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노력, 일상에 스며든 '유니버설 디자인'을 만나다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3.08.28. 09:10

수정일 2023.08.28. 17:35

조회 1,368

지난 8월 26일 DDP에서 ‘같은 세상을 사는 모두를 위한 노력’이라는 주제로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가 열렸다. ©엄윤주
지난 8월 26일 DDP에서 ‘같은 세상을 사는 모두를 위한 노력’이라는 주제로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가 열렸다. ©엄윤주

‘유니버설디자인’은 성별과 연령, 국적 또는 장애 유무 등과 관계없이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보편적 디자인을 의미한다. 가까운 예로 경사면과 계단이 함께 설치 된 곳, 지하철 이용 시 다양한 승객 키를 고려해 설치한 높은 손잡이와 낮은 손잡이를 이용했다면 이미 일상 속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을 경험한 것이다.

지난 8월 26일 DDP에서 ‘같은 세상을 사는 모두를 위한 노력’이라는 주제로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가 열렸다. Vol.1과 Vol.2로 진행되는 2023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는 서비스, 커뮤니티, 제품, 건축 공간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사례와 가치, 확장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일상 속 유니버설디자인 이야기와 함께 토론하는 라운드 테이블로 다양한 사례를 공유할 수 있었다.
2023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는 서비스, 커뮤니티, 제품, 건축 공간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사례와 가치, 확장을 위해 마련되었다. ©엄윤주
2023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는 서비스, 커뮤니티, 제품, 건축 공간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사례와 가치, 확장을 위해 마련되었다. ©엄윤주
'전용'의 의미가 아닌 모두의 '겸용'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고요한M' ©엄윤주
'전용'의 의미가 아닌 모두의 '겸용'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고요한M' ©엄윤주

이날 강연자들은 서비스, 커뮤니티, 콘텐츠, 공간 분야의 전문가들로 학술적인 의미보다는 가치를 우선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활동 전문가들이 선정됐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고요한 택시’의 송민표 대표는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접근 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고요한M’의 사례를 소개했다.

‘고요한M'은 청각장애인 등 운전 능력이 뛰어난 드라이버를 채용, 교통약자와 이동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고 있는 유니버설모빌리티다. 강연 내용 중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부분은 우리나라의 교통약자가 전 국민에 무려 30%라는 부분이었다. 또, '전용'의 의미가 아닌 모두의 '겸용'이라는 표현도 울림이 컸다. 이제까지 익숙하게 '약자들을 위한'이라는 것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인 ‘계단뿌셔클럽’은 이동약자들에게 큰 장벽이 되는 계단 정보들을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계단정복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엄윤주
비영리단체인 ‘계단뿌셔클럽’은 이동약자들에게 큰 장벽이 되는 계단 정보들을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계단정복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엄윤주
계단은 장애인 뿐만 아니라 일시적 이동약자들에게도 이동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엄윤주
계단은 장애인 뿐만 아니라 일시적 이동약자들에게도 이동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엄윤주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계단뿌셔클럽’ 박수빈 대표는 계단 정보를 수집하는 클럽활동과 계단 정복지도를 통해 누구나 어디든 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커뮤니티를 소개했다. 비영리단체인 해당 클럽은 이동약자들에게 큰 장벽이 되는 계단 정보들을 수집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계단정복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이 강연에서도 이동약자의 숫자들이 소개되어 의미를 더했는데, 휠체어 사용자 264만 명, 어르신 885만 명, 유아차ㆍ임산부등 541만 명이라는 세분화된 숫자들은 더욱 크게 와 닿았다.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이용했던 계단들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장애일 것이다. 본인 또한 휠체어를 이용자인 박수빈 대표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부상 등으로 일시적 장애를 가지게 되면 평소 느끼지 못했던 계단의 존재가 나의 문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모든 이들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은 한편으로 돈과 지원이 필요할 수 있는데요. 나와 나의 지인, 이웃의 문제로 가깝게 느낀다면 결코 예산 낭비가 아닌 여러 사람들을 모두 고려한 효율적인 의미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놀이 <Play for All> 전시와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방법을 공유했다. ©엄윤주
모두를 위한 놀이 <Play for All> 전시와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방법을 공유했다. ©엄윤주
사람의 생애주기에 걸쳐 모두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누구나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과 일상의 공간에서 발견한 사례 소개 ©엄윤주
사람의 생애주기에 걸쳐 모두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누구나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과 일상의 공간에서 발견한 사례 소개 ©엄윤주

이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제작하고 있는 미션잇 김범수 대표는 모두를 위한 놀이 전시와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인클루시브 디자인 방법을 공유했다. 강연자 본인의 딸과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재미있게 놀고 있는 놀이터 사례를 소개하며, 같은 공간도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구분 없이 혜택을 줄 수 있는 의미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공간 분야의 연사로 나선 ‘콕집’ 김은지 대표는 사람의 생애주기에 걸쳐 모두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누구나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과 일상의 공간에서 발견한 사례들을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겪었던 색약인 어머니와의 일화로 장애를 가진 분들이 아주 가깝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례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해외 사례를 차례로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리나라도 2025년에는 고령인구의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해외사례에서 소개된 노약자를 위한 모두의 화장실 ©엄윤주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해외사례에서 소개된 노약자를 위한 모두의 화장실 ©엄윤주
유니버설세미나 강연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진 약자의 개념은 '누구'를 위한 보다는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엄윤주
유니버설세미나 강연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진 약자의 개념은 '누구'를 위한 보다는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엄윤주

이날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세미나에 참석해 열띤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 참석자 중에는 디자인과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한 참석자는 “저는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추구해 나갈 디자인의 방향을 다양하고 폭넓게 경험하고 싶어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디자인은 5~6년은 빠르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노령화가 빨라지는 우리나라에서 일상 속 유니버설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에서는 시민 누구나 차별 없이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내일로 변화시키고자 서울유니버설디자인어워드 등 다양한 시민참여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 이어 11월 8일 Vol.2 지속가능한 유니버설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에는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열띤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  ©엄윤주
이번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에는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열띤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 ©엄윤주
색상과 직선이 아닌 곡선 디자인으로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 적용된 유니버설디자인 사례 ©엄윤주
색상과 직선이 아닌 곡선 디자인으로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 적용된 유니버설디자인 사례 ©엄윤주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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