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지로를 느끼는 새로운 방법! 젊은 예술가의 아지트를 만나다
발행일 2022.11.15. 17:30
을지서비스센터는 예술 코드로 기능하는 을지로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줬다. ⓒ박지영
기자는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세운상가 뒤쪽 을지로 골목을 찾는다. 인쇄 골목 사이엔 특색 있는 책방, 카페, 전시 공간, 상점 등이 여럿 있는데,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 원래의 외부 인테리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숨겨진 곳을 발견하는 기쁨이 쏠쏠하다. 얼마 전 이곳에 을지로 젊은 예술인들을 소개해주는 ‘을지서비스센터’가 설치돼 10월 14일부터 10월 27일까지 운영되었고, 기자도 이곳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해 베일에 싸여있던 을지로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을지서비스센터는 을지로에서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의 공간을 소개했다. ⓒ박지영
숨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을지로 골목여행사, ‘을지서비스센터’
을지서비스센터는 운영기간 동안 세운상가 한 켠에서 '세상 모든 것에 예술이 연결되는 시대를 위한 서비스'를 진행했다. 중구문화재단과 을지예술센터가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이 활동은, 을지로 3, 4가에 자리한 50여 개의 예술 공간을 세분화하여, ‘예술과 을지로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우리들의 일상에 예술이 어떻게 흡수되는지’에 대한 활용법을 안내해줬다.
본격적인 투어는 을지로 감상법을 위한 ‘을지투어센터’, 을지로의 문화 라이트를 위한 ‘을지문화센터’, 을지로의 컬렉터를 위한 ‘을지쇼핑센터’로 세분화되어 진행되었는데, 필자는 이중 ‘을지투어센터’에 참여했다.
본격적인 투어는 을지로 감상법을 위한 ‘을지투어센터’, 을지로의 문화 라이트를 위한 ‘을지문화센터’, 을지로의 컬렉터를 위한 ‘을지쇼핑센터’로 세분화되어 진행되었는데, 필자는 이중 ‘을지투어센터’에 참여했다.
을지투어는 지역에서 모티브를 얻는 예술가이자 기획자인 고대웅 님의 안내로 이뤄졌다. ⓒ박지영
을지투어센터에서 돌아본 힙지로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
'을지투어서비스'는 6개의 코스로 매 코스마다 6명의 인원을 사전 예약 받아 90분간 진행했다. 기자는 ‘도시를 발견하고 다양성을 더해주는 예술 공간’을 주제로 하는 코스4에 참여해 도보로 이동하며 총 여덟 곳의 예술인 아지트를 방문했다.
아트쉬프트 내부. 감각적인 예술 공간으로 을지로를 찾는 젊은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지영
첫 만남은 '아트쉬프트'에서 이뤄졌다. 아트쉬프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순수미술 조형을 전공하고 미술작가로 활동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5년 된 예술가 부부의 아지트다. 오픈 공간에서 예술을 더 가깝게 경험할 수 있게, 카페, 공연장, 전시장 등 다목적으로 운영 중이다.
2021년 3월에 오픈한 후 1년 동안은 아내인 전아영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고, 현재는 남편인 재커리 로버츠(Zachary Roberts) 작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굉장히 감각적인 공간인데다 음료와 작품집, 굿즈도 판매 중이라 여느 카페처럼 편히 들렀다 갈 수 있다. 당일 참석자들은 아트쉬프트에서 판매하는 전아영 작가의 엽서와 스티커, 아트쉬프트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하는 클래식 연주회의 할인 쿠폰 등을 선물로 받았고, 재커리 로버츠 작가와의 짧은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2021년 3월에 오픈한 후 1년 동안은 아내인 전아영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고, 현재는 남편인 재커리 로버츠(Zachary Roberts) 작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굉장히 감각적인 공간인데다 음료와 작품집, 굿즈도 판매 중이라 여느 카페처럼 편히 들렀다 갈 수 있다. 당일 참석자들은 아트쉬프트에서 판매하는 전아영 작가의 엽서와 스티커, 아트쉬프트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하는 클래식 연주회의 할인 쿠폰 등을 선물로 받았고, 재커리 로버츠 작가와의 짧은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전소연 작가 작업실엔 밝은 기운이 넘친다. 작업실 방문을 원하면 사전에 작가 SNS를 통해 연락하고, 약속을 잡으면 된다. ⓒ박지영
두 번째로 이동한 장소는 '전소연 작가의 작업실'이었다. 평소 상상한 예술가의 작업실과는 조금 다른 을지로 소재 평범한 건물 내에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는 전소연 작가가 뿜어내는 발랄한 기운에 압도당해 공간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전소연 작가의 작품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는데, “작업실의 문은 늘 열려 있으니 오가다 편하게 들러 달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플립러프를 운영하는 젊은 작가들. 을지투어는 기록을 위해 영상촬영도 함께 이뤄졌다. ⓒ박지영
세 번째로 장소는 2020년에 설립된 한국 스트리트 브랜드로 서울에서 시작된 'FLIPROUGH(플립러프)'였다.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닌 서브 컬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데, 보드를 즐기는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 및 제작을 한 옷과 소품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수 있다.
‘젊은 층에게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자신감’을 전하는 메시지를 가진 젊은 예술가들답게, 활동 기반이 된 을지로에 가게를 운영하게 된 이유가 자신들의 예술적 발언을 위한 토대 마련이라는 점이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로서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다.
