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골목 힙한 을지로에서 '나만의 책 만들기' 도전!
발행일 2022.08.12. 15:25
중구에서는 구민들을 대상으로 총 8회에 걸쳐 '책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지영
서울 중구에서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중구×북토리 '2022 주민과 함께 하는 책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선발된 20명의 교육생은 출판·인쇄의 이론교육 및 실습, 출판물 제작비용을 지원받았다.
중구 주민 누구나 지원 대상이 된 이번 프로젝트는 매주 화요일 하루 4시간씩 총 8회 교육이 이뤄졌다. 필자도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중구 주민 누구나 지원 대상이 된 이번 프로젝트는 매주 화요일 하루 4시간씩 총 8회 교육이 이뤄졌다. 필자도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독립출판물 출간을 위한 준비부터 제작까지 한번에
이번 책만들기 프로젝트는 ‘나만의 책 만들기를 꿈꾸고 있으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중구 구민’ 또는 ‘독립·1인 출판사를 운영하거나 인쇄·출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출판사 관계자’, 그리고 ‘독립출판 작가를 꿈꾸고 있는 예비 작가’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 출판 관련 지식이나 전문성이 없어도 중구 구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던 이 프로그램은 약 4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자랑할 만큼 인기였고, 그만큼 최종 선발되어 모인 시민들의 면면도 나이대도 다양했다.
교육 후 최종 출간물을 내야 했기에 선발 과정에서는 출간 가능한 본인의 원고가 있는지가 중요한 선발 요소로 작용했고, 그래서 그런지 작품집을 준비하고 있거나 아이나 가족의 책을 만들어주고 싶은 (예비) 시민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특히 그림책 및 글 작가, 사진작가, 출판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는데,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장르의 시민 작가들 간의 소소한 소통들도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교육 후 최종 출간물을 내야 했기에 선발 과정에서는 출간 가능한 본인의 원고가 있는지가 중요한 선발 요소로 작용했고, 그래서 그런지 작품집을 준비하고 있거나 아이나 가족의 책을 만들어주고 싶은 (예비) 시민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특히 그림책 및 글 작가, 사진작가, 출판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는데,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장르의 시민 작가들 간의 소소한 소통들도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매 수업시간마다 별도의 교재를 제공해 수업 종료 후에도 필요한 부분을 참고할 수 있었다. ⓒ박지영
매 수업은 관련 전문가분들을 초빙, 폭넓고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으로 진행되었다. ⓒ박지영
전반적인 교육은 북토리(한국학술정보)에서 진행되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하여 주차별로 독립출판·1인 출판사 시작하기, 출판계약서와 저작권, 독립출판의 유통과 판매, 인쇄 용어 이해, 편집디자인, 컬러 기초 이론 등 출판 인쇄 제작실무, 출판 유통과 마케팅 등 다른 기관 교육들과 차별화되는 전문적인 커리큘럼으로 꾸며졌다.
각각의 교육은 그 분야에서 잘 알려진 현업 종사 전문 강사를 초빙했고, 인쇄 산업 특구인 중구의 지역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출판 인쇄 제작 실무 분야는 북토리 소속 직원인 전문가들이 진행해 한층 더 전문적이었다. 마지막 수업 때는 종일에 걸쳐 을지로 인쇄골목과 파주 북토리 공장을 견학했고, 간단한 수료식으로 8주차의 교육이 마무리되었다.
각각의 교육은 그 분야에서 잘 알려진 현업 종사 전문 강사를 초빙했고, 인쇄 산업 특구인 중구의 지역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출판 인쇄 제작 실무 분야는 북토리 소속 직원인 전문가들이 진행해 한층 더 전문적이었다. 마지막 수업 때는 종일에 걸쳐 을지로 인쇄골목과 파주 북토리 공장을 견학했고, 간단한 수료식으로 8주차의 교육이 마무리되었다.
