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노동자분들, 쉬었다 가세요! '휴(休)서울이동노동자 합정쉼터'

발행일 2024.02.06. 08:52

수정일 2024.02.06. 17:22

이동노동자, 임시직 고용자 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정쉼터 ⓒ최은영

일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고, 외부에서 주로 이동하면서 일하는 노동자를 ‘이동노동자’라 한다. 쉴 새 없이 여기저기 다니며 일하다 보면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했으면 할 때가 많다. 특히 너무 춥거나 더운 혹한기나 혹서기에는 추위나 더위를 피할 곳이 간절하다.

합정쉼터 입구 ⓒ최은영

이동노동자들의 이런 요구에 부응하여 이동하며 일하는 사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휴(休)서울노동자쉼터’가 있다. 휴서울노동자쉼터는 서울 지역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로, 휴식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서울에 합정쉼터, 북창쉼터, 서초쉼터, 셔틀버스 노동자쉼터, 미디어 노동자쉼터 등이 있는데, ‘휴서울이동노동자 합정쉼터(이하 합정쉼터)’를 방문해 보았다.

먼저 쉼터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서울노동권익센터 쉼터 앱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입력한다. QR코드가 생성되면 리더기에 인식하고 출입하면 된다. 핸드폰에 어플을 설치해 등록해 놓으면, 출입할 때마다 QR코드를 인식해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다.

차와 물,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탕비실 ⓒ최은영

합정쉼터 중앙휴게공간 ⓒ최은영

입구를 지나 합정쉼터 휴게공간에 들어오니, 다양한 이동노동자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합정쉼터를 이용하는 분들은 이동노동자와 긱워커(Gig Worker) 등이다.

이동노동 직종에는 대리운전, 퀵서비스, 배달서비스, 택배, 학습지 교사, 보험 모집인 등이 있고, 긱워커에는 단기 계약을 통해 일하는 프리랜서, 번역, 웹작가, 유튜버, 콘티작가, 컨설턴트 등이 해당한다.

책도 읽고 휴대폰도 충전할 수 있는 휴게공간 ⓒ최은영

커피나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휴게공간 ⓒ최은영

합정쉼터에는 중앙에 크게 휴게공간이 있고, 회의실과 교육실, 여성 휴게실, 탕비실과 사무실이 있다. 휴게공간에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다. 테이블 위에는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기기들이 있고, 다량의 도서도 구비해놓아 독서를 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간단한 헬스 기기와 안마의자도 있어 피로를 풀기에도 좋다.

탕비실에서는 간단한 음식과 커피, 생수를 먹고 마실 수도 있다. 혹한기와 혹서기에 따뜻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며 쉴 수 있어 좋다. 휴식을 취하며 커피 한잔 하고 기분 전환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도 있고, 팩스와 출력 등 간단한 업무 처리가 가능한 공간도 갖추었다.

여성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여성 휴게실 ⓒ최은영

회의, 교육 등을 위한 회의실 ⓒ최은영

여성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창가의 좌석에서는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거나 독서를 할 수도 있다. 편안한 의자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고,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테이블도 있다.

취미 모임이나 교육 모임을 할 수 있는 회의실과 교육실도 있다. 교육실이나 회의실 대관 신청을 하려면 서울노동포털을 검색하여 회원가입을 한다. 상단 메뉴의 노동자지원기관 중 휴서울노동자쉼터의 합정쉼터를 신청하면 된다.

교육이나 간단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교육실 ⓒ최은영

출력, 팩스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업무공간 ⓒ최은영

서대문마포은평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지회장은 “회의 장소로 꾸준히 합정쉼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최저소득 보장 문제,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비롯해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부담 문제를 정책적 과제로 삼고 있고요. 사고가 많아 안전대책을 세우고 단체교섭이나 근로조건 완화를 위한 협의, 공제 혜택 등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합정쉼터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동노동자들과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복지증진 사업이 그 중 하나다. 법률상담, 금융상담, 건강상담, 주거복지상담을 비롯하여 직무역량교육, 세무교육, 인문학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해마다 프로그램은 쉼터 사정으로 조금씩 변경될 수 있다.

이동노동자들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합정쉼터 ⓒ최은영

공간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혈압기 ⓒ최은영

취약계층 노동자를 위한 기초상담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동복지증진을 위해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지하거나 개별 문자로도 전송한다. 현장에서 만난 합정쉼터 간사는 “대리기사님이나 퀵 배달 노동자분들 외에 점차 프리랜서 이용자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직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쉼터에 오는 노동자분들은 쉬시다가 직업적 애로사항에 대해 편하게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합정쉼터를 종종 이용한다는 한 퀵서비스 기사는 추운 겨울날 쉴 곳이 없는데, 일하다가 들러 잠시 쉬면서 몸을 녹이고 가니 너무 좋다며 핫팩 지원 등 이동 노동자를 위한 지원이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다양한 책을 구비한 합정쉼터 ⓒ최은영

휴(休)서울이동노동자 합정쉼터는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운영한다. 낮에는 주로 프리랜서 노동자들과 퀵 서비스 등 배달 노동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 등이 많이 이용한다. 각 직업별로 필요한 시간대에 이용하면 된다.

이렇게 이동노동자와 사무실이 없이 오가면서 쉴 곳이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있어 좋았다. 아직 휴서울노동자쉼터를 모르는 이동노동자들에게도 앞으로 더 알려져 잘 활용되면 좋겠다. 서울시는 이동노동자와 불안정한 노동으로 힘든 프리랜서 등을 위한 적절한 지원을 꾸준히 마련했으면 한다.

휴(休)서울이동노동자 합정쉼터

○ 장소 : 서울 마포구 양화로 73 체리스빌딩 5층
○ 운영시간 : 09:00~06:00 (월~금)
○ 서울노동포털
○ 문의 : 070-7005-5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