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패션로드로 가는 길에 '잠실 생활문화 지원센터'와' 자전거 수리센터'가 보인다. ©박은영
-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조형물이 반기고 있다. ©박은영
- 도로에서 올려다본 롯데월드타워 ©박은영
난생 처음 패션쇼! 서울패션로드 런웨이로 변신한 석촌호수를 가다
발행일 2024.06.04. 10:00
이너 티에 루즈 핏 남방, 통 넓은 청바지를 입으려다, 어깨 주름으로 레이스를 살린 퍼프 슬리브 블라우스를 택했다. 평생을 순수 ‘패알못’으로 살아왔지만 오늘은 달랐다. 난생처음 패션쇼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오늘은 서울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서울패션로드’가 석촌호수 수변산책로에서 열리는 날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사가 설렘을 자아냈다.
서울시가 패션으로 눈길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성수동, 서울시립미술관, 한양도성유적 전시관에서 패션쇼와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 바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패션 행사들은 나름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패션쇼라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시민들이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고급진 패션쇼장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익숙한 곳이기에 패션쇼마저 친근하게 느껴졌던 터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다.
이번 무대는 석촌호수 수변산책로다. 서울패션로드는 '서울의 모든 길이 K-패션을 선보이는 런웨이가 된다'는 의미를 지녔다. 또 K-패션만의 매력을 알려 '글로벌 패션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6시 석촌호수 서호수변무대로 향하는 마음이 한껏 들뜨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패션으로 눈길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성수동, 서울시립미술관, 한양도성유적 전시관에서 패션쇼와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 바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패션 행사들은 나름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패션쇼라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시민들이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고급진 패션쇼장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익숙한 곳이기에 패션쇼마저 친근하게 느껴졌던 터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기 시작했다.
이번 무대는 석촌호수 수변산책로다. 서울패션로드는 '서울의 모든 길이 K-패션을 선보이는 런웨이가 된다'는 의미를 지녔다. 또 K-패션만의 매력을 알려 '글로벌 패션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6시 석촌호수 서호수변무대로 향하는 마음이 한껏 들뜨기 시작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3번 출구에서 내렸다. 석촌호수 서호수변무대로 걷기 시작하니 대로변에 ‘잠실 생활문화 지원센터’와 ‘자전거수리센터’가 보였다. 주변으로 롯데월드 어드벤처 상징 구조물과 우뚝 선 롯데타워 역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석촌호수로 향하는 산책로가 가까워지자 술렁거림이 느껴졌다. 10여 분을 걷자 서울패션로드의 현수막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지나자 행사를 위해 우회로를 안내하는 안전 요원과 마주했다.
바로 이 지점부터다. 핑크빛으로 러블리하게 변신한 석촌호수 산책길이 펼쳐졌다. 무려 250m 산책로에 2024년 서울색인 스카이코랄빛 카펫을 깔아 로맨틱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이는 석촌호수 시설 보호와 더불어 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스카이코랄이라 부르는 핑크빛 산책로를 걷노라니 발끝부터 천천히 핑크로 물들 것 같았다. '핑크핑크'한 산책로는 푸른빛 호수와 초록초록한 잎들과 어우러져 더욱 화사하게 빛을 발했다. 산책로 안쪽으로는 이름표가 부착된 채 가지런히 졍렬된 의자들도 보였는데, 서울패션로드를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이 눈에 보였다.
바로 이 지점부터다. 핑크빛으로 러블리하게 변신한 석촌호수 산책길이 펼쳐졌다. 무려 250m 산책로에 2024년 서울색인 스카이코랄빛 카펫을 깔아 로맨틱한 런웨이가 펼쳐졌다. 이는 석촌호수 시설 보호와 더불어 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스카이코랄이라 부르는 핑크빛 산책로를 걷노라니 발끝부터 천천히 핑크로 물들 것 같았다. '핑크핑크'한 산책로는 푸른빛 호수와 초록초록한 잎들과 어우러져 더욱 화사하게 빛을 발했다. 산책로 안쪽으로는 이름표가 부착된 채 가지런히 졍렬된 의자들도 보였는데, 서울패션로드를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이 눈에 보였다.
2024년 서울색 스카이코랄빛으로 물든 석촌호수 수변산책로 ©박은영
패션쇼가 열리기 전 석촌호수 수변산책로의 무대 ©박은영
60분간 진행되는 ‘서울패션로드’는 기존 패션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것과는 달랐다. 패션쇼를 직관할 기회가 부족했던 시민 400명을 추첨해 초청할 예정이었지만, 뜨거운 관심에 100명을 추가한 500명을 초청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패션학과 전공생, 의류업계 종사자, 가족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시민 등 총 5,614명이 패션쇼 참관을 신청했으며, 추첨을 통한 당첨자 500명에게 21~22일 모바일 초청장을 발송했다. ☞ [관련 기사] 석촌호수 패션쇼 직관할 분! 10일부터 400명 모집
11대 1의 경쟁률이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발된 500명의 시민과 패션 관계자 등 총 1,1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는 안전이 우려될 법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전 신청한 입장객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관계자들에게는 좌석표를 일일이 배부함에 따라 혼선을 예방했다. 또한 수변산책로 곳곳에 검은색 슈트 차림의 안전 요원을 배치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11대 1의 경쟁률이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발된 500명의 시민과 패션 관계자 등 총 1,1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는 안전이 우려될 법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전 신청한 입장객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관계자들에게는 좌석표를 일일이 배부함에 따라 혼선을 예방했다. 또한 수변산책로 곳곳에 검은색 슈트 차림의 안전 요원을 배치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핑크길을 따라 걷다보니 넓은 메인 무대가 나왔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변 무대와 런웨이가 될 핑크빛 산책로는 그 규모가 방대했다. 30분 전에 도착한 현장은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담당자를 통해 쇼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이동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바쁜 스태프들 사이에서 준비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관람객 수가 워낙 많기에 입장은 공연이 시작될 때까지 이어졌다. 공연 예상 시작 10여 분이 지나 관람석이 사람들로 채워진 후 드디어 서울패션로드의 막이 올랐다.
