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를 위한 노란 횡단보도, 빨간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칭찬해!
발행일 2024.05.31. 14:00
생활에서 넛지 효과의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옐로 카펫(Yellow Carpet)이 있다. 옐로 카펫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가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바닥이나 벽면에 노란색으로 색칠한 ‘교통안전 설치물’을 말한다. 어린이들은 옐로 카펫 안에 있어 차량과의 충돌 위험을 낮추고, 운전자는 강렬한 색을 통해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쉽게 인지한다.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도 일종의 넛지 효과 사례다. 강렬한 색에 주의하는 사람의 심리를 활용, 색깔 유도선을 통해 차로가 헷갈리는 교차로 등에서 주행 차로를 잃지 않고 계속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서울역 교차로에 노면 색깔 유도선 설치 후 교통사고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이는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과도 맞물리는데, 서울교통공사의 ‘1역사 1동선’, 중앙 버스전용차로 양방향 횡단보도와 노란 횡단보도,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등, 생활 속 넛지 효과가 적용된 사례를 둘러보았다.
교통약자를 위한 ‘1역사 1동선’
올해 초, 서울교통공사는 5호선 강동역과 7호선 광명사거리역, 6호선 새절역과 봉화산역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했다. 이 역들의 특징은 대합실과 외부 간 엘리베이터 이동 동선은 확보됐지만, 승강장 폭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또한 열차 운행 관련 시설물이 밀집돼 공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봉화산역 엘리베이터의 경우 양방향 모두 설치가 완료됐다. 봉화산역 역시 인근 아파트가 많아 수요가 높은 역이었지만, 역 개통 후 승강장에서 대합실까지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게다가 봉화산역은 양방향 선로가 놓여 있어, 승강장 폭이 협소해 난공사였다.
이처럼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 1역사 1동선 사업은 작은 관심 속 넛지 효과와 동시에 훌륭한 ‘약자와의 동행’ 사례다.
무단횡단 막는 ‘양방향 횡단보도’와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서울시는 2023년 11월, 강남역 중앙 버스전용차로 정류소 뒤쪽에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했다.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과 보행 인구가 많아 혼잡하여 사고 발생 위험과 무단횡단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일상 속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시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첫 번째 공모에서 선정된 사업으로, 기존 횡단보도 앞뒤로 2개의 횡단보도가 추가 설치됐다.
이곳을 작년 겨울에 이용해 본 결과, 중앙 버스전용차로 정류소에서 2호선 강남역까지 300m에 달했던 이전과 달리, 양쪽에 횡단보도가 놓여 강남역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버스정류소에서 신호를 기다리게 돼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역시 무단횡단을 획기적으로 예방했다. 기존 일부 횡단보도에는 녹색신호 횡단 잔여시간만 표기돼 시간을 보고 다음 신호에 건널 수 있도록 했지만, 언제 보행 신호로 바뀌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빨리 길을 건너고자 무단횡단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됐다.
보행자에게는 신호를 기다리면서 느끼는 답답함을 덜어 주고, 정확히 표기된 시간으로 무단횡단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어린이가 안전한 횡단보도, ‘노란 횡단보도’
서울시는 2023년 4월 광진구 용곡초등학교 통학로 7개소에 노란 횡단보도를 설치, 지역 주민과 학부모, 아이들에게서 좋은 효과를 얻은 바 있다. 노란 횡단보도는 현재 서울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7월에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란 횡단보도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안전하게 서울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대중교통의 경제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보행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 소개한 다양한 정책과 시설물들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교통약자의 지하철 탑승을 위한 1역사 1동선, 무단 횡단과 보행자의 편의성을 높인 양방향 횡단보도,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어린이의 보행권을 위한 노란 횡단보도가 시민을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 환경 조성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을 보면 올해 서울 교통이 보인다
시민기자 한우진
-
필수 '자동차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 받지 않으려면?
한우진 시민기자
-
운전면허 필기시험 문제, 내가 직접 만든다!
한우진 시민기자
-
공유 전동킥보드, 미래의 친환경 도시교통수단 될 수 있을까?
한우진 시민기자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