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따라 한복 자락이 나빌레라~ '서울패션로드@정동'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5.05.08. 12:21

수정일 2025.05.08. 17:05

조회 1,523

‘2025 서울패션로드@정동’의 ‘모던한복 패션쇼’가 덕수궁에서 시립미술관까지 돌담길을 따라 열렸다. ⓒ이선미
‘2025 서울패션로드@정동’의 ‘모던한복 패션쇼’가 덕수궁에서 시립미술관까지 돌담길을 따라 열렸다. ⓒ이선미
봄빛으로 물든 덕수궁 돌담길이 야외 런웨이로 변신했다. 서울시가 주관한 ‘2025 서울패션로드@정동’의 ‘모던한복 패션쇼’가 100여 명의 모델과 함께 진행됐다. 6일까지 진행된 서울스프링페스타와 연계하여 열린 '서울패션로드'는 도심 속 일상의 공간을 패션 런웨이로 깜짝 탈바꿈해 보는 프로젝트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석촌호수와 뚝섬한강공원에 이어 세 번째로, 근대 문화유산이 밀집한 정동에서 ‘新한복’ 스타일로 꾸며졌다. ☞ [관련 기사] 덕수궁길이 런웨이로! '서울패션로드' 무료 관람 600명 모집
이번 서울패션로드는 근대 문화유산이 밀집한 정동에서 ‘新한복’ 스타일로 꾸며졌다. ⓒ이선미
이번 서울패션로드는 근대 문화유산이 밀집한 정동에서 ‘新한복’ 스타일로 꾸며졌다. ⓒ이선미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사전 관람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회차별 300명씩 총 600명의 시민도 초청됐다. 다행히 추첨에 선정돼 모바일 초청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덕수궁 길이 시작하는 곳에 설치한 부스에서 입장 팔찌를 받았다. 대한문 쪽부터 시립미술관 앞까지 돌담을 따라 런웨이가 이어지고, 구역별로 좌석이 배치돼 있었다. 미리 온 시민들은 마치 모델이 된 것처럼 런웨이에서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즐겼다.
시민들도 모델처럼 사진을 찍으며 런웨이를 미리 즐겼다. ⓒ이선미
시민들도 모델처럼 사진을 찍으며 런웨이를 미리 즐겼다. ⓒ이선미
시간이 되자 시민들도 자리를 채우고 앉아 편안하고 느긋하게 패션쇼 관람을 준비했다. 봄바람은 일렁이고 나뭇잎은 흔들리고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할 나위 없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덕수궁 돌담길에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선미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덕수궁 돌담길에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선미
처음 등장한 ‘서담화’의 한복은 순식간에 몽환의 시간 속으로 이끌었다. 실크와 오간자가 한 겹 한 겹 바람결에 살랑였다. 구중궁궐 담 밖을 표정 없이 워킹하는 모델들의 한복은 꽃이 피었다 지듯이, 우리 삶의 즐겁고 슬픈 순간들이 오가듯이 무수한 겹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무채색 긴 치맛자락이 여운처럼 드리워지곤 했다.
‘서담화’의 한복은 바람결과도 참 잘 어울렸다. ⓒ이선미
‘서담화’의 한복은 바람결과도 참 잘 어울렸다. ⓒ이선미
  •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워킹하고 있는 모델 ⓒ이선미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워킹하고 있는 모델 ⓒ이선미
  • 무채색 긴 치맛자락이 여운처럼 드리워졌다. ⓒ이선미
    무채색 긴 치맛자락이 여운처럼 드리워졌다. ⓒ이선미
  •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워킹하고 있는 모델 ⓒ이선미
  • 무채색 긴 치맛자락이 여운처럼 드리워졌다. ⓒ이선미
‘천천히 담아 조화롭게’라는 의미의 ‘서담화’ 한복에 빠져있다가 뒤이은 ‘기로에’의 강렬한 등장에 현실감이 살아났다. 시스루 스커트에 도포, 몇 겹을 겹친 레이어드 한복, 탱크탑 같은 웃옷에 샤랄라한 캉캉 미니스커트, 금박 프린트된 검은 롱스커트에 하이힐의 조합은 말 그대로 상상의 나래 속에서 걸어나온 것 같았다.
