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따온 채소로 샐러드를…'상도역 메트로팜' 오길 잘했어!
발행일 2022.10.05. 13:00
상도역 메트로팜에는 팜카페가 있어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윤혜숙
아침에 눈 뜨자마자 몸도 정신도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아침을 거른 채 점심시간까지 버티는 것도 어려웠다. 온 가족이 모여서 고심 끝에 아침을 가볍게 먹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 메뉴로 채소와 과일을 혼합한 샐러드를 선택했다. 이제 2개월 남짓 지났지만, 오전의 허기진 뱃속을 달래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일까?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에서 '메트로팜' 카페를 봤을 때 반가웠다.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여느 카페들과 달리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것도 카페 내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이 있어서 더욱 신뢰가 간다.
서울 시내 전철 역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메트로팜이 입주하고 있다. ⓒ윤혜숙
지난 2019년 서울 시내 전철 역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메트로팜이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농작물을 수경재배하는 방식이 생소했다.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신석기시대부터 농작물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토경재배를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에 뿌리를 내리는 수경재배라고 하니 과연 농작물의 수확이 가능할지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필자도 그랬다. 꽃병에 꽂아둔 꽃이 며칠 지나면 시들시들해지는 것을 생각했다. 그런데 '팜에이트'는 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했고, 저공해, 무농약으로 GAP 인증까지 받았다.
직원이 메트로팜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윤혜숙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는 우수 농산물 관리제도로, 주어진 조건을 충족한 농산물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를 뜻한다. 농산물의 생산단계에서부터 최종 판매단계까지 농산물의 농약·중금속·유해 생물 등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유해 요소들을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GAP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해당 농산물이 식품으로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의미이다.
메트로팜은 ICT 기술을 도입해서 최적화된 재배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팜에이트
전통적인 농경 방식이었던 토경재배는 농작물을 재배할 땅이 확보되어야 한다. 반면에 수경재배는 수직으로 층을 쌓아서 재배할 수 있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전철 역사가 지하 공간이다 보니 공기가 순환하지 못해 미세먼지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이를 걸러내기 위해 헤파필터를 갖춘 공조기, 실외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 헤파필터는 미세한 입자를 대부분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로, 공기 중에 있는 0.3㎛ 크기 입자를 99.97% 이상 거를 수 있어 무균실, 의학실험실 등에 활용되고 있다.
물에 뿌리를 내리는 수경재배 방식이어서 좁은 공간에서도 층층이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윤혜숙
농업회사법인 팜에이트(주)는 서울 시내 전철 역사 내 메트로팜을 운영하면서 안전과 최적화된 재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화재의 위험성을 막고, 농작물 재배에 적합한 온도, 습도, 산소 및 이산화탄소의 양 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무균 상태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서 병해충을 막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친환경 방식인 유기농 재배가 가능하다.
상도역 메트로팜은 아이와 성인 대상의 팜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윤혜숙
팜에이트가 세계 최초로 역사 내 운영하는 메트로팜은 아리랑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되었다. 현재 서울 전철 역사 5곳에 메트로팜이 있다. 천왕역, 상도역, 을지로3가역, 답십리역, 충정로역이다. 필자의 집 근처 충정로역에도 메트로팜이 있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농장만 있다. 그런데 상도역 메트로팜은 팜(농장)은 물론이거니와 팜아카데미, 팜카페가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든 드나들면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팜카페를 이용하는 시민은 신선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윤혜숙
강동구에 거주하는 문현성 군(한영고 1학년)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뒤 예약하고 팜아카데미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진로 체험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는데 직접 체험도 하고 또 신선한 샐러드를 먹어보니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팜아카데미는 어린이 대상의 키즈 팜소믈리에 체험, 키즈 팜마이스터 체험, 성인 대상의 스마트팜 수확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메트로팜으로 입장하기 전 반드시 살균 소독을 거쳐야 한다. ⓒ윤혜숙
팜에이트 김성언 팀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메트로팜 내부를 살펴봤다. 카페의 반대편에 출입문이 있다. 입구에서 무균 상태로 입장하기 위해 방진복을 입고 장화를 신어야 했다. 그리고 전신을 살균, 소독한 뒤에라야 입장할 수 있었다. 두 명의 청년이 작업 중이었다. 그들은 채소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면서 채소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돌보고 있었다.
상도역 메트로팜에선 키오스크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 ⓒ윤혜숙
팜에이트는 '우리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라는 사훈을 준수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미래원(주)에서 출발해서 국내 최초로 새싹채소 전용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팜에이트는 농촌에서 흔한 노지 재배가 갖는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비가 집중되는 계절적인 기후 조건으로 인해 채소를 비롯한 농작물의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다. 비닐하우스 재배에서 출발해 싱싱한 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기술로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농작물 재배에 첨단 ICT 기술을 도입하면서 마침내 스마트팜을 구현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일년 365일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천왕역, 을지로3가역, 답십리역, 충정로역에도 메트로팜이 있다. ⓒ윤혜숙
김성언 팀장은 “상도역 메트로팜은 전철 역사에 입주하고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상도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그분들에게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세계 최초의 메트로팜에 팜아카데미와 팜카페까지 갖춘 상도역 메트로팜, 이제 국내외 지역 명소로 거듭날 거란 확신마저 든다.
상도역 메트로팜
○ 주소 : 서울 동작구 상도로 272
○ 찾아가는 길 :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 메트로팜(나가는 곳 1, 2번 연결통로 쪽에 위치)
○ 영업시간 : 9:00 ~ 18:00(매주 월, 화 정기휴무)
○ 전화 : 0507-1337-9127
○ 홈페이지 : www.farm8.co.kr
○ 팜아카데미 : 네이버 예약
○ 찾아가는 길 :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 메트로팜(나가는 곳 1, 2번 연결통로 쪽에 위치)
○ 영업시간 : 9:00 ~ 18:00(매주 월, 화 정기휴무)
○ 전화 : 0507-1337-9127
○ 홈페이지 : www.farm8.co.kr
○ 팜아카데미 : 네이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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