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두 손 놓아도 안전하게 출발! 합정~동대문 심야자율주행버스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23.12.11. 13:25

수정일 2023.12.13. 11:02

조회 4,291

동대문(흥인지문)역에서 승객들이 '심야 A21' 자율주행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조시승
동대문(흥인지문)역에서 승객들이 '심야 A21' 자율주행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조시승

“어,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었는데 버스요금이 0원이네.” 12월 5일 밤 12시 45분, 종각역에서 '심야 A21'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하던 한 승객이 놀라며 말했다.
이 버스는 올빼미버스가 아니라 심야 자율주행버스야! 뉴스에서 봤는데 당분간 무료라고 했어!” 함께 승차하던 일행이 설명을 덧붙였다.
“어쩐지 올빼미버스랑 좀 다르다 싶었어. 그런데 자율주행버스라면 운전자가 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여기엔 운전기사님이 계시네.”
그 말에 특별안전요원의 설명이 이어진다. “자율주행의 단계는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 버스는 3.5단계 조건부 자동화에 해당합니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함께 탑승해 위험한 상항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하고 있습니다.”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 버스 후면과 측면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장애물, 신호 정보를 받는다. ⓒ조시승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 후면과 측면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장애물, 신호 정보를 받는다. ⓒ조시승
심야 자율주행버스 내부. 좌석마다 안전수칙이 부착돼 있다. ⓒ서울시
심야 자율주행버스 내부. 좌석마다 안전수칙이 부착돼 있다. ⓒ서울시

도심과 부도심을 연계하는 간선 버스 역할을 하는 ‘심야 A21 버스’는 12월 4일 23시 40분부터 서울에서 처음으로 심야 자율주행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하루 5회 동대문역에서 합정역까지 또 합정역에서 동대문역까지 순환 주행한다. 이 구간이 첫 심야 자율주행 코스로 선택된 것은 대학가, 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해 있어 심야 이동이 많기 때문이다. 주행도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9.8km를 순환하는 코스다. ☞ [관련 기사]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 무료로 달린다…운행시간·노선은?
자율주행버스 요금은 무료이나, 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조시승
자율주행버스 요금은 무료이나, 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조시승

12월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승차했다. 5일에는 동대문역에서 합정역행을, 6일에는 거꾸로 합정역에서 동대문역행을 승차해 봤다.

12월 5일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타고 동대문역에서 합정역으로 갈 때는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직장인들과 술자리 후 귀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대문에는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들이 많고, 가볍게 술 한 잔 할 곳도 많기 때문이다.

역으로 12월 6일 합정역에서 동대문역으로 올 때는 학생이나 커플들이 많았다. 합정역은 홍대 거리와 가깝고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은 데다가 빈티지 소품숍 등도 많아서인 듯하다.

아직 시험운행 기간이기 때문에 당분간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하차할 때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만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교통카드를 태그해도 요금이 '0원'으로 처리되지만, 교통카드를 태그하지 않으면 다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환승할인 미적용에 따른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운전기사는 정류소마다 승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었다. “착석하시고 안전벨트를 꼭 매주세요. 하차하실 때도 ‘단말기에 태그를 하셔야 환승시 할인됩니다”라며 안전을 강조한다.
운전기사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운행하고 있다. ⓒ조시승
운전기사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운행하고 있다. ⓒ조시승

운전자는 손을 놓고 운전하는 것을 보여주듯 가끔은 양손을 위로 들어올린다. 이때 버스 안 대형 모니터에는 자율주행 'ON, OFF' 표시가 'ON'으로 나온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대부분은 자율주행 모드를 알리는 'ON' 표시가 많았다. 운전자 옆에는 특별안전요원이 함께 타고 있었는데, 안전요원은 여러 대의 모니터를 보며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버스 인근 주변 사물과 사람 등 장애물을 인식하고 신호 정보를 받으며 자율주행하고 있었다.

최고 속도는 50km를 넘지 않았다. 그간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안전운행을 위해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총 59개소의 교통신호개방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시험운행을 거쳐 전문가 검증을 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버스 안 대형 모니터에는 속도, 위치, 자율주행모드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조시승
버스 안 대형 모니터에는 속도, 위치, 자율주행모드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조시승
버스 앞쪽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곳곳에 센서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
버스 앞쪽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곳곳에 센서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서울시

승객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가끔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지만, 센서가 안전을 위해 미리 반응한 것이라고 한다.
아빠와 함께 신촌에서 승차한 아이는 신기한 듯 연신 차내의 전자기기를 번갈아 본다.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 버스에는 센서와 카메라가 몇 대 있어요?”
“9개 센서와 6대 카메라가 있어요. 천장에 안테나가 부착돼 있고, 고정식 GPS도 설치돼 있습니다.”
'심야 A21' 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다. ⓒ조시승
'심야 A21' 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다. ⓒ조시승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장애인 좌석 포함 총 23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교통약자 승하차를 위해 버스 바닥을 낮춘 저상버스다. 합정역과 동대문역에서 2대가 각각 23시 30분에 출발해 70분 간격으로 순환한다. 월요일~금요일, 23시 30분~다음날 5시 10분까지 운행한다.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운행으로 늦은 밤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시승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운행으로 늦은 밤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시승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의 운행으로 시민들의 심야 이동이 한결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자율주행버스를 탄 승객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소감이다. "미래 모빌리티를 미리 보고 체험하는 것 같다"는 소감도 들려 주었다.

서울시는 미국 등에서 야간에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가 운행하는 경우는 있으나 대중교통 기능을 수행하는 심야 자율주행버스운행은 세계 최초라고 말한다. 시는 향후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노선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고도화함으로써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증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늦은 밤 시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발이 되어 줄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 운행 안내

○ 대 수: 2대(예비차 1대 포함 총 3대)
○ 요 금: 무료(2024년 상반기 내 유료 예정)
○ 운행구간: 합정역~홍대입구역~신촌역~아현역~서대문역~세종로(교)~종로1가~종로5가~동대문역(흥인지문)
○ 탑승방법: 교통카드 태그 후 무료 승차
 * 당분간 무료로 운행하지만 승하차시 반드시 교통카드 태그 필요
 * 미 태그 시에는 다른 버스 및 지하철로 환승 시 추가요금 발생
○ 배차시간: 70분 간격(총 5회 왕복 순환)
시간 1호차 2호차
23:30 ~ 00:4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00:40 ~ 01:50 동대문역 → 합정역 합정역 → 동대문역
01:50 ~ 03:0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03:00 ~ 04:10 동대문역 → 합정역 합정역 → 동대문역
04:10 ~ 05:1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시민기자 조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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