전통 한복을 과감하게 변형시킨 ‘기로에’의 의상은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컸다. ⓒ이선미
전통 한복을 과감하게 변형시킨 ‘기로에’의 의상은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컸다. ⓒ이선미
  • 새로운 조합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기로에’ 의상 ⓒ이선미
    새로운 조합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기로에’ 의상 ⓒ이선미
  • 상상하지 못했던 한복의 과감한 변신이 신선했다. ⓒ이선미
    상상하지 못했던 한복의 과감한 변신이 신선했다. ⓒ이선미
  • 새로운 조합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기로에’ 의상 ⓒ이선미
  • 상상하지 못했던 한복의 과감한 변신이 신선했다. ⓒ이선미
‘꼬마크’는 경쾌하고 발랄하게 등장했다. 절도 있는 워킹은 가라! 처음에는 패션쇼의 중간에 살짝 공연을 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그 연출 자체가 꼬마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개량 한복의 선두주자였던 ‘돌실나이’에서 젊은 감성으로 만든 브랜드였다. 초기 돌실나이 한복을 입어봤던 터라 반가운 마음이었다.
한복계의 보헤미안 같은 꼬마크의 등장은 자유롭고 경쾌했다. ⓒ이선미
한복계의 보헤미안 같은 꼬마크의 등장은 자유롭고 경쾌했다. ⓒ이선미
후드티에 레이어드한 미니스커트, 꼬마크의 런웨이 ⓒ이선미
후드티에 레이어드한 미니스커트, 꼬마크의 런웨이 ⓒ이선미
‘한복스튜디오 혜온’은 대한제국 시절 ‘경운궁’ 돌담길로 들어선 듯한 분위기도 보여주었다. 낮은 채도의 한복은 무척 절제된 느낌으로 개화기 여성들의 조신한 분위기를 연상시켰는데, 뜻밖의 파격을 포인트로 넣어 눈이 호사를 누렸다.
  • 대한제국 시절 여성들의 런웨이 같았던 ‘한복스튜디오 혜온’의 단아한 쇼ⓒ이선미
    대한제국 시절 여성들의 런웨이 같았던 ‘한복스튜디오 혜온’의 단아한 쇼ⓒ이선미
  • 낮은 채도의 한복이 절제된 느낌을 주었다. ⓒ이선미
    낮은 채도의 한복이 절제된 느낌을 주었다. ⓒ이선미
  • 대한제국 시절 여성들의 런웨이 같았던 ‘한복스튜디오 혜온’의 단아한 쇼ⓒ이선미
  • 낮은 채도의 한복이 절제된 느낌을 주었다. ⓒ이선미
전통 혼례복인 활옷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선보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멋진 한복을 눈으로 쫓으며 즐겁게 몰입했다.
우리 전통 혼례복인 활옷이 현대적 감성을 입었다. ⓒ이선미
우리 전통 혼례복인 활옷이 현대적 감성을 입었다. ⓒ이선미
워킹이 끝나자 모든 모델이 다시 들어와 런웨이에 섰다. 시민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우연히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줄 밖에 서서 같이 패션쇼를 즐겼다. 비록 실제로 입어볼 일은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모든 모델이 런웨이에 다시 등장하자,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선미
모든 모델이 런웨이에 다시 등장하자,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선미
우리 한복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멋있었다. 우아하고 고혹적인 멋이 있는가 하면 젊은 세대들이 경쾌하게 입을 수 있는 변화도 신선했다. 오랜 세월 우리 역사의 격동의 한복판이었던 덕수궁과 정동길에서 꿈결같은 시간을 즐겼다. 궁궐 담장을 따라 즐겨본 ‘2025 서울패션로드@정동’의 ‘모던한복 패션쇼’, 정말 뜻밖의 선물 같은 봄 축제였다. 

서울패션로드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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