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100년 고택 '계동마님댁'에서 '찐' 한옥을 느껴보세요!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12.27. 15:39

수정일 2023.12.27. 16:54

조회 2,075

계동마님댁으로 불린 100년 고택 북촌문화센터에서 동지맞이 행사가 열렸다. ⓒ박지영
계동마님댁으로 불린 100년 고택 북촌문화센터에서 동지맞이 행사가 열렸다. ⓒ박지영

서울한옥포털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서울시 소재 한옥 동수는 총 8,586동이다. 그 중 종로구에 3,371동이 있어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종로구에서도 한옥은 대부분 경복궁 주변인 서촌과 북촌에 밀집되어 있다. 한옥을 기반으로 하는 도서관, 문화 체험관, 라운지, 전시관 등 특색 있는 장소들도 많아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북촌조선시대 조성된 양반층 주거지로, 1930년대 서울의 행정 구역 확장과 도시구조의 변화가 생겼고, 이로 인해 현재 한옥들이 밀집되어 있는 가회동 11번지와 31번지, 삼청동 35번지, 계동 135번지의 한옥 주거지들이 모두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북촌엔 ‘계동마님댁’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특별한 한옥이 있어 지난 주말 찾아가 봤다.
북촌문화센터 외관. 전통한옥문화를 알고 싶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박지영
북촌문화센터 외관. 전통한옥문화를 알고 싶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박지영

북촌문화센터가 된 100년 고택 '계동마님댁'

계동마님댁은 1921년에 지어진 등록문화재 제299호 ‘서울 계동 근대 한옥’을 이른다. 예전에는 민형기 가옥으로 알려졌다가 최근에 그의 부인인 유진경 가옥으로 고증이 진행되었는데, 북촌에서는 일반적으로 '민재무관댁' 또는 '계동마님댁'으로 불렸단다. '계동마님'으로 불린 이규숙은 이 댁 며느리로, 50년 간 시어머니를 정성스럽게 모신 인물이다. 현재 이곳은 2002년부터 북촌문화센터로 사용되며 북촌 일대의 한옥 문화와 전통 세시 및 규방, 놀이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홍보 전시관으로 쓰이는 뒷행랑채. 북촌의 문화를 알리는 상설 전시장으로 사용 중이다. ⓒ박지영
홍보 전시관으로 쓰이는 뒷행랑채. 북촌의 문화를 알리는 상설 전시장으로 사용 중이다. ⓒ박지영
홍보 전시관 내 전시를 보고 있는 관람객. 한옥에 관한 정보, 관련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박지영
홍보 전시관 내 전시를 보고 있는 관람객. 한옥에 관한 정보, 관련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박지영
사무실과 강의실로 사용하는 안채. 이날은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동지장터가 열렸다. ⓒ박지영
사무실과 강의실로 사용하는 안채. 이날은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동지장터가 열렸다. ⓒ박지영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주민들이 쉬어가는 공간인 사랑방과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홍보하는 전시실인 홍보 전시관이 보인다. 홍보 전시관은 원래 뒷행랑채로, 외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내부엔 북촌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영상물과 북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홍보전시관 앞쪽은 안채로, 사무실과 회의실 및 전통 문화 강좌의 강의실로 사용되고 있으며, 안채 뒤로는 원래 사당이었던 곳을 휴식공간인 정자로 탈바꿈시켰다.

정자를 돌아 가면 화장실 방향에 있는 별당은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으로, 대청마루는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장소로 사용 중이다.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거장에서도 가깝고 대로변에 있어 찾기도 어렵지 않아 접근성도 좋다. 문화재로 보존되어 한옥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데다, 상시 및 특별 체험 행사들도 꾸준히 있어 수시로 들러보기 좋다.
사당에서 탈바꿈된 정자. 날이 풀리면 제대로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박지영
사당에서 탈바꿈된 정자. 날이 풀리면 제대로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박지영
정자 옆 계단을 올라가면 전통문화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강의실 공간이 나온다. ⓒ박지영
정자 옆 계단을 올라가면 전통문화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강의실 공간이 나온다. ⓒ박지영

