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창고

발행일 2025.06.27. 14:39

수정일 2025.08.28. 17:01

영등포 쪽방촌 '온기창고' 3호 개소…세탁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 이용 가능

지난 6월 23일,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온기창고’ 세 번째 지점이 문을 열었다. ©김미정

서울시 영등포 쪽방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온기창고 3호점’이 문을 연 것이다. 쪽방촌 주민에게 온기를 전하는 동행 스토어 ‘온기창고’는 단순한 물품 창고가 아니다. 쪽방 주민의 삶을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바꾸려는 따뜻한 마음이 모인 복합 생활 공간이다. ☞ [관련 기사] 서울역·돈의동 이어 영등포 쪽방촌에 '온기창고 3호' 개소

생활 밀착형 복지 공간, ‘온기창고 3호점’ ©김미정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 ‘온기창고’에 진열된 물품들 ©김미정

기존의 후원 방식은 물품이 일괄적으로 배부되거나 줄을 서서 받아야 했던 구조였다. 하지만 ‘온기창고’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주민들은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포인트로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바코드가 부착된 전자급식카드 또는 신분증을 통해 영등포쪽방상담소 등록회원은 한 달에 최대 8만 포인트를 지급받아 생활용품, 식료품 등 필요 물품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세탁실, 샤워실, 프로그램실 등 편의 시설이 마련된 ‘온기창고’ 내부 ©김미정

주민들과 함께 매실청을 담아 나누는 매실청 나눔 행사가 열렸다. ©김미정

‘온기창고 3호점’은 단지 물품만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다. 전자레인지가 설치된 주민휴게실, 에어컨과 TV가 구비된 무더위 쉼터, 세탁기와 건조기를 갖춘 세탁실과 샤워실 등 주민들의 일상을 지원하는 복지 공간이 함께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요리, 목공, 난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함께 매실청을 담그며 여름을 준비하는 매실청 나눔 행사도 열렸다.

‘비타민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하이트진로 정세영 상무 ©김미정

이번 개소식과 함께 진행된 서울시와 하이트진로의 협약은 ‘비타민 프로젝트’를 통해 더 큰 의미를 더했다. 1인 가구가 대부분인 쪽방 주민들에게 제철 과일과 채소를 담은 신선식품 꾸러미를 새벽 배송으로 제공하는 이 프로젝트는, 음식 선택의 권리와 건강한 삶을 향한 실질적인 후원이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등 기업들의 기부도 더해져 온기가 모였다.

한 달에 최대 8만 포인트를 제공받아 물품을 선택할 수 있다. ©김미정

생필품 제공과 함께 배려하는 마음까지 살피는 ‘온기창고’의 슬로건 ©김미정

‘온기창고’는 이제 ‘기부’라는 단어의 방식조차 새롭게 바꾸고 있다. 온정을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활용하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 중이다. 서울역, 돈의동에 이어 영등포에 자리한 세 번째 온기창고는 더 나은 삶을 향한 작지만 확실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었다. 시민이 중심이 되는 복지, 그 현장 한가운데서 ‘따뜻한 창고’를 만날 수 있었다.

영등포 쪽방촌 ‘온기창고’ 3호점

○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829, 1층
○ 교통 :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6번 출구에서 148m미터
○ 이용대상 : 영등포 쪽방 상담소 등록회원
○ 운영시간 : 화요일 10:00~17:00, 목요일 10:00~20:00 (점심시간 11:30~13:30)
○ 휴무 : 공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