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위한 정책·기술, '어울림 광장'에 다 모였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06.27. 13:10

수정일 2023.06.27. 15:44

조회 1,184

임산부 체험을 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김윤경
임산부 체험을 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김윤경

“생각보다 무겁네요.” 초록색 배를 감싼 남성이 외쳤다. 옆에 또 다른 남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0㎏에 달하는 무게의 초록색 임산부 체험복을 착용한 시민들이 하나같이 "더운 여름, 임산부들 진짜 고생이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3일 ‘2023 동행 어울림광장- 동행, 함께하는 서울’을 개최했다. 행사는 ‘책읽는 서울광장’과 동시에 진행됐다. 앞선 4월, 5월에는 주말 가족들을 위한 연주회, 강연 등으로 구성되었다면, 이번 6월은 평일에 열려 직장인과 청년층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운영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청년, 직장인이 필요한 서울시 정책 및 약자와의 동행기술에 관한 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23일, 서울광장에서는 '책읽는 서울광장'과 병행해 '동행 어울림광장' 행사가 열렸다. ⓒ김윤경
지난 6월 23일, 서울광장에서는 '책읽는 서울광장'과 병행해 '동행 어울림광장' 행사가 열렸다. ⓒ김윤경

시선을 끈 건 약자 체험 프로그램 ‘동행의 출발선’이었다. 임산부 체험은 물론, 저시력 안경, 휠체어, 흰 지팡이 등 다양했다. 기존보다 코스와 체험 등을 조금 더 확장해 구성했다.
저시력 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 ⓒ김윤경
저시력 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 ⓒ김윤경

“안경 종류가 이렇게 많아요?”, “황반변성, 녹내장 등 각각 달라서요. 다 써보세요.” ‘저시력 체험’ 프로그램은 특수안경을 쓰고 장애물 코스를 걸어보게 돼 있었다. 안경마다 사이즈가 세 개씩 있어 각자 맞는 사이즈를 골라 쓸 수 있다. 최근 눈이 많이 나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안경을 끼자 더 뿌옇게 보였다. 짧아 보였던 코스가 마냥 길어 보였다. 장애물 코스를 걷다 휘청거리자 안내자가 부축해줬다. 덕분에 겨우 도착했다.

옆에는 흰 지팡이를 짚은 시민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걸음도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휠체어 체험도 가능했는데 직접 옆에서 휠체어에 탄 장애인이 사용법 등을 알려줬다.
휠체어 체험도 가능했다. 사용법 등에 대해 배우고 있는 체험자들 ⓒ김윤경
휠체어 체험도 가능했다. 사용법 등에 대해 배우고 있는 체험자들 ⓒ김윤경
장애인이 다니기 불편한 장소를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김윤경
장애인이 다니기 불편한 장소를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김윤경

부스 앞에는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불편한 장소 등을 찍은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많이 나아졌다 해도 아직 불편한 곳들이 꽤 있네요.” 사진을 천천히 살펴 보던 시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점자책갈피를 만들어보는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김윤경
점자책갈피를 만들어보는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김윤경

“모양을 맞춰 뚫으면 점자책갈피가 되거든요.” 서가 옆 쉼터에서 점자 책갈피를 만들고 있었다. 점자를 직접 바늘로 뚫어 책갈피를 만드는 체험이었다. 점자를 찍는 위치를 잘 맞춰야 했는데, 하다 보니 읽는 사람들은 진짜 어렵겠다 싶었다. 짧은 시간 점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옆 부스에서 종이 휠체어 키트를 받아 든 아이들 손이 분주했다. 더위 속에 작은 휠체어 한 대가 완성되어 갔다. 이밖에도 각종 체험과 어울림 스포츠가 진행되어 같이 즐기는 동행의 의미를 느껴볼 수 있었다.
아이가 아빠와 함께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김윤경
아이가 아빠와 함께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김윤경

6월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서울시 동행정책 소개 부스에서는 청년들의 재테크와 정신건강, 1인 가구를 위한 내용을 소개받고 상담, 체험해볼 수 있었다.
서울시 정신 건강 사업 부스에서 다양한 정책을 만나보고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김윤경
서울시 정신 건강 사업 부스에서 다양한 정책을 만나보고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김윤경

1:1 재무 상담, '서울 영테크'

“서울영테크는 서울 거주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해요.” 서울영테크에 관해 직접 듣는 건 처음이었다. 머지 않아 해당 정책의 수혜자가 될 기자의 자녀들 생각에 관심이 커졌다.

서울영테크는 서울 청년 자산형성을 위해 전문가, 1대1 재무상담, 금융교육을 지원하는 서울시 프로그램이다. “온‧오프라인 상담도 가능하고 비용도 안 드는 데다가 나만의 자산형성이 가능하니까 여러모로 좋죠.”
서울영테크 사업을 소개하는 소책자 ⓒ김윤경
서울영테크 사업을 소개하는 소책자 ⓒ김윤경

영테크 사업의 내용은 재무진단이나 소득 대비 지출, 투자 관련, 금융상품, 신용부채 등을 관리, 분석해 상담해준다. 또한 명사 특강과 아카데미를 통해 금융교육에 관해 자세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2022년 12월 이전에 상담을 받았다면, 이후에 재상담이 가능하고 그 전의 상태와 비교까지 할 수 있으니 한층 더 유익하다.

