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반달'이 태어난 곳! 윤극영 가옥을 소개합니다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3.02.03. 13:34

수정일 2023.02.15. 02:52

조회 2,810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설날' Ⓒ김수정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설날' Ⓒ김수정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창작동요 '설날'이다. 이 노래는 우리나라 문화운동에 큰 기여를 한 윤극영이 만들었다. "푸른 하늘 은하수~" 노래를 부르며 짝과 마주 보고 손동작을 하는 ‘반달’이라는 노래도 윤극영이 작사·작곡했다. 강북구의 한 골목에 윤극영이 살았던 집이 있어 다녀왔다.
강북구에 있는 윤극영가옥 Ⓒ김수정
강북구에 있는 윤극영가옥 Ⓒ김수정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태어난 윤극영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간도, 일본, 온양, 부산, 군산으로 옮겨 다니며 생활했다. 교동국민학교와 경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에 있는 동양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과 성악을 공부했다.

유학 시절 만난 방정환, 진장섭, 조재호, 손진태, 정병기, 이헌구, 마해송과 함께 ‘우리 어린이들에게 우리말과 노래와 순풍양속을 찾아주자’는 취지로 ‘색동회’를 만들고 ‘어린이날’을 제정하였다. 1923년 5월 1일은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선포한 날이다. 192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곡집 ‘반달’을 출판했다.
윤극영 연보 Ⓒ김수정
윤극영 연보 Ⓒ김수정

서울로 돌아온 윤극영은 1958년 수유동 산6번지에 집을 마련하고 작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작업실을 지었다. 이 집에서 색동회 회원을 다시 모아 조직을 확대·개편하는 준비를 했고, 여러 편의 노래를 만들었다.

1968년 덕성여자대학교 근처로 집을 옮긴 뒤 근처에 작업실을 만들어 글을 쓰거나 작곡을 했다. 일제강점기, 말과 문화를 뺏긴 슬픔 속에서 우리말과 노래를 자라나는 아이들과 나누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동요 짓기는 평생 이어졌다.

동요 100여 곡을 작사·작곡하며 동요 보급 운동을 계속해 나갔고 동화와 수필, 시와 같은 문학 작품도 여러 편 남겼다. 1956년 제1회 소파상, 1970년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서울 미래유산 1호인 윤극영가옥 Ⓒ김수정
서울 미래유산 1호인 윤극영가옥 Ⓒ김수정

강북구 인수봉로 84길에 있는 윤극영가옥은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말년을 함께 보낸 큰 아들 윤봉섭이 2013년까지 거주하였다. 서울시에서 이 집을 유족에게 매입하였고, 윤극영의 유품을 기증받아 ‘서울 미래유산’ 1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윤극영가옥은 선생의 업적과 근대 어린이 문화에 끼친 영향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관으로 만들어 2014년 10월에 문을 열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윤극영의 방 Ⓒ김수정
윤극영의 방 Ⓒ김수정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아담한 단층집은 무심코 걷다 보면 스쳐 지나갈 보통의 가정집이다. 현관 대신 옹기종기 신발이 모여 있는 마루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의 모습도 소박한 가정집이다. 방과 마루, 복도 등 모든 장소가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윤극영이 작고하기 전까지 머물렀다는 방은 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모습으로 꾸며 놓았다고 한다.
윤극영가옥에서 운영하는 동화 구연 프로그램 Ⓒ김수정
윤극영가옥에서 운영하는 동화 구연 프로그램 Ⓒ김수정

한쪽 방에서는 책 읽는 소리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윤극영가옥에서 운영하는 동화 구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동화 구연 외에도 '어린이합창반', '성인동요반, '힐링다도', '글쓰기', '시 낭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도 무료이거나 재료비 정도만 내면 될 정도로 저렴하다.

윤극영 선생이 살았던 집에서 그가 만든 동요를 부르고, 그처럼 글을 써보는 것도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윤극영의 친필원고 Ⓒ김수정
윤극영의 친필원고 Ⓒ김수정

윤극영가옥

○ 위치 : 서울시 강북구 인수봉로 84길 5
○ 교통 : 지하철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에서 578m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70-8992-9720

시민기자 김수정

가볍게 여행 온 듯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즐걸거리 등을 찾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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