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교육부터 사진 촬영까지! "배워서 찍으니 남다르네~"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2.12.06. 13:40

수정일 2022.12.07. 15:46

조회 5,021

일상에서 자주 쓰는 물건이라도 그 사물이 지닌 기능을 다 써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필요에 의해 구매는 했지만, 기능이 너무 많아서 혹은 복잡해서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들이 그렇다. 기자에겐 그런 물건이 카메라다.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워낙 좋다보니, 카메라를 들고 다닐 일이 별로 없어진 이유도 있고, 기계는 샀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작동 방식에, 제대로 배워볼 기회도 못 갖다보니, 매번 설정을 자동으로만 맞춰서 찍었다.

주변에서 “좋은 기계인데, 그 가치의 10분의 1도 사용 못하고 있는 거 알아?”하는 말도 종종 듣곤 했다. 그렇게 늘 카메라를 사용할 때마다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는 듯 부담이 조금씩 생겼고, 기회가 되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종로문화재단에서 주관한 ‘생활문화프로그램’이란 걸 알게 되었다. 프로그램 신청을 통해 사진 기초부터 촬영까지 전문 사진가가 함께 하는 '종로에서 사진촬영 배우기' 6주 수업에 참여했다. 
'종로에서 사진촬영 배우기'는 생활문화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료로 6주간 진행되었다.
'종로에서 사진촬영 배우기'는 생활문화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료로 6주간 진행되었다. ⓒ박지영

‘종로생활문화’에서 진행된 전문 사진작가의 무료 강좌

기자는 이번 사진 수업에 참여하면서 ‘생활문화동호회 활동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관처인 종로문화재단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2018년도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여기서 말하는 ‘생활문화’는 ‘생활 속에서 즐기는 문화’라는 뜻과 ‘생활의 주체가 동시에 문화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기자가 참여한 사진 수업도 종로 생활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문 사진작가의 지도로 기초부터 사진 촬영을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보니 신청이 꽤 빨리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2022년 10월 15일부터 11월 19일까지 매주 토요일 14:30~16:30까지 진행된 수업에는 모두 10여 명이 참여했고, 총 6주간 기초부터 실제 응용까지 실내 이론 수업과 각자의 개인 카메라로 실외 출사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6주간의 수업은 이론 1시간, 출사 1시간으로 구성되었다.
6주간의 수업은 이론 1시간, 출사 1시간으로 구성되었다. ⓒ박지영

기자는 첫 수업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 시간엔 강사가 준비한 포토카드를 몇 장 골라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일반적인 자기소개가 아닌,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이미지를 몇 장 골라 소개한 방식으로, 처음 만났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상대의 취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이후 수업을 통해 카메라를 잡는 법부터 카메라의 구조, 작동 원리, 보관 방법은 물론, 초점이동, 노출, 셔터 스피드 등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 등도 배울 수 있었는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서 가졌던 사소한 질문들이 바로바로 해결되어 유익했다. 특히 좋았던 건, 촬영물 피드백 시간이었는데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이지만, 참여자 개개인의 관점이 투영되어 다채로운 시선을 경험할 수 있었고, 대상을 표현하고자 한 다양한 미감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주어진 이미지 내에서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 자기 소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주어진 이미지 중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 자기 소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박지영
참여자들은 자신의 카메라에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어떻게 화면을 보는지 등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었다.
자신의 카메라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떻게 화면을 보는지 등 기초부터 배울 수 있었다. ⓒ박지영

사진 수업에 참여해 얻은 두 가지 변화

기자는 이 수업을 통해 두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맞았다. 첫 번째는 카메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카메라를 다루는 게 어려웠을 땐 비싸게 산 기계가 애물단지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았는데, 지금은 보물단지로 바뀌었다. 모든 기능을 다 섭렵한 건 아니지만, 배운 한도 내에서 설정을 달리하면서 색도 입히고 구도도 다르게 하다 보니 핸드폰 카메라 보다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더 넓게 느껴졌다. 
출사 수업시간에는 각자 찍고 싶거나 표현하고 싶은 기능을 개별적으로  지도 강사에게 문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출사 수업시간에는 각자 찍고 싶은 기능을 개별적으로 지도 강사에게 문의하고 배울 수 있었다. ⓒ박지영
포커스를 맞추는 것부터, 노출로 다른 느낌을 주는 것까지 매 시간마다 하나의 주제로 사진 촬영 실습이 진행됐다.
포커스를 맞추는 것부터, 노출로 다른 느낌을 주는 것까지 매 시간마다 촬영 실습이 진행됐다. ⓒ박지영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해서 그날의 기분과 감정을 표현해 보았다.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해서 그날의 기분과 감정을 표현해 보았다. ⓒ박지영

두 번째는 출사의 기쁨을 알았다. 수업 때는 여럿이었지만, 혼자 다니면서 서울 구석구석을 느리게 보고 느끼며 사진을 찍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종종 카메라를 들고 집 밖에 나간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을 때와는 또 다르게, 천천히 조작을 하고, 구도를 잡고, 대상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보니 주변이 새롭게 보였다. 수업 때도 잘 알려진 길보다는 사람이 적고 한적한 곳들을 찾아다녔는데, 그러면서 동네를 더 둘러보게 되었다. 또 다른 참여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주제로 소통을 하게 된 것도 큰 재미였다. 
출사를 통해 새로운  장소들을 발견했고, 촬영 대상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구도를 고민하게 됐다.
출사를 통해 새로운 장소들을 발견했고, 촬영 대상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구도를 고민하게 됐다. ⓒ박지영
사진을 찍으면서 주변의 사물, 공간 등을 새롭게 바라보며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주변의 사물, 공간 등을 새롭게 바라보며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박지영

핸드폰 카메라를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수확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 카메라 역시 설정 기능이 다양한데, 사실 그 기호들이 의미하는 바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카메라 기본 기능을 배우다 보니, 핸드폰 카메라도 비슷하게 적용되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우고 경험하기 전에는 가치를 잘 몰랐지만, 배우고 이해하고 나니 다시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각 지역구에서도 생활문화 동호인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이 진행 중이니, 지역구 문화재단이나 구청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원하는 생활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

종로 생활문화동아리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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