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숲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22.10.19. 09:30

수정일 2022.10.19. 17:50

조회 1,897

센트럴시티 보도육교를 건너며 '도심 속 숲 트레킹'에 참여 중인 시민들
센트럴시티 보도육교를 건너며 '도심 속 숲 트레킹'에 참여 중인 시민들 ©박칠성

서초구는 '2022년 도심 속 숲, 서리풀 문화여행' 프로그램을 10월 14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2회로 운영한다. 지역 내 다양한 숲, 문화, 역사관 등을 조합한 생활형 도보여행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에는 '서초 기억과 사색의 길 도보' 코스, 금요일에는 '도심 속 숲 트레킹'이 있다.
'도심 속 숲 트레킹' 코스 안내판
'도심 속 숲 트레킹' 코스 안내판 ©박칠성

프로그램 시작 첫날인 10월 14일, 강남고속터미널 →  미도산 → 누에다리 → 몽마르뜨공원 → 서리풀공원 → 청권사로 이어지는 약 4Km 거리의 '도심 속 숲 트레킹' 코스에 참가했다. 지하철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에서 숲해설사, 문화해설사, 참가자 등 총 10명이 모여 해설사에게 숲과 문화 이야기를 들으며 트레킹을 시작했다. '서초(瑞草)'라는 지명은 서리풀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순우리말로 '상서로운 풀', 즉 '벼'를 뜻한다고 한다.
트레킹 첫 코스인 미도산 참나무 숲길을 걷는 시민들
트레킹 첫 코스인 미도산 참나무 숲길을 걷는 시민들 ©박칠성

고속터미널역에서 센트럴시티 보도육교를 건너 '미도산 서리풀 근린공원' 참나무 숲길에 들어섰다. 무성한 숲이 우거진 이 공원은 2010년 집중호우 피해로 황폐해졌는데 주민들로부터 나무를 기증받아 '주민 참여의 숲'으로 복구됐다고 한다. 나무 밑 부분에 둘려진 검정 테이프는 참나무시들음병 방제를 위한 끈끈이 롤 트랩이라는 것도 숲해설사가 알려주었다.
누에 사랑 조각상 '잠몽'과 누에다리로 들어서는 시민들
누에 사랑 조각상 '잠몽'과 누에다리로 들어서는 시민들 ©박칠성

미도산을 지나 '누에다리'에 들어서면서 남쪽으로는 법원단지와 멀리 예술의전당까지 보였고,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한강이 한눈에 보였다. 시민들은 잠실을 양잠의 중심지로 알고 있지만, 서초구 잠원동이 조선시대에 양잠소를 설치해 운영된 곳으로 예로부터 누에와 뽕나무가 많았다는 사실을 문화해설사를 통해 알게됐다. 누에다리 부근에 두 누에가 만나 입맞춤으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표현한 조각상 '잠몽'이 있었는데 이곳에 손을 얹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안내문이 있어 필자도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 보았다.
붉게 물든 나뭇잎으로 작품을 만드는 체험 시간도 가졌다.
붉게 물든 나뭇잎으로 작품을 만드는 체험 시간도 가졌다. ©박칠성

누에다리를 건너니 '몽마르뜨공원'이 우리 일행을 맞이해주었다. 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03년에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이곳 바로 밑에 있는 '서래마을'에는 프랑스 초·중·고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그래서 진입로 이름을 파리의 예술공원인 몽마르뜨에서 가져온 '몽마르뜨길'이라고 하고, 이 공원도 '몽마르뜨공원'이라 불린다.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예술인 고갱, 고흐, 피카소를 기리는 포토존도 마련돼있는데 탁 트인 잔디밭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프랑스인들이 곳곳에 보였다. 몽마르뜨공원 한가운데에는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커플 동상과 가을 장미가 붉게 핀 장미화단이 이 공원의 명물로 자리하고 있다.
서리풀근린공원에서 바라본 한강과 서울의 지명과 방향이 표시된 안내판
서리풀근린공원에서 바라본 한강과 서울의 지명과 방향이 표시된 안내판 ©박칠성

몽마르뜨공원에서 '서리풀다리'를 건너면 '서리풀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정자와 많은 벤치 등을 설치한 쉼터가 잘 조성돼 있다. 정자 옆 전망대에서는 나지막한 산인데도 불구하고 사방팔방으로 서초구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숲 해설자와 함께 떨어진 단풍잎을 주워 부엉이를 만드는 체험도 했다. 또한 군부대가 이전한 대지에는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들이 숲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폭 2m, 길이 1km의 무장애길과 전망대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벚나무들을 식재해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청권사 입구 후문과 묘소 전경. 정문이 닫혀 후문으로 들어셨다.
청권사 입구 후문과 묘소 전경. 정문이 닫혀 후문으로 들어셨다. ©박칠성

이곳에서 '청권사' 쉼터로 이어지는 길도 2010년 집중호우 피해로 황폐했는데 주민으로부터 나무를 기증받아 '주민 참여의 숲'으로 복구됐다. 이 숲은 몽글몽글 맺혀 있는 산수국과 어우러진 멋진 길이었다. 쉼터에서 운치 있는 궁궐 담벼락을 따라 내려가 사당 청권사에 도착했다. 청권사는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의 둘째 왕자 효령대군과 배위이신 예성부부인 해주 정씨를 예장한 묘역 신주를 모신 곳이다. 사당은 영조 때 지어졌고 청권사(淸權祠)라는 편액은 정조가 내렸으며 1972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묘역에는 신도비, 장명등, 문인석 2쌍이 남아 있어 조선 초기 대군(大君) 묘역의 규모와 형식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라고 한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트레킹이 이곳에서 오후 4시에 마무리됐다.
완주 기념품으로 받은 <일상 속 서초여행> 가이드북. 서초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일상 속 서초여행> 가이드북. 서초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박칠성

오늘 트레킹 완주기념으로 참가자 모두는 <일상 속 서초여행> 가이드북을 선물로 받았다. 이 책에는 트래킹하기 좋은 곳, 혼자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 여행지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색다른 명소 등 서초의 특화거리, 산책길, 숲길, 쇼핑거리 등 최신 정보가 소개되어 있다. 120쪽 분량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핸드북 형태로 여행 중에도 한 손에 쥐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되었고, 영어도 병행 표기해 외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나지막한 계단과 야자수 카페트 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나지막한 계단과 야자수 카페트 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박칠성

필자도 산행과 산책을 즐기지만 이번에 참석한 트레킹 코스는 나지막한 계단과 경사도가 거의 없을 정도로 평평한 오르막길들에 야자수 카펫이 깔려 있어 난이도가 쉬운 산책로였다. 어르신들과 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지도와 이정표가 곳곳에 잘 설치돼 있어 첫 방문자도 위치를 파악하고 길 찾기가 쉬웠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도심 속 숲 트레킹'에 참여해 도심에서 자연을 즐기고, 힐링의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가 신청은 서초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고, 자세한 문의는 전화로도 가능하다.

서리풀 문화여행-도심 속 숲 트레킹

○ 일시 : 10월 14일~11월 11일, 매주 금요일 14:00~16:00
○ 대상 : 누구나(회 당 15명 선착순)
○ 참가비 : 무료
○ 코스 : 미도산 → 누에다리 → 몽마르뜨공원 → 서리풀공원 → 청권사
○ 신청 : 서초구청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예약
서초구청 홈페이지
○ 문의 : 02-2155-6207(서초구청 문화관광과 관광팀)

시민기자 박칠성

서울시의 眞善美 열심히 찾아 시민들에게 알려드리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