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지도자탑이 들려주는 그때 그 이야기 속으로~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3.07.20. 09:00

수정일 2023.07.20. 16:34

조회 941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길 넓히기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새마을운동중앙회 아카이브
새마을운동 당시 마을길 넓히기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새마을운동중앙회 아카이브

“동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새마을 지도자입니다. 며칠간 계속된 장맛비로 읍내로 가는 신작로가 끊어져 보수가 시급합니다. 집집마다 한 사람 씩 삽이나 곡괭이, 소쿠리를 들고 느티나무 아래로 8시까지 나와주세요.” 어린 시절 장마철이면 듣곤 하던 시골 고향마을 확성기 방송내용이다.

1960~70년대, 농촌지역은 간선도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포장도로였다. 매년 장마철이 되면 넘치는 빗물로 망가진 비포장도로의 보수는 온전히 그 지역 주민들 몫이었다. 끊어진 도로를 연결하고 울퉁불퉁 페인 도로의 평탄작업, 배수로정비 등 마을 사람들이 일손을 모아 하루 노동하면 망가진 도로는 어느새 제 모습을 찾았다. 이런 무보수 일손을 모으는데 앞장섰던 사람이 바로 ‘새마을지도자’들이다.
우장산 정상에 있는 새마을지도자탑 전경 ©최용수
우장산 정상에 있는 새마을지도자탑 전경 ©최용수

‘새마을’이란 단어는 요즘 생경하게 들리는 말이다.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하여 먹고 살기 힘들었던 전후 1960년대, 마침내 경제계획을 세우고 노력하자 조금씩 도시의 삶은 향상되어 갔으나 농촌은 낙후 그 자체여서 도농(都農)간 경제적 수준 차이가 벌어지게 되었다. 이에 1970년 4월 22일 ‘새마을 가꾸기 운동’을 제창하게 된다.
새마을지도자탑 하단에는 황금찬 님의 '새마을을 기리는 탑'이란 글이 새겨 있다.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 하단에는 황금찬 님의 '새마을을 기리는 탑'이란 글이 새겨 있다. ©최용수

근면, 자조, 협동의 3대 정신을 바탕으로 기존의 생활 태도와 주거환경 개선에서부터 소득 증대 목표까지 전국적으로 전개한 범국민운동이었다. 마을마다 도로 확장과 하천 정비, 초가지붕 개량, 전기 및 전화시설 확충, 농경지 확장 등 농촌의 생활기반 전반이 크게 개선됐다.

이렇게 농촌 지역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점차 도시로까지 확산되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결의로 뭉친 전국 단위 국민운동으로 발전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중앙회 아카이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중앙회 아카이브

낙후된 농촌 환경을 개선하고 경제발전을 통해 ‘보릿고개’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로부터 성공사례로 평가받아 오늘날 아프리카 등 후진국의 농촌개발에서 벤치마케팅 되고 있다니 자랑스럽다.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하나는 앞장서서 헌신한 ‘새마을 지도자’의 역할이다. 이에 새마을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새마을지도자의 숭고한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6년 8월 우장산 정상에 '새마을 지도자탑'을 세웠다.
강서구 우장산근린공원 북쪽 봉우리에 있는 '새마을지도자탑' 모습 ©최용수
강서구 우장산근린공원 북쪽 봉우리에 있는 '새마을지도자탑' 모습 ©최용수

1986년 8월에 건립된 '새마을 지도자탑'우장산 북쪽 봉우리 400평의 부지에 직경 40m의 원형 기초를 만들고 그 안쪽에 8각형 바닥을 만들었다. 바닥 바깥쪽에는 당시 1개 특별시와 3개 직할시, 이북5도을 포함한 9개 도(道) 이름석을 깔았고 그 안쪽에는 전국 231개 시, 군, 구의 이름을 새겼다. 이때 사용한 돌은 그 지역에서 가져온 향토석을 사용했다. 이렇게 바닥을 조성한 다음 그 가운데에 15m의 탑신을 세웠다. 탑신은 '근면·자조·협동·자립'이란 새마을운동의 4대 정신을 표상하도록 4각 형태로 만들었다.
새마을지도자탑을 에워싼 바닥돌 모습. 서울시와 각 구청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을 에워싼 바닥돌 모습. 서울시와 각 구청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 주변 바닥은 전국 시군구에서 가져온 향토석으로 조성하여 돌의 문양이 다양하다.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 주변 바닥은 전국 시군구에서 가져온 향토석으로 조성하여 돌의 문양이 다양하다.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을 보면 어릴 때 시골마을에서 새마을운동에 참여했던 기억이 되살아나요.” 아침 산책을 나온 발산동 주민 K씨(74세)씨는 이곳에 올 때마다 바닥에 놓인 고향의 돌을 찾아본다고 했다. 전후 폐허에서 지금의 풍요로운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시간을 증언하듯 오늘도 새마을지도자탑은 묵묵히 서있다.
우장산 새마을지도자탑 주변에는 다양한 운동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인기가 높다. ©최용수
우장산 새마을지도자탑 주변에는 다양한 운동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인기가 높다. ©최용수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멀어져가는 새마을운동 이야기, 더 이상 잊어지지 않도록 '새마을 지도자탑'만이라도 잘 관리되었으면 싶다. 아울러 새마을운동에 대한 충분한 안내문과 새마을운동 노래까지 들을 수 있다면 훗날 또 하나의 귀중한 서울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새마을지도자탑으로 향하는 우장산근린공원 산책로에 설치된 유명 작가의 시(詩)석 ©최용수
새마을지도자탑으로 향하는 우장산근린공원 산책로에 설치된 유명 작가의 시(詩)석 ©최용수
우장산 새마을지도자탑에 이르는 산책로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시민들 모습 ©최용수
우장산 새마을지도자탑에 이르는 산책로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시민들 모습 ©최용수

우장산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 문의 : 02-2600-4185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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