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21년 만에 서울광장을 잔디로 꾸몄다. ©조수연
- 수많은 식물이 식재된 서울광장 ©조수연
- 서울광장에 놓인 수많은 나무들 ©조수연
일제강점기에 닫혔던 공간, 시민 품으로! 서울광장~환구단~경희궁
발행일 2025.08.21. 10:07

을지로2가에 있는 독립운동가 나석주 의사 동상 ©조수연
1910년 8월 29일, 이른바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인해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하지만 1910년 8월 29일 이전에도 그리고 일제강점기 때에도 우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맞서 싸웠다. 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저 멀리 만주 벌판에서도, 살얼음이 몰아치는 곳에서도, 수많은 독립운동가는 목숨 바쳐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19년에는 전국에서 3·1운동이 일어났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가들이 힘을 합쳤다. 바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탄생했고, 우리는 수많은 독립운동 끝에 광복을 쟁취했다.
1919년에는 전국에서 3·1운동이 일어났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가들이 힘을 합쳤다. 바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탄생했고, 우리는 수많은 독립운동 끝에 광복을 쟁취했다.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내에 있는 김상옥 의사 동상 ©조수연
올해는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은 지,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광복 이전과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나라의 ‘주인’이 아닐까 싶다. 1945년 이전까지의 우리나라는 소수의 지도자, 즉 ‘왕’이 중심이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주인은 수많은 ‘국민’이다. ‘민주공화국’으로, 헌법에서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광복 이후 오늘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에게 다시 돌아온 곳들을 소개하려 한다. 과거 왕과 그 일가의 전유물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침탈로 훼손됐다가, 아무도 출입할 수 없도록 펜스가 처지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의 ‘정원도시 서울’과 다양한 정책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곳이다. 언제나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삐 살아가는 서울 시민의 삶에 ‘쉼표’가 될 수 있는 세 곳을 다녀왔다.
그래서 광복 이후 오늘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에게 다시 돌아온 곳들을 소개하려 한다. 과거 왕과 그 일가의 전유물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침탈로 훼손됐다가, 아무도 출입할 수 없도록 펜스가 처지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의 ‘정원도시 서울’과 다양한 정책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곳이다. 언제나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삐 살아가는 서울 시민의 삶에 ‘쉼표’가 될 수 있는 세 곳을 다녀왔다.
다양한 행사와 축제 장소로 사랑받는 서울광장 ©조수연
① 사라진 덕수궁과 ‘80년’ 만에 돌아온 담길, 서울광장
가장 먼저 다녀온 곳은 서울광장이다. 이곳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공간으로 책읽는 서울광장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등 사계절 내내 시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공간에도 슬픈 역사가 담겨 있다.
1910년,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우리나라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복원됐지만 광화문 월대를 훼손해 전찻길을 놓기도 했고, 경복궁의 담을 헐어 조선총독부를 세웠다. 고종이 거주했던 덕수궁도 온전하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덕수궁의 관청이 있던 자리를 허문 뒤 경성부청사를 세우고, 서울광장을 덕수궁과 분리했다.
광복 이후에도 덕수궁의 복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광장 재조성 사업을 통해 서울광장에 잔디를 식재하면서 덕수궁 담길을 표기했다.
1910년,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우리나라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복원됐지만 광화문 월대를 훼손해 전찻길을 놓기도 했고, 경복궁의 담을 헐어 조선총독부를 세웠다. 고종이 거주했던 덕수궁도 온전하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덕수궁의 관청이 있던 자리를 허문 뒤 경성부청사를 세우고, 서울광장을 덕수궁과 분리했다.
광복 이후에도 덕수궁의 복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광장 재조성 사업을 통해 서울광장에 잔디를 식재하면서 덕수궁 담길을 표기했다.
