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에 로봇주무관이 나타났다! 문서 배송도 척척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2.11.25. 13:31

수정일 2022.11.28. 10:11

조회 3,363

서울시청에 로봇주무관 '로보관'이 등장했다.
서울시청에 로봇주무관 '로보관'이 등장했다. ⓒ김윤경

서울시청에 특별한 공무원이 나타났다. 바로 '로보관'이다. 이름처럼 듬직한 그는 어엿한 서울시 제1호 첫 로봇 공무원이다. 로보관은 공무원증을 부착하고 청사를 누빈다. 

로보관의 업무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오전은 부서간 문서 이동 업무를 지원하고, 오후에는 배달된 정기 우편물을 각 과로 배송한다. 향후 민원 안내 서비스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앱을 통해 로보관을 호출할 수  있다.
앱을 통해 로보관을 호출할 수 있다. ⓒ김윤경

지난 11월 23일 첫 임무를 시작한 로보관의 활약을 보기 위해 서울시청을 찾았다. 로보관의 대기 장소는 시청 1층 왼편에 자리한 문서실 앞이다. 오후 업무를 위해 대기 장소에 있던 로보관이 호출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보관이 문서실에 표시된 구역에 멈춰 서 있다.
로보관이 문서실에 표시된 구역에 멈춰 서 있다. ⓒ김윤경
로보관 몸체 서랍에 서류를 넣고 배송 장소를 입력하면 배송해 준다.
로보관 몸체 서랍에 서류를 넣고 배송 장소를 입력하면 배송해 준다. ⓒ김윤경

로보관이 문서실로 들어가 지정 장소에 서면 담당자는 로보관 본체 서랍 속에 서류 등을 넣고 배송지를 지정한다.  오늘 목적지는 2층에 있는 뉴미디어담당관이다.
로보관이 향할 목적지가 화면에 뜬다.
로보관이 향할 목적지가 화면에 뜬다. ⓒ김윤경
로보관이  1층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로보관이 1층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김윤경

로보관은 청사를 유유히 돌아 1층 스피트게이트를 통과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혼잡도를 고려해 로보관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6호기로만 지정해 놓았다. 
로보관이 스스로 팔을 뻗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다.
로보관이 스스로 팔을 뻗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다. ⓒ김윤경

놀랍게도 엘리베이터 앞에 선 로보관은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올라가는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자 로보관에 입력된 층 버튼이 자동으로 눌러졌고 로보관은 목적했던 층에 맞게 내렸다. 
2층에 도착해 입력했던 목적지를 찾아 가고 있다.
2층에 도착해 입력했던 목적지를 찾아 가고 있다. ⓒ김윤경

2층에 내려서도 로보관이 서류를 전달해야 할 정확한 장소를 알아서 잘 찾아갈까 싶었는데, 주저함 없이 이동한다. 로보관이 전달하는 문서를 받을 담당자는 각 부서의 서무 담당 주무관으로 설정돼 있다고 한다. 
2층 담당자를 찾아온 로보관의 서랍을 열어 배달된 우편물을 꺼내고 있다.
2층 담당자를 찾아온 로보관의 서랍을 열어 배달된 우편물을 꺼내고 있다. ⓒ김윤경

로보관은 긴 통로를 직진해 가더니 담당 주무관의 자리를 찾아가 서류를 전달했다. 담당자가 서랍에서 서류를 꺼내 가자 임무를 마친 로보관은 다시 1층 문서실 앞으로 이동한다. 로보관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해서 신입 주무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로보관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로보관 ⓒ김윤경

로보관이 움직이는 바닥과 6호기 엘리베이터에는 로봇에게 배려해 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버튼을 누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주의해주세요.”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로보관이 음성으로 말하기도 한다. 공손히 말하는 로보관의 모습에 모두 미소를 지으며 길을 비켜줬다. 
로보관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의 인원을 구분할 수 있다.
로보관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의 인원을 구분할 수 있다. ⓒ김윤경

만약 로보관이 엘리베이터에서 못 내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 또 안전문제는 없을까? 담당자는 돌발상황은 대부분 통신 문제이기 때문에 그럴 경우 수동으로 전환해 문제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지나가면 우회를 하고, 완전히 가로막혀 있으면 정지하게 된다. 또 엘리베이터에는 사람과 함께 타게 되는데,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알아서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로보관 덕분에 불필요하게 이동할 시간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아요.” 로보관을 이용해본 담당 공무원의 소감이다. 

실제 로보관은 4시간 동안 약 30∼40개소 사무실에 문서 배달이 가능하다. 다른 공공기관에 배치된 로봇이 대부분 한 공간에서 안내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비해, 서울시의 로봇 주무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을 넘어 이동하는 물류 로봇이다. 그동안은 부서마다 1층 문서실로 직접 가서 우편물을 수령해야 했지만, 로봇 배송 전용 앱을 통해 로보관을 호출하면 부서까지 배송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앱을 통해 로보관의 위치와 배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아직은 로보관이 한 대뿐이라 시청 전체 배송 업무를 감당하지는 못한다. 충전시간은 풀타임으로 15시간이다. 

서울시청 로보관은 관공서로는 첫 사례다. 관공서이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있어 실제 보안성 평가 등 사전 점검 과정은 6개월 넘게 소모되었다. 
현재 로보관은 물류 로봇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로보관은 물류 로봇 역할을 하고 있다. ⓒ김윤경

로보관의 핵심적인 기술은 로봇 관절을 이용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스스로 눌러 이동하는 데 있다. 예전에 로봇박람회에 방문했을 때, 로봇 관절을 유연하게 하는 기술이 어렵다고 들었던 터라 버튼을 누르는 로보관 모습이 신기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1차 실증기간을 진행, 점검하며 향후 야간순찰 등 확대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시행착오 등 각종 사례를 보완해 행정 분야에서의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서울시청에 로보관이 생겨 반갑다. 곧 애칭이 지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궁금하다. 앞으로 로보관이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해 직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업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 로보관이 시민에게 길을 안내하는 등 시민과 직접 만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서울시 로봇 주무관 1호인 로보관이 문서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송 중이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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