‘젊은 층에게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자신감’을 전하는 메시지를 가진 젊은 예술가들답게, 활동 기반이 된 을지로에 가게를 운영하게 된 이유가 자신들의 예술적 발언을 위한 토대 마련이라는 점이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하는 젊은 예술가로서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다.
쇼품, 작업실, 워크룸 기능을 하는 '바이꼼 워크룸'. 기자도 이곳에서 지인 선물을 구입했다. ⓒ박지영
네 번째 장소는 '바이꼼 워크룸'이었다. '바이꼼 워크룸'은 비즈공예작가 작업실로,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작품을 소장하는 경험. 손으로 만드는 가치’를 체감할 수 있었다.
작가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쇼룸이자, 일반인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는 교실로, 작가 작업실엔 그동안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들이 세심한 설명과 함께 놓여 있었다. 액세서리마다 작가가 어디서 영감을 받아서 창작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어, 의미를 찾고 싶은 참여자들이 자신을 위해 혹은 지인들을 위해 작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작가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쇼룸이자, 일반인 대상으로 수업도 진행하는 교실로, 작가 작업실엔 그동안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들이 세심한 설명과 함께 놓여 있었다. 액세서리마다 작가가 어디서 영감을 받아서 창작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어, 의미를 찾고 싶은 참여자들이 자신을 위해 혹은 지인들을 위해 작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몽환적 분위기의 주디 작가의 작품은 짜임새 있는 기획전시로 다시 만나고 싶다. ⓒ박지영
다섯 번째 장소는 '주디(Judy) 작가의 작업실'이었다. 동화 속 장면을 연상케 한 이곳은 보라색의 오브제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도 받았는데, 사진도 자유롭게 찍으며 주디 작가의 작품과 예술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편안하게 나눌 수 있었다. 또한 작품의 일부로 마련된 오브제로 참가자들에게 기념품도 만들어 주셨는데, 어디서도 받기 어려운 기념품이라 기자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미오레코드는 음악도 듣고, 음반 및 소품도 구매하고, 차 한 잔도 마실 수 있는 다목적 공간 ⓒ박지영
여섯 번째 장소는 '미오 레코드'였다. 기자가 을지로를 여러 번 왔어도 세운상가나 대림상가 윗길로만 다닐 뿐 아랫길로 다닐 생각은 못해봤는데, 생각보다 이곳엔 맛집과 볼만한 공간이 많았다. 미오 레코드 역시 그 중 하나였는데,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개성 있는 내부 장식과 음반 컬렉션이 인상적이었고, 특색 있는 소품들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핸드 드립 커피도 팔고 있어, 음악이 그리운 날에 이곳을 찾아 목마름과 정서적 충전을 하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갤러리 을지로에서 전문 큐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작품을 더 깊게 볼 수 있었다. ⓒ박지영
일곱 번째 방문지는 '갤러리 을지로'였다. 대림상가 3층에 위치한 이곳 역시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전시를 감상하고 즐기기엔 적합했다. 큐레이터의 설명으로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을 둘러보며 작품의 제작과정 및 의미 등을 짚어 볼 수 있었다.
아고는 조명 쇼룸으로, 을지로에서 작업하는 다른 장르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박지영
여덟 번째 방문지는 'AGO(아고)'로, 한국에서 20여 년 간 조명을 유통해 온 회사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2017년,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디자이너 유화성을 디렉터로 영입하면서 국내외 디자이너들과 소통하고 협업하여 조명 제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조명 쇼룸이지만 다른 장르의 작가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을지로 골목엔 다양한 풍경이 공존하고 있다. ⓒ박지영
언제나 열려있는 예술가의 아지트
기자는 이 투어에 참석한 후, 찾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서울에는 보이는 것보다 더 다양한 공간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를 위해 그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더 다양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점에서 을지투어센터를 통해 을지로에 살고 있는, 작업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또한 예술가를 만나는 일이 전시장이나 특별한 공간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카페, 워크룸, 옷가게, 레코드숍 등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좋았다.
아직 이전처럼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때라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골목 투어를 하던 기분도 다시 들었다. 현재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앞서 소개한 공간들은 작가 개인 작업실을 제외하고는 언제라도 찾을 수 있으니, 힙지로의 예술가 아지트가 궁금한 분들은 찾아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아직 이전처럼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때라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골목 투어를 하던 기분도 다시 들었다. 현재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앞서 소개한 공간들은 작가 개인 작업실을 제외하고는 언제라도 찾을 수 있으니, 힙지로의 예술가 아지트가 궁금한 분들은 찾아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을지서비스센터 - 을지투어센터
○ 을지서비스센터 인스타그램
○ 아트쉬프트
○ 전소연 작가 인스타그램 @illujeon
○ 플립러프
○ 바이꼼 워크룸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6길 5-31 우신빌딩 302호
○ 주디 작가 인스타그램 @wexkrt
○ 미오 레코드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20길 20 1층 수·목휴무. 월·화 13:00~20:00 , 매일 14:00~21:00
○ 갤러리 을지로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157 대림상가 3층 가-372호
○ AGO(아고)
○ 아트쉬프트
○ 전소연 작가 인스타그램 @illujeon
○ 플립러프
○ 바이꼼 워크룸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6길 5-31 우신빌딩 302호
○ 주디 작가 인스타그램 @wexkrt
○ 미오 레코드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20길 20 1층 수·목휴무. 월·화 13:00~20:00 , 매일 14:00~21:00
○ 갤러리 을지로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157 대림상가 3층 가-372호
○ AGO(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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