서울광장을 걷다 보면 시청역 쪽으로 작은 데크길이 보인다. 덕수궁 담길을 재현한 곳이다. 현재 덕수궁 담길은 담이 있던 장소를 국산 낙엽송 목재를 활용해 재현했다. 단순히 잔디를 식재하고, 정원을 가꾸는 데 그치지 않고, 광복 80주년을 맞아 잊힌 역사를 시민에게 다시 돌려준 점은 큰 의의로 남는다.
② 대한제국 황제의 상징에서 시민의 공간으로, 환구단
1897년,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한다. 이후 덕수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청나라 사신을 맞이하던 중국풍 별관인 ‘남별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다시 환구단을 지었다. 고종은 환구단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고,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한다. 즉, 환구단은 대한제국 황제의 상징적인 장소인 셈이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환구단 ©조수연
대한제국 황제의 상징인 환구단은 일제의 입장에선 눈엣가시였다. 이에 1913년 일제는 “조선의 왕이 하늘에 제를 올리는 것은 불충이며, 천황(일왕)이 제를 올려야 한다”고 하여 환구단을 부수고, 조선철도호텔을 신축한다. 현재 이 호텔은 웨스틴 조선 서울로 이어 나가게 된다. 현재 환구단과 웨스틴 조선 호텔이 연결된 까닭이다.
광복 이후에도 환구단의 황궁우(皇穹宇), 석고, 삼문 등을 제외한 대부분 시설이 철거돼 훼손됐다가, 환구단 정문이 발견돼 2009년 12월 환구단의 이전·복원 공사가 완료됐다. 하지만 계속 펜스와 담장이 설치돼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져 잊혀진 공간으로 남았다.
이에 서울시는 ‘환구단 정문 열린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환구단 정문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환구단을 시민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휠체어 이용자, 유모차 이용자도 환구단 정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했고, 대한제국과 관련된 오얏나무, 배롱나무 등 교목 4종 12주, 모란 등 관목 8종 180주를 식재했다. 특히 오얏나무는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이다.
광복 이후에도 환구단의 황궁우(皇穹宇), 석고, 삼문 등을 제외한 대부분 시설이 철거돼 훼손됐다가, 환구단 정문이 발견돼 2009년 12월 환구단의 이전·복원 공사가 완료됐다. 하지만 계속 펜스와 담장이 설치돼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져 잊혀진 공간으로 남았다.
이에 서울시는 ‘환구단 정문 열린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환구단 정문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환구단을 시민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휠체어 이용자, 유모차 이용자도 환구단 정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했고, 대한제국과 관련된 오얏나무, 배롱나무 등 교목 4종 12주, 모란 등 관목 8종 180주를 식재했다. 특히 오얏나무는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이다.
환구단 정문을 보면, 아래 화단에 한자가 적혀 있다. 바로 ‘無待聲明於天下, 而天下皆知大韓之號矣(무대성명어천하, 이천하개지대한지호의)’이며, <고종실록>36권, 고종 34년 10월 11일에서 발췌했다. 옆 QR코드를 통해 글자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의미는 위에서 언급한 대한제국과 관련된 이야기다.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다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다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
환구단 정문 화단에는 <고종실록> 내용이 적혀 있다. ©조수연
대한제국 황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훼손을 당해 현재는 정문과 황궁우 등만 남아 있는 환구단. 하지만 환구단 역시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마지막 공간은 어딜까?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과 같이 하나의 궁궐이지만, 우리 기억에는 흐릿한, ‘경희궁’이다.