풍성한 동지맞이 행사로 들썩들썩~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엔 계동마님댁 동지 맞이 특별 행사가 진행됐다. 사전예약과 현장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전통 체험들이 많았는데, 색동 공깃돌 만들기와 '계동 마님 찾고, 보물 찾고' 특별 해설 프로그램, 동지책력 만들기에 참여했다. 정말 추운 날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아와 한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사전 및 현장 예약을 통해 소수 정예로 진행된 색동 공깃돌 만들기 체험 ⓒ박지영
사전 및 현장 예약을 통해 소수 정예로 진행된 색동 공깃돌 만들기 체험 ⓒ박지영

색동 공깃돌 만들기는 간단한 바느질과 속 채움, 마무리 정도만 하면 될 정도로 준비가 다 되어 있었는데, 바느질을 한 후 속을 채우는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 원래 준비된 5개를 다 끝마치진 못하고 본보기로 한 두 개 정도만 완성할 수 있었다. 초등생 어린이들도 참여했는데, 분명 바느질을 해본 적이 없을 나이인데도 꼼꼼하고 예쁘게 바느질을 해서, 그 실력에 놀라기도 했다.
바느질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5개 색동 공깃돌 중 3개를 완성했다. ⓒ박지영
바느질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5개 색동 공깃돌 중 3개를 완성했다. ⓒ박지영

동지 부적과 동지 책력을 만드는 체험은 현장에서 바로 참여가 가능했다. 준비된 한지 달력에 원하는 의궤 속 전통 문양을 찍으면 되는 거라 누구나 쉽게 완성품을 가져갈 수 있었다. 전통 문양 중 상서로운 의미를 담은 도장들이 많았다. 꼭 도장을 찍지 않아도 그 자체로 한지 달력이 너무 예뻐서 최소한의 도장으로만 장식해 봤다.
탁본 방식으로 만드는 동지 부적은, 사전 예약없이 현장 참여로 바로 진행됐다. ⓒ박지영
탁본 방식으로 만드는 동지 부적은, 사전 예약없이 현장 참여로 바로 진행됐다. ⓒ박지영
동지 책력을 위해 준비된 도구들. 준비된 도장들로 한지 달력을 꾸며 가져 오면 되었다. ⓒ박지영
동지 책력을 위해 준비된 도구들. 준비된 도장들로 한지 달력을 꾸며 가져 오면 되었다. ⓒ박지영
소원을 적고 있는 외국인 방문객들. 투호놀이, 윷놀이 등 전통 놀이들도 즐겼다. ⓒ박지영
소원을 적고 있는 외국인 방문객들. 투호놀이, 윷놀이 등 전통 놀이들도 즐겼다. ⓒ박지영

이날에는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조선 후기 부녀자의 삶이 깃든 공간을 면밀히 살펴보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인 '계동마님 찾고, 보물 찾고'도 진행됐다. 13세 이상 청소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회 당 선착순 10명씩 서울한옥포털 한옥체험 신청 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당일엔 추운 날씨 탓이었는지 5명만 참여했는데, 한옥 곳곳을 다니며 북촌 형성에 관한 전반적인 시대 이야기와 계동마님댁과 관련된 일상 사연을 듣는 일정으로 40여 분이 소요됐다.
북촌문화원 안팎에서 동지맞이 장터가 열려, 시민들이 각자 만든 수공예품을 가져와 팔았다. ⓒ박지영
북촌문화원 안팎에서 동지맞이 장터가 열려, 시민들이 각자 만든 수공예품을 가져와 팔았다. ⓒ박지영

이 외에도 해설 및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긴 하나, 한겨울엔 극심한 추위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니, 프로그램 참여를 원한다면 서울한옥포털 한옥체험 신청 서비스 페이지 안내를 참고하거나 북촌문화센터로 먼저 문의해 보는 게 좋겠다.

북촌문화센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37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계동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직진 후 좌측 위치
○ 운영일시 : 화~금요일 9:00-18:00, 토·일요일 09:00-17:00
북촌문화센터(서울한옥포털)
서울한옥포털 한옥체험 신청 서비스
○ 문의: 북촌문화센터 사무실 02-2133-1371, 1372)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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