영테크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청년몽땅정보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용돈 받는 대학생들도 흥미롭게 상담을 받고 있거든요. 자녀분이 성인 되시면 꼭 사업에 참여하시길 추천합니다.” 담당자는 추천도 잊지 않았다.
찾아가는 심리지원 '마음안심버스' ⓒ김윤경
찾아가는 심리지원 '마음안심버스' ⓒ김윤경

마음 건강 챙기기, '마음안심버스'

광장 옆에는 찾아가는 심리지원 ‘마음안심버스’가 서 있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마음 건강 서비스로 서울시 정신건강 통합 플랫폼 ‘블루터치’, 서울시 청년마음건강센터 ‘마음하다’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마음 건강을 돌보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심층평가와 사례관리, 통합서비스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
한 시민이 검진을 받아보고 있다. ⓒ김윤경
한 시민이 검진을 받아보고 있다. ⓒ김윤경

“요즘 내 마음 상태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아.” “난 우울하면서 불안한데 여러 테스트를 다 해볼까.” 부스에는 점심을 먹고 나온 직장인들이 마음건강을 체크해보고 있었다. 부스에서는 간단한 검사와 미션을 통한 심신 이완용품을 제공했다.

마음 건강을 살펴보는 것에는 몇가지 검사가 있길래 각 검사에 따른 차이를 물었다.'마음터치 블루'는 우울, '그린'은 불안 요소를 알아볼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청년마음건강센터 ‘마음하다’는 인터넷에서 블루터치를 검색하거나 전화(02-3675-8630)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알 수 있었다.  ⓒ김윤경
서울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알 수 있었다. ⓒ김윤경

1인 가구 맞춤형 정책도 소개한다!

“1인 가구 중 청년은 안심장비지원이나 안심귀가스카우트 같은 정책에 관심이 많았고요. 어르신은 행복한 밥상 등 1인 가구 프로그램에 좀 더 흥미를 보이셨어요.” 1인 가구 부스 안내자는 서울시 1인가구 정책에 관해 설명했다.

2021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8% 비중을 차지하며, 그 수는 약 148만 명에 이른다. 이에 서울시는 '1인 가구 안심특별시'라는 비전을 세워 모두 공존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병원안심동행 서비스, 안심마을보안관, 우리동네돌봄단 등 다양한 정책이 있다.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을 소개하는 부스 ⓒ김윤경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을 소개하는 부스 ⓒ김윤경

부스에서 안내를 돕는 20대 여성인 안내자에게 인상 깊었던 정책이 무엇이냐고 기자가 묻자, “안심이앱안심택배에 흥미가 있어요.” 라고 답변했다.

부스에는 서울시 1인 가구 정책 등을 소개하는 소책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서울시 퇴원 후 일상회복서비스’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자 안내자는 서울시 1인 가구 포털을 찾아보라고 권유했다.

약자를 돕는 기술, 10개의 '동행기술 기업부스'

행사는 약자를 돕는 기술도 선보였다. 10개의 동행기술 기업부스에서는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자막 변환 안경을 쓰자, 눈앞에 대화 내용이 나타났다. “신기하죠”라고 묻는 담당자 말이 글자가 돼 선명하게 보였다. 담당자는 글자로 변환하는 앱은 많지만, 소음 속에서도 자막을 잘 변환해 보여주는 기술은 특별하다고 말했다.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김윤경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김윤경

이동 약자를 위한 휠체어 전동 보조장치도 편리했다. 직접 타보니 한 손으로 장치를 조작해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었다. 다른 손은 물건을 들더라도 운전할 수 있어 좋았다. 일반 카메라로 얼굴을 찍어 심박수, 산소 포화도, 혈압, 호흡수 등을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도 있었다. 기자는 마스크를 썼음에도 인식에 무리 없이 측정됐다. 편리하면서도 신기했다.
2023 동행 어울림광장 무대에서는 마술공연도 진행되었다. ⓒ김윤경
2023 동행 어울림광장 무대에서는 마술공연도 진행되었다. ⓒ김윤경

생각의 전환을 이끄는 공연도 열려

“저요, 저요, 제가 같이 할래요.” 메인 무대에서는 마술공연이 펼쳐져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함께 보던 어른들도 마술사의 동작에 "우와" 하며 사진을 찍었다. 시간에 맞춰 장애인식 마술공연, 동행 연주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장애인 인식개선을 소개했다.
서울시청년마음건강센터에서 행사에 참여해 마음건강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김윤경
서울시청년마음건강센터에서 행사에 참여해 마음건강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김윤경
점자책갈피를 만드는 시민들. 타인의 어려움도 느껴보는 자리였다. ⓒ김윤경
점자책갈피를 만드는 시민들. 타인의 어려움도 느껴보는 자리였다. ⓒ김윤경

그동안 서울광장에서 책을 통해 마음의 힐링을 받았다면, 이제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해 볼 기회가 아닐까. 지난 5월 진행된 가족과 함께한 동행 행사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직장인과 청년들을 위한 서울시의 정책까지 알 수 있어 또 다른 의미로 뜻깊었다. ‘2023 동행 어울림광장’은 4월부터 10월까지 총 7회 운영 예정으로, 7~8월 혹서기를 제외하고는 매월 1~2차례 진행 계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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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윤경

서울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고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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