‘서울패션로드’는 클래식 사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런웨이의 후반부에 좌석이 마련돼 무대가 보이지 않았지만, 신나는 음악에 한껏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중간에 빗방울이 내리자 서둘러 공연을 마무리했는데, 이는 야외 공연장에서 열리는 패션쇼라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다. 일사불란한 스태프들은 피아노와 드럼 등 악기들을 옮겼고, 조금 기다리자 더 리드미컬한 음악이 심장을 울리기 시작했으니, 긴 런웨이의 끝에서 워킹이 시작된 것이었다.
‘서울패션로드’는 클래식 사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런웨이의 후반부에 좌석이 마련돼 무대가 보이지 않았지만, 신나는 음악에 한껏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중간에 빗방울이 내리자 서둘러 공연을 마무리했는데, 이는 야외 공연장에서 열리는 패션쇼라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다. 일사불란한 스태프들은 피아노와 드럼 등 악기들을 옮겼고, 조금 기다리자 더 리드미컬한 음악이 심장을 울리기 시작했으니, 긴 런웨이의 끝에서 워킹이 시작된 것이었다.
일반 시민들이 패션쇼를 직관할 기회가 부족했던 만큼 시민 500명을 초청해 행사를 진행했다. ©박은영
서울패션로드 공연 시작 전 사람들로 가득 찬 객석 ©박은영
쇼는 3개의 글로벌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인 ▴‘뮌’ ▴‘분더캄머’ ▴‘비뮈에트’ 순으로 진행됐다. 물론 패션을 잘 몰랐지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과 절대 입지 못할 옷 등을 나누는 순수한 시선으로 쇼에 집중했다. 또 런웨이 앞 좌석의 관람객은 이동하는 모델들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다리를 꼬고 앉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패션쇼의 오프닝 무대는 ‘뮌(한현민 디자이너)’의 ‘낯설게 하기’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재킷 등 클래식한 패션 아이템들을 패턴 조합 방식, 봉제 순서와 방법, 소재 등을 실험적으로 달리 구성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참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석촌호수에서 열린 서울패션로드 ©박은영
'분더캄머(신혜영 디자이너)’는 서울패션로드 런웨이를 '여행길'로 상상하도록 했다. 세계를 여행하는 모던한 여성의 모습은 충분히 신선했다. 여행을 통해 여러 계절을 경험할 수 있듯 사계절의 패션 아이템과 소재가 섞여 있는 편안한 컬렉션은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지막 쇼는 ‘뷔미에트(서병문, 엄지나 디자이너)’의 ‘아름다운 악몽’이다. 석촌호수 산책로를 순수한 환상 속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무대는 낯설어 두렵지만 아름다운 꿈속에 있는 것처럼 거친 듯하지만 우아하고 몽환적이었다.
3개의 패션쇼가 끝난 직후, 100명의 모델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싱그러운 자연과 어우러진 K-패션은 기꺼이 매력적이었다. 또 패션쇼가 이렇듯 지루할 틈이 없는 쇼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3개의 패션쇼가 끝난 직후, 100명의 모델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싱그러운 자연과 어우러진 K-패션은 기꺼이 매력적이었다. 또 패션쇼가 이렇듯 지루할 틈이 없는 쇼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화려한 쇼가 끝난 후에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포토월 앞에서 ‘서울패션로드’를 즐기는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리는 해시태그 이벤트였다.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스카이코랄빛 런웨이 위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면 ‘서울 대표 패션 피플’ 30명을 선정해 행사 참여 3개 브랜드에서 티셔츠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밝은 표정으로 포토월 앞에 서 인생 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쇼가 끝나고 잠실역으로 돌아가는 길,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잡할 거라 예상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잠실역까지 향하는 석촌호수 주변 주차장이나 대로변의 혼잡을 예상해 곳곳에 교통 안전을 정리하는 분들이 보였다.
100여 명의 모델이 워킹을 선보이는 서울패션로드의 피날레 ©박은영
포토월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박은영
K-드라마, K-팝, K-영화, K-음식에 이어, 이제는 패션이다. ‘서울패션로드’의 첫 시작을 함께할 수 있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우리만의 멋을 알리고, 가치를 높여 글로벌 패션 도시, 서울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를. 또 파리, 밀라노와 같은 글로벌 패션 도시를 꿈꾸며 더불어 성장할 신인 패션 모델들 역시 이 같은 쇼를 통해 기회를 얻고 더 큰 꿈을 키워 나갈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K-패션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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