③ 왕실의 공간에서 시민을 위한 ‘역사 문화 공간’으로, 경희궁
마지막으로 경희궁을 찾았다. 경희궁은 1616년(광해군 8년)에 세워진 조선 후기 대표적인 이궁(離宮)으로 조선 후기에는 서궐(西闕)로 불리며 경복궁, 창덕궁과 함께 5대 궁궐로 꼽혔다. 하지만 경희궁이 우리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 이유는 궁궐의 훼손과 복원의 어려움, 다른 궁궐과 달리 떨어진 위치로 인한 접근성 문제로 방문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경희궁 정문 흥화문 ©조수연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경희궁은 과거 기준으로 2% 남짓만 우리가 볼 수 있다. 이 말은 원형의 98%가 파괴된 상황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는 경희궁 부지에 경성중학교를 지었다. 이 경성중학교는 광복 후 서울고등학교가 됐고, 서울고등학교가 서초동으로 이전한 뒤에야 본격적인 복원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현재는 복원과 함께 경희궁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으로, 서울시는 최근 왕의 길(어도)를 정비했다. 먼저 흥화문과 숭정문 사이 공간에 있던 낡은 콘크리트 포장과 경계석을 제거하고 궁궐 전면 어도를 정비했다.
현재는 복원과 함께 경희궁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으로, 서울시는 최근 왕의 길(어도)를 정비했다. 먼저 흥화문과 숭정문 사이 공간에 있던 낡은 콘크리트 포장과 경계석을 제거하고 궁궐 전면 어도를 정비했다.
또한 궁궐에 걸맞은 진입 공간 조성을 위해 장대석(층계나 축대를 쌓는 데 쓰는 길게 다듬어 만든 돌) 석축과 계단을, 살구나무 등 아교목 12종 1,200주와 작약 등 초본류 17종 4,800본을 심고 잔디를 식재, 등의자와 가로등도 설치했다.
지난 8월 초, 경희궁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비된 어도(御道)와 주변 풍경이었다. 왕이 걷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살구나무 사이로 초록빛 잔디가 펼쳐졌다.
지난 8월 초, 경희궁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비된 어도(御道)와 주변 풍경이었다. 왕이 걷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살구나무 사이로 초록빛 잔디가 펼쳐졌다.
복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궁궐과 새로 조성된 공원의 경계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이 공간은 과거의 왕실이 아닌, 현재의 시민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한 듯했다.
단순한 복원이나 조경을 넘어, 이 공간들은 역사와 기억 그리고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 거듭나고 있다. 덕수궁의 담장이 끊긴 자리엔 다시 길이 놓였고, 폐쇄됐던 환구단의 정문은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정원이 되었다. 그리고 98%가 사라졌던 경희궁도 이제 시민의 발걸음을 반기고 있다.
단순한 복원이나 조경을 넘어, 이 공간들은 역사와 기억 그리고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 거듭나고 있다. 덕수궁의 담장이 끊긴 자리엔 다시 길이 놓였고, 폐쇄됐던 환구단의 정문은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정원이 되었다. 그리고 98%가 사라졌던 경희궁도 이제 시민의 발걸음을 반기고 있다.
어도의 정비와 공원화로 인해 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된 경희궁 ©조수연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상처를 덮는 대신, 그 자리를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그 속에 이야기를 담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의미 아닐까. 그래서 서울시가 시민이 주인이 된 역사의 회복이자, 일상을 통해 과거와 마주할 수 있는 작은 ‘기억의 정원’을 도심 곳곳에 심어가고 있는 까닭이지 않을까 싶다.
서울광장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서울시청 앞)
○ 교통 :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도보 1분), 지하철 2호선 시청역 6번 출구(서울도서관, 시청 본청 방향)
○ 교통 :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도보 1분), 지하철 2호선 시청역 6번 출구(서울도서관, 시청 본청 방향)
환구단
○ 위치 : 서울시 중구 소공로 103
○ 교통
-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약 160m 서울 광장 소공동 횡단보도 건너 환구단 정문
-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8번 출구 약 200m 환구단 후문
○ 운영시간 : 09:00~21:00(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교통
-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약 160m 서울 광장 소공동 횡단보도 건너 환구단 정문
-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8번 출구 약 200m 환구단 후문
○ 운영시간 : 09:00~21:00(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경희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45
○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640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법정공휴일
○ 입장료 : 무료
○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640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법정공휴일
○ 입장료 : 무료
○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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