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뜻깊은 '청춘잡담' 파헤치기

서울청년크루 정해찬

발행일 2023.11.30. 11:22

수정일 2023.11.30. 19:45

조회 736

가을과 함께 시작되는 청춘들의 고민. 청춘은 어느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이 활기차며 아름다운 순간들로 가득하다. 새로운 도전과 무한한 가능성도 청춘 앞에 열려 있다. 우리의 앞길을 영원히 밝혀줄 수 있을 것 같은 활기찬 청년기이지만, 직무를 고민하고 취업을 설계하는 청춘들은 깊은 고민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청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프로보노들이 있다. 프로보노란 기업 임직원, 프리랜서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전문가 및 선경험자인 봉사자를 말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청춘들의 진로 고민에 매듭을 짓기 위해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프로보노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바로 ‘청춘잡담’이다.
청춘찹담 1부 특강
청춘찹담 1부 특강

지난 11월19일 토요일, 청춘 잡담을 시작하기 앞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장(송창훈)은 ‘청춘잡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선택의 미로에서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또는, 미래를 준비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 고민을 함께 나눌 프로보노(probono)가 있다. 청춘잡담을 통한 만남의 시간이 여러분의 삶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그는 프로보노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청년시절을 먼저 겪어 본 선 경험자”,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인생선배”, “관심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 그는 프로보노의 의미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확장하며 프로보노가 청년들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청춘잡담은 50분의 특강과 90분 가량의 직무 멘토링으로 구성됐다. 직무 멘토링은 약 30개의 분야로 나눠지며, 자신의 관심 직무에 맞게 선택하여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시간인 특강에서는 CJ 인재원 프로보노의 “취업 준비 꿀팁 대방출”이 공개됐다. 1시간가량 특강을 들은 뒤에는 각자 신청한 직무에 따라 소규모로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필자는 IT 개발 직무를 선택해 신청해뒀고, 라이너(아우름프래닛)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프로보노와 심층 상담을 했다.
함께 멘토링을 들은 참여자에게 소감을 묻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정해찬
함께 멘토링을 들은 참여자에게 소감을 묻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정해찬

멘토링이 끝난 직후 참여한 청년들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어, 간략히 인터뷰를 진행했다.

크루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멘토링 참가자 : “저는 현재 백엔드 개발 쪽을 희망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입니다.”

크루 : “청춘 잡담의 직무 멘토링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멘토링 참가자 : “백엔드 개발자로 경력을 쌓은 분의 조언을 듣고 싶어 기회를 찾던 중, 청춘잡담을 접하게 되어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크루 : “청춘잡담의 공고는 어디서 보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멘토링 참가자 : “서울시 청년관련 공지사항 또는, 서울시 관련 정책에 대해 주기적으로 체크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춘잡담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크루 : “오늘 참여를 통해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멘토링 참가자 : “ ‘문제 해결력’ 그리고 ‘생산성’이라는 키워드 두 가지가 가장 와 닿았습니다. 이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이어졌던 프로보노의 조언들이 취업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루 : “마지막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앞으로의 계획에 가닥이 잡히셨나요?”
멘토링 참가자 : “구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춘잡담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취업만을 준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고, 프로젝트들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 것 같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과거로 덮어두고, 다가오는 미래에 한 번 더 부딪혀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멘토링에 참여한 사람들이 단순히 직업적 궁금증뿐만 아니라 진로를 설계하는 방향성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직접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보노들은 이 프로그램에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을까? SM엔터테인먼트에서 A&R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 방현경 프로보노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SM엔터테인먼트 방현경 멘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SM엔터테인먼트 방현경 멘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크루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프로보노(probono) : “A&R 직장인으로는 11년 차이고, SM엔터테인먼트에서 6년 차 A&R로 근무중인 방현경입니다.”

크루 : “멘토링을 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 또는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로보노(probono) : “프로보노로서 처음으로 참여했던 멘토링에서 만났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후에 실제로 SM에 입사해 회사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그 친구와 함께 밥을 먹었는데, 나를 ‘멘토님’이라고 부르는 회사 후배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매우 인상 깊은 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크루 :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한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프로보노(probono) :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을 매번 받습니다. 이번에도 이 질문을 함께 나누면서, 멘토링 활동에 다시 참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스스로 내 커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결국 그 순간에 느꼈던 성취감으로 이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청춘잡담 멘토링 프로그램은 저 스스로도 성취감과 자부심을 깨닫게 만드는 특별한 활동 같습니다.

기자 : “어떠한 요인이 지금까지 멘토님의 멘토링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프로보노(probono) : “자원 봉사라는게 순수하게 남을 돕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소모적인 활동이 아니라 뭔가를 돌려받고 오는 시간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느낍니다. 멘티로 참여한 친구가 같은 직장의 동료가 되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이 저에게는 꽤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먼저 같은 고민을 한 선배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모르는 친구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조언을 하나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진로에 대한 궁금증에 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답답했는데, 나와 같은 답답함을 내 후배들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멘토링에 계속해서 참여하게 되는 동력입니다.”

본인이 했던 진로고민을 똑같이 경험하고 있을 후배들을 돕기 위해 오지만, 스스로 그간의 성취감과 자부심을 매번 다시 깨닫게 된다는 방현경 프로보노의 말이 인상 깊었다. 멘토와 멘티가 소통하며 서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는 청춘잡담의 기획자이자 담당자인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의 허경진 대리와 김민영 주임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청년크루

크루: “청춘잡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 “4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시장이 좁아지며, 청년들이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청년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고 도움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미래를 설계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관심 분야에 대해 지식이 많은 누군가와 만나서 직접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현직자와 만날 기회가 많이 없다 보니,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나서 만든 자리가 ‘청춘잡담’입니다.

크루 :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 “청춘잡담은 취업 연계를 목적으로 한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멘토와 멘티가 같은 회사의 선후배가 된 사례들이 종종 나오긴 합니다.”

크루 : “본 사업을 계속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따로 있을까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 “청춘잡담에 참여하는 프로보노 분들은 자원봉사활동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입니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프로보노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열심을 통해 우리가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우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지치지 않고 이 프로그램을 매해 운영할 수 있는 개인적인 원동력이 됩니다. 또 프로보노분들이 청년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진심들이 청춘잡담이라는 프로그램이 많은 관심 속에 지속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청춘잡담의 운영자와 멘토, 그리고 멘티와 대화를 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열망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프로보노들과, 그 조언 속에서 성장할 청년들의 이야기가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청춘잡담’이라는 시간이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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