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하며 배우는 도심 속 바다환경체험관 '키즈마린파크'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3.04.24. 10:12

수정일 2023.04.26. 17:32

조회 1,838

"어? 여기에는 왜 바다 물고기들이 없어요?" 이제 막 8살이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작고 앳된 어린 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도슨트 이윤진 씨는 이런 질문을 여러 번 받았던 것처럼 익숙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여러분은 수족관에서 거북이나 돌고래를 본 적이 있지요? 그건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것이에요. 거북이나 돌고래가 원래 살아가는 바다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여러분은 이곳에서 다양한 바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거예요. 자, 이제 다함께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아이들은 도슨트 선생님과 함께 재미있는 체험 시설이 가득한 전시관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 키즈마린파크에서 말이다.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키즈마린파크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 ©강사랑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키즈마린파크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 ©강사랑

그간 서울시의 다양한 환경 교육장을 취재해왔지만, 키즈마린파크의 첫 인상은 특별히 놀라웠다. 얼핏 상업시설처럼 느껴지는 명칭이 첫 번째였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펼쳐지는 반전 풍경이 둘째였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바다환경을 주제로 삼은 체험 교육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키즈마린파크는 어린이들이 바다환경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재단,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 등 민관이 협력하여 조성한 공간이다. 지난 2022년 6월에 개관하여 올해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있다.
키즈마린파크 체험관 내부 모습 ©강사랑
국내 최초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 '키즈마린파크', 아이들이 바다환경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강사랑

키즈마린파크 체험관은 다른 환경체험관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주요 관람객이 6살에서 10살 아동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선을 따라 총 10개의 전시체험물이 알차게 들어서 있다.

'야호! 반가운 바다 친구들'에서는 샌드크래프트를 통해 해양보호생물들을 만나고, '이상한 바다여행', '어디에서 왔을까?', '바다생물 연구센터'에서는 해양환경오염의 원인과 실태를 알아볼 수 있다. '날아라 그린원정대', '돌아온 바다 친구들', '바다지킴이 교실'은 바다환경보호를 위해 실천을 다짐하는 공간이다. 또한 '바다와 나'에서는 아름답고 소중한 바다의 가치를 마음에 새겨볼 수 있다. 키즈마린파크에서 만든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출동 바다히어로'와 트릭아트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반가운 바다친구들, 샌드크래프트' 공간 ©강사랑
'반가운 바다친구들, 샌드크래프트' 공간 ©강사랑

체험관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간은 첫번째 체험 공간인 '반가운 바다친구들, 샌드크래프트'다. 모래를 쌓고 흐트러뜨리는 것을 따라 모래색이 변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신기해 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아이들은 가상 바다를 항해하며 플라스틱 섬을 만나거나, 미래 항공 모빌리티인 AAM(Advanced Air Mobility)을 조종하며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쓰레기들을 수거하며 즐거워했다. 

만화 영상을 통해 바닷속 생물들이 바다 오염으로 인해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고, 바다지킴이 교실에서 플라스틱 분리배출을 체험하며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만화 영상을 통해 바닷속 생물들에게 닥친 위기를 알아가는 아이들 ©강사랑
만화 영상을 통해 바닷속 생물들에게 닥친 위기를 알아가는 아이들 ©강사랑

전체적인 전시 구성을 살펴보면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해양보호생물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눈길을 끈다. 달랑게, 검은머리물떼새, 남방큰돌고래, 가시해마 등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법한 해양보호생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바다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중점을 둔 모습이다.

일방적으로 교육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놀이를 하듯 체험 활동에 참여하며 바다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조성된 점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린이해양환경체험관의 특별한 인테리어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이다. 체험관 조성 시 의류를 가공한 섬유소재를 벽체로 쓰거나, 타이어 고무 재생소재를 바닥재로 쓰고, 자동차 가죽시트를 재활용하여 의자를 만들어서 디자인은 물론 환경도 동시에 생각했다.

또한 전시내용과 연계하여 제공하는 교보재도 재활용 소재,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키즈마린파크 측은 앞으로 만들어질 교보재 교육프로그램 또한 이러한 부분을 활용하여 해양환경보호를 실천할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양보호동물 인형을 엑스레이로 찍어보자! 뱃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강사랑
해양보호동물 인형을 엑스레이로 찍어보자! 뱃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강사랑

키즈마린파크 곳곳을 둘러보면서 도슨트 이윤진 씨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윤진 씨는 "키즈마린파크를 아쿠아리움이나 키즈까페로 생각하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요. 도슨트 수업을 왜 진행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구요"라고 운을 떼며 "저는 키즈마린파크의 정체성을 바로 알려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도슨트 시간을 통해서 해양환경오염의 실태라던지, 해양보호생물의 의미를 알려드리면 어른아이할 것 없이 놀라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게 되요.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체험 활동을 통해 우리가 바다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방문했을 때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체험관을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요즘 아이들은 환경에 대한 소양이 높아요. 어린 아이들이 체험관을 둘러보면서 나 이거 알아, 이건 이거다, 저건 저거다, 라고 설명할 때도 있지요. 오히려 부모님들이 배우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라고 말하며 "단순히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체험관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함께 오셨을때 저만치 따로 계시지 마시고 함께 참여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상한 바다 여행' 체험 공간 ©강사랑
'이상한 바다 여행' 체험 공간 ©강사랑

키즈마린파크를 나서며 왜 하필 바다환경이 중요한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바다에 떠다니는 수많은 플라스틱으로 인해 고통 받는 해양 생물들과 현재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섭취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바다 환경 오염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몇 십 년 전부터 바다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 교육시설과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 아이들이 굳이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서울 도심 속에서 바다환경 메세지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명칭 탓에 오해를 사곤 하지만 키즈마린파크는 키즈까페도 아니고, 아쿠아리움도 아니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바다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바다환경체험관이다. 키즈마린파크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참고로 체험관 입장료는 무료이다.
키즈마린파크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아보자 ©강사랑
키즈마린파크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아보자 ©강사랑

키즈마린파크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28길 28
○ 운영일시 : 월~금요일 09:00~17:00, 매주 토, 일요일 정기휴무
누리집
○ 문의 : 02-6956-5278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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