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안전 책임지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어떻게 될 수 있나요?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4.05.14. 10:04

수정일 2024.05.14. 19:16

조회 1,870

방어보행 3 원칙(서다, 보다, 걷다)을 지키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 ©김민채
방어보행 3 원칙(서다, 보다, 걷다)을 지키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 ©김민채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두 달이 흘렀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기대와 설렘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3월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지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 아침마다 아이들과의 눈 맞춤은 언제나 설레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음에 뿌듯함을 느낀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학생들의 등교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초등학교 주요 통학로인 교차로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활동이다.
통학로인 교차로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김민채
통학로인 교차로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김민채

강동구는 지난 2019년 10월에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바쁜 직장 생활로 녹색 학부모회 봉사활동에 부담을 느껴왔던 학부모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관내 5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시범운영하였고, 시범운영 후 학부모와 학교의 호응도가 높아 2020년부터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강동구 관내 각 초등학교 지정 통학로에 아이들 안전을 책임질 전담인력을 배치해 등굣길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매년 강동구청 누리집과 학교 가정통신문을 통해 ‘녹색교통안전지킴이'로 참여할 구민을 모집한다. 결원 시 추가 모집 한다. 근무 기간은 2024년 1월 1일~12월 30일이며 근무자들은 강동구 생활임금인 시간 당 1만 1,436원 임금을 적용받는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어린이들의 통학로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민채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어린이들의 통학로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민채

두 달 가까이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심적으로 여유가 생겨서일까. 아이들의  잘못된 교통 습관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들이 시야로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로 인해 두려움과 뿌듯함이 교차됐다. 하지만 녹색교통안전지킴이로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녹색교통안전지킴이로서의 사명감도 높아진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으로 인해 보행자의 발걸음이 가볍다. ©김민채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으로 인해 보행자의 발걸음이 가볍다. ©김민채

비 오는 날 횡단보도 앞에서의 버스 브레이크 밀림 현상은 참으로 아찔하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호루라기를 불고 몇 번의 주의와 당부의 말씀을 드려도 빨간 신호에 무단 횡단하는 어르신들, 횡단보도 건너면서 휴대폰 보는 아이들,  횡단보도를 오가면서 시각장애인 음향 신호기로 장난치는 아이들,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아이들, 녹색 신호로  바뀌기 전 순식간에 뛰어나가는 아이들, 얼마 남지 않은 녹색 점멸 신호에 아이 손잡고 무작정 뛰는 엄마 등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들이다. 

특히  직진 신호가 끊어지기 전, 교차로를 지나가려는 차량의 속도는 사고의 위험을 몸으로 느낀다. 아찔한 순간이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의 진심 어린 조언과 따뜻한 설명으로 교통안전을 잘 지키는 시민들도 아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중한 생명보다 자신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운전자들이 존재한다. 어린이는 운전자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조금 더 빨리 가려는 마음이 사고를 발생시킨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 정지 신호에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들 모습 ©김민채
녹색교통안전지킴이 정지 신호에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는 차량들 모습 ©김민채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하지 않아 불편을 겪는 학생들 ©김민채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하지 않아 불편을 겪는 학생들 ©김민채

유난히 교통량이 많은 날은 비보호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 우회전 차량으로 교차로는 혼잡함의 연속이다. 지켜보고 있노라면 답답함과 배려심 없는 운전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차량 신호등이 녹색이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있다면 일시정지 후 우회전을 해야 한다.

필자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우회전하는 차량을 면밀히 관찰해 보았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꽤 많은 차량이 우회전을 했다. 1시간 동안 딱 3 대만 일시정지 후 우회전했다. 나머지 차량은 일시정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횡단보도에 버젓이 보행자가 있어도 대다수의 차량이 속도는 줄였지만 '일시정지'는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선을 정확히 지키는 운전자, 정지선을 넘어서 정지할 경우 후진으로 정지선을 맞추는 운전자, 녹색 신호에도 우회전 시 일시정지하는 운전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학년별 어린이 보호구역 어린이 보행사상자 발생 비율 ©도로교통공단
학년별 어린이 보호구역 어린이 보행사상자 발생 비율 ©도로교통공단
시간대별 어린이 보호구역 어린이 보행사상자 발생 비율 ©도로교통공단
시간대별 어린이 보호구역 어린이 보행사상자 발생 비율 ©도로교통공단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다 보면 일정한 시간에 항상 지나가는 학생들, 직장인, 시내버스 등이 이젠 머릿속으로 저장되며 혹여 그 시간에 지나가지 않으면 그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횡단보도를 지나며 꼭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도 있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의 뿌듯함이 온 가슴을 물들인다.

