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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책 상자와 함께 멍 때리는 참가자 ⓒ장신자 -
일본 전통복 차림 참가자의 몰입 순간 ⓒ장신자 -
라마 탈을 쓴 참가자의 태연한 포즈 ⓒ장신자 -
바쁜 일상 속 고요를 찾은 구조대 복장의 참가자 ⓒ장신자 -
도심 한가운데 펼쳐진 상상 속 낚시타임 ⓒ장신자 -
조선 선비 차림 참가자의 마사지 서비스 ⓒ장신자 -
직장인 차림 외국인 참가자의 몰입 포즈 ⓒ장신자 -
알록달록 복장의 피에로 참가자 ⓒ장신자 -
무대 아닌 잔디 위, 침묵으로 물든 고요의 퍼포먼스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 속 위치스의 등장 ⓒ장신자 -
어린이 참가자와 가족의 휴식 ⓒ장신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그 안에 담긴 위로' 한강 멍때리기 대회 현장
발행일 2025.05.13. 11:35
5.11. '제 8회 한강 멍때리기 대회' 열린 잠수교

멍때리기 참여자 단체사진 ⓒ장신자
움직이지 않는 도시의 퍼포먼스
도시의 중심, 서울 반포 한강 잠수교 위. 매년 5월, 이곳은 가장 특별한 정적에 잠긴다. 아무 말도, 움직임도 없이 90분간 ‘멍’을 때리는 사람들. 바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린 현장이다.
2025년 5월 11일, 올해로 8회를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를 주제로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만으로 자신의 평온을 보여주는 경쟁에 임했다.
이 대회는 2014년 예술가 웁쓰양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열심히 일하면 돈이 벌린다는 논리에서 잠시 멈추자"는 메시지는 도시인들에게 색다른 울림을 주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직업을 반영한 복장으로 등장해 ‘움직이지 않는 도시’를 형상화하며 퍼포먼스에 참여한다.
올해도 참가자들은 암밴드형 심박측정기를 착용한 채 15분 간격으로 심박수를 측정받았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점수'와 현장에서 시민들이 직접 투표하는 '예술점수'를 합산해 수상자가 가려졌다. 상위 10팀이 1차로 선발되며, 이 중 기술점수가 가장 높은 참가자가 최종 우승을 차지한다.
2025년 5월 11일, 올해로 8회를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를 주제로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만으로 자신의 평온을 보여주는 경쟁에 임했다.
이 대회는 2014년 예술가 웁쓰양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열심히 일하면 돈이 벌린다는 논리에서 잠시 멈추자"는 메시지는 도시인들에게 색다른 울림을 주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직업을 반영한 복장으로 등장해 ‘움직이지 않는 도시’를 형상화하며 퍼포먼스에 참여한다.
올해도 참가자들은 암밴드형 심박측정기를 착용한 채 15분 간격으로 심박수를 측정받았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점수'와 현장에서 시민들이 직접 투표하는 '예술점수'를 합산해 수상자가 가려졌다. 상위 10팀이 1차로 선발되며, 이 중 기술점수가 가장 높은 참가자가 최종 우승을 차지한다.

잠수교에 펼쳐진 무념무상의 순간. 본격 대회 시작 전 풍경 ⓒ장신자

몸과 마음을 깨우는 멍때리기 체조. 대회 시작 전 준비운동 장면 ⓒ장신자
감동과 웃음이 공존한 참가자들
올해 현장에는 다양한 이들이 참가해 멍때리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육아와 일상에 지친 아빠들로 구성된 펑크밴드 포고어택(20번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아이들도 응원하러 와서 힘이 났고, 허리는 아팠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며 “아빠들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2등은 유튜브 채널 인싸가족을 운영하는 34번 팀이 수상했다.
“MC 멘트에 반응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며, 인싸가족다운 끼 넘치는 에너지를 누르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낸 이들은 “이번 경험을 콘텐츠로 녹이면 아이들에게도, 시청자에게도 더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육아와 일상에 지친 아빠들로 구성된 펑크밴드 포고어택(20번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아이들도 응원하러 와서 힘이 났고, 허리는 아팠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며 “아빠들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2등은 유튜브 채널 인싸가족을 운영하는 34번 팀이 수상했다.
“MC 멘트에 반응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며, 인싸가족다운 끼 넘치는 에너지를 누르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낸 이들은 “이번 경험을 콘텐츠로 녹이면 아이들에게도, 시청자에게도 더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펑크도 멍을 때린다. 2025 멍때리기 대회 우승팀 포고어택 수상 인터뷰 ⓒ장신자

인싸의 멍은 다르다 유튜브 채널 인싸가족의 2등 수상 순간 ⓒ장신자
아버지의 눈물과 군 장병의 미소
3위는 10번 참가자 한치호 씨. 전날 딸을 시집보낸 그는 “오늘 혼자 울려고 왔다”며 감정을 쏟아냈다. “비 오는 날 민속촌에서 야외 결혼식을 치렀고, 반포에 와서 소주 한 잔 하며 울겠다”는 소감은 현장에 큰 울림을 주었다.
특별상은 46번 군 장병 팀에게 돌아갔다. 입영을 앞두고 참여한 이들은 “이런 고요한 시간은 군 생활 전 마지막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받을 줄 몰랐지만 떳떳하게 보여드리겠다”며 웃는 병사의 모습은 군복만큼이나 단단했다.
특별상은 46번 군 장병 팀에게 돌아갔다. 입영을 앞두고 참여한 이들은 “이런 고요한 시간은 군 생활 전 마지막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받을 줄 몰랐지만 떳떳하게 보여드리겠다”며 웃는 병사의 모습은 군복만큼이나 단단했다.

딸 시집 보낸 다음 날, 아버지의 멍. 3등 수상자 한치호 씨 인터뷰 ⓒ장신자

고요한 전역 앞 멍 때리기. 특별상을 수상한 군 장병 참가팀 ⓒ장신자
고요함 속에서 피어난 축제
행사는 그 자체로 ‘도시 속 쉼’이었다. 사회자는 “날씨, 냄새, 바람, 사람의 말소리까지도 집중력을 방해한다”며 참가자들에게 “모두를 이겨내라”고 독려했고, 시민들은 조용히 이를 응시했다.
작년 우승자 권소아 아나운서는 올해 시상자로 참여해 “올해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잠수교는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박진영 본부장은 “보통 행사는 주최자로서 긴장되지만, 이 대회는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쉼의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작년 우승자 권소아 아나운서는 올해 시상자로 참여해 “올해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고, 잠수교는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박진영 본부장은 “보통 행사는 주최자로서 긴장되지만, 이 대회는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쉼의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멍때리기 ⓒ장신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치열한 도시의 삶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시대. 이 대회는 우리에게 ‘가만히 있는 것도 충분하다’는 위로를 건넨다.
잠수교에서의 멍한 시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잊고 있던 쉼의 의미를 되돌려주었기를 바란다.
잠수교에서의 멍한 시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잊고 있던 쉼의 의미를 되돌려주었기를 바란다.

위치를 잡고 집중하는 참가자들 ⓒ장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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