문학기행’이 시작되었다. 올해 서울문학기행의 주제는 ‘문학, 시간을 넘는 여정’이다.

조선시대부터 시작해 현대 문학, 그리고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대중문학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서울을 배경으로 한 문학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한 편의 시와 소설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오늘의 서울과 이어지는 순간을 길 위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 [관련 기사] 여기가 작품 속 그곳? 해설가와 함께 걷는 '서울문학기행' 무료 운영
기행 프로그램 1회차 김수영 <풀>은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종로에서 진행되었다. ©엄윤주
기행 프로그램 1회차 김수영 <풀>은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종로에서 진행되었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10월 31일까지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10월 31일까지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엄윤주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의 <풀> 중에서
지난 주말, 번화한 종로 2가 거리 한복판에서 낯익은 시 구절이 나지막이 퍼져나갔다. 이날은 한국 참여시의 선구자 김수영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문학기행이 열렸다. 문학을 사랑하는 29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종로2가에서 6가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함께했다. 전날까지 비 예보가 있어 과연 기다리던 문학기행이 진행될 수 있을지 염려했던 마음을 아는 듯, 프로그램이 진행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다행히 비도 멈추고 문학의 정취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이날 진행된 도보기행의 주제는 한국 현대시의 거장 김수영 시인과 그의 대표작 <풀>이었다. 코스는 탑골공원에서 시작되어 효재초등학교까지 이어졌다. 거리상으로는 1.6km 남짓이었지만, 그 길 위에 새겨진 시인의 발자국은 짙고 선명했다.

김수영 시인은 1946년 첫 시를 발표하며 시인이 되었다. 등단 후 박인환, 김경린 시인 등과 함께 <신시론>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특히 1960년대 이후 진보적이고 저항적인 문학담론을 담은 시와 산문을 발표했다. 시대의 양심으로 불리며, 많은 독자와 작가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표작인 <풀>은 1968년 발표한 참여시로 짓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풀의 모습을 통해 민중의 생명력과 자유를 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서울문학기행은 도보기행과 문학강연으로 구성된다. 그중 도보기행은 서울을 걸으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엄윤주
서울문학기행은 도보기행과 문학강연으로 구성된다. 그중 도보기행은 서울을 걸으며 작품을 만난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다양한 시민 참여를 위해 평일 야간 및 주말로 일정을 확대했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다양한 시민 참여를 위해 평일 야간 및 주말로 일정을 확대했다. ©엄윤주
도보기행은 시인의 생가터, 동료시인과 문학적 교류를 나누던 마리서사터, 시인의 모교인 효제초등학교를 지나 시인의 집터로 이어졌다.

이날 도보기행을 이끌며 해설을 담당한 김경식 시인은 “종로는 단순히 번화한 상업지구가 아니라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숨결과 시인의 치열한 고뇌가 겹겹이 쌓인 문학의 터전”이라며, 시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공간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빌딩 숲과 소란스러운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1960년대 청년 김수영이 거닐었을 종로의 옛 풍경을 마음속으로 그려 보았다. 가장 실감났던 구간은 어릴 적 그가 다녔던 효재초등학교에서 등하교 길을 거슬러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비좁은 골목길에 들어서자 마치 시인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서울문학기행 책자 ©엄윤주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서울문학기행 책자 ©엄윤주
책자 안에는 작가, 작품 해설과 기행 장소, 강연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엄윤주
책자 안에는 작가, 작품 해설과 기행 장소, 강연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엄윤주
김수영 시인이 다녔던 효재초등학교 앞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문학기행 참가자들 ©엄윤주
김수영 시인이 다녔던 효재초등학교 앞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문학기행 참가자들 ©엄윤주

10월까지 이어지는 문학 여정에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

문학의 궤적을 따라 걷는 ‘2026 서울문학기행’은 7월 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도보기행 25회, 문학강연 10회 등 총 35회로 운영된다. 다양한 시민 참여를 위해 평일 야간 및 주말 기행을 확대했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7월 무더위를 비해 여름밤 향기로운 문학기행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기행에는 이순원의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를 주제로 작가와 직접 압구정 일대를 걷거나, 강풀의 <무빙>을 주제로 강동구 만화거리 일대를 돌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조선시대 작자 미상의 <한양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등 다양한 작품과 참신한 소재들이 정말 많다.

놓치기 아까운 강연도 이어진다. 서울도서관의 '작가힙톡' 프로그램과 연계해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로 불리는 은희경 작가 강연도 예정되어 있다.
문학기행 해설을 꼼꼼히 받아 적으며 몰입 중인 참가자의 모습 ©엄윤주
문학기행 해설을 꼼꼼히 받아 적으며 몰입 중인 참가자의 모습 ©엄윤주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과 서울문화포털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엄윤주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과 서울문화포털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엄윤주
2026 서울문학기행은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 전원에게 문학기행 책자가 제공된다. 프로그램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과 각 자치구 공공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문화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 서울문학기행

○ 기간 : 7~10월
○ 프로그램 : 기행 프로그램 25회, 강연 프로그램 10회
○ 참여방법 :
 - 도보기행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 문학강연 : 각 자치구 공공도서관 누리집
서울문화포털

시민기자 엄윤주

숲의 마음으로 서울을 담는 시민기자, 치유와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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