지난 4월 29일 월요일 강동구청 대강당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돕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의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방어 보행 3원칙을 지도해야 하며, 어린이의 눈과 귀가 되어 주어야 한다. 방어보행 3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다'건너기 전 멈춰 서서 좌우를 살핀다. 둘째 '보다'건널 때는 차가 오는 방향을 본다. 셋째 '걷다'뛰지 말고 걷는다. 특히 뛰다가 넘어졌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절대 뛰지 않게 지도해야 한다.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 후 차량을 정지해야 한다. 동작은 운전자와 어린이가 알아보기 쉽도록 크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운전자와 어린이가 혼동할 수 있는 애매한 동작은 금지해야 한다. 어린이 보행 사고의 원인은 차를 보지 않고 건너기 때문이다. 뛰어갈 경우 더 안보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사고는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순 있지만 어린이를 살릴 수는 없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교통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 등굣길 지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녹색교통안전지킴이 본인의 안전이다.
어린이의 보행 안전을 위해 안전교육을 받고 있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김민채
어린이의 보행 안전을 위해 안전교육을 받고 있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 ©김민채

지난 3월 발표 한 도로교통공단의 보도 내용으로 보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보행 중 어린이(12세 이하) 교통사고는 오후 시간대 보행 사상자가 많았고, 초등학생 중 저학년(1~3학년)이 보행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내 보행 중 어린이 교통사고는 단일로보다는 교차로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2023년 강동구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명에 불과하다. 모두 성인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의 교통안전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2019년~2023년 강동구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50%는 보행 중 사망이라고 한다.
어린이 등굣길 지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안전이다. ©김민채
어린이 등굣길 지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안전이다. ©김민채

강동구는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등굣길 교통지도 전담인력인 ‘녹색교통안전지킴이’는 2019년 시범사업 운영 이후 6년째 관내 초등학교 등굣길 어린이 교통안전 보행지도를 하고 있으며, 올해는 총 205명이 매일 오전 8~9시 1시간 동안 초등학교 27개교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주변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하는 위험 지역에서 횡단보도 신호 안내, 차량 통제, 통학로 주변 안전사고 위험 요소 신고를 한다. 이에 더해 하굣길 교통지도 전담인력인 ‘어린이 교통사고 다발지역 안전지킴이’는 2021년 활동을 시작으로, 올해는 35명이 평일 오후 1~3시 2시간 동안 교통사고분석 시스템(TAAS) 자료를 근거로 어린이 교통사고 2건 이상 발생 지점과 초등학교 주변 300m 내 배치되어 어린이들의 보행안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등하교 시간대에는 한꺼번에 교문을 나서는 학생들과 차량을 이용해 자녀 등하교를 시키는 학부모들로 학교 앞 도로는 매우 혼잡해 교통사고 위험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교통 상식 교육은 꼭 필요하다. ©김민채
기본적인 교통 상식 교육은 꼭 필요하다. ©김민채

어린이는 성인보다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행동을 할 때가 잦다고 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통안전 교육도 꾸준히 진행해야 하며,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통행하기, 손들고 횡단보도 건너기, 신호등보다 먼저 움직이지 않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교통 상식을 교육하고, 어린이 스스로 교통안전 수칙을 얼마나 알고 지키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는 일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 싶다.

2024년 강동구 녹색교통안전지킴이(기간제근로자) 모집 ​

○ 채용분야 : 녹색교통안전지킴이(기간제근로자)
○ 채용인원 : 00명
○ 모집 : 추가 모집
○ 담당업무 : 초등학교 등굣길 통학로 내 어린이 대상 교통안전 보행지도
○ 근무기간 : 2024년 1월 1일~12월 30일
○ 근무 조건 : 주5일, 1일 1시간(8시~9시) 활동, 시간당 1만 1,436원(보험 포함, 강동구 생활임금) 보수
○ 지원 방법 : 방문, 전자우편, 팩스 접수 중 택1
○ 채용 공고 : 강동구청 누리집 또는 학교 가정통신문
○ 문의: 강동구청 자치행정과 02-3452-5156

시민기자 김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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