교육 참가자들이 제작한 샘플북. 독특한 그림체를 지닌 그림책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박지영
원고를 쓰는 것만큼이나 인쇄소를 거쳐 원하는 사양의 책을 제작하는 건 일반인에게는 정말 힘든 일인데, 그 전반적인 과정을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종합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개별적으로 준비하던 독립출판물을 지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출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에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교육과정 기간 동안은 부족하거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전문가와의 소통 창구가 늘 열려 있어, 경험이 없더라도 독립출판물 작가를 꿈꾸고 있는 시민이라면 어려워 말고 도전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교육과정 기간 동안은 부족하거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전문가와의 소통 창구가 늘 열려 있어, 경험이 없더라도 독립출판물 작가를 꿈꾸고 있는 시민이라면 어려워 말고 도전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을지 유니크팩토리는 영상·인쇄에 특화된 장소로 사전예약을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박지영
중구의 명물, 을지 유니크팩토리와 인쇄골목
오래된 인쇄골목이 있는 중구에는 인쇄산업 특구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여러 장소들이 있다. 교육이 진행된 을지트윈타워 지하 2층에도 중구청과 동국대학교가 만든 혁신창업공간인 '을지 유니크팩토리'가 자리하고 있다. 을지 유니크팩토리는 영상과 인쇄에 특화된 공간으로, 도심제조업 및 문화 콘텐츠 인력 양성, 창업 지원사업(인큐베이팅), 메이커스페이스 운영, 창업 인프라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를 제공한다는 점으로, 사용가능한 기계에 관한 정보는 을지 유니크팩토리 홈페이지 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무, 디지털, 레이저, 3D 프린터를 이용한 시제품이나 원하는 사양의 데이터 인쇄를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만 하면 무료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과 장비를 제공한다는 점으로, 사용가능한 기계에 관한 정보는 을지 유니크팩토리 홈페이지 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무, 디지털, 레이저, 3D 프린터를 이용한 시제품이나 원하는 사양의 데이터 인쇄를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만 하면 무료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성능 좋은 인쇄장비들을 많이 갖추고 있어 사용자는 데이터 파일만 준비하면 된다. ⓒ박지영
시제품도 만들어 볼 수 있는데, 홈페이지에서 이용가능한 기기들의 종류와 사양을 확인, 예약할 수 있다. ⓒ박지영
을지로 인쇄골목은 도시 중심부에 형성된 인쇄 전문 소규모 산업단지로, 서울 내에서도 보기 드문 인문학적 풍경을 보여준다.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출판물들이 제조되는 공정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화에 익숙한 세대가 보기 어려운 인쇄문화와 함께 공존했던 서울의 역사도 공간을 통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인쇄골목을 여러 번 지나가 보긴 했지만 그곳에 적힌 말들과 기계들의 정확한 용도를 이해하긴 어려웠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듣고 함께 견학을 하면서 인쇄 용어나 기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쇄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어떤 것들이 특별함을 부여하는지 실례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필자도 인쇄골목을 여러 번 지나가 보긴 했지만 그곳에 적힌 말들과 기계들의 정확한 용도를 이해하긴 어려웠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듣고 함께 견학을 하면서 인쇄 용어나 기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쇄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어떤 것들이 특별함을 부여하는지 실례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중구청 담당자와 북토리 직원의 안내로 인쇄골목을 돌아보며 그동안 배운 용어들을 복기할 수 있었다. ⓒ박지영
좁은 인쇄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종이와 물품을 운반하는 삼발이 ⓒ박지영
인쇄골목에 위치한 북토리 서울사무소와 일반 인쇄소를 방문하여 실제 인쇄 과정도 견학했다. ⓒ박지영
이 지역에는 인쇄문화뿐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00년의 역사를 훌쩍 넘긴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했던 국도극장이 있던 표지석과 충무공 이순신 생가 터 표지 등을 보며, 단순히 인쇄골목이 아니라 세대와 역사를 뛰어넘는 유적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쇄 골목 구석구석 자리한 동네책방과 '힙지로'라는 애칭을 부여한 특색 있는 가게들까지,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구에서는 이런 을지로의 모습을 속속들이 볼 수 있도록 무료 해설 프로그램 '을지유람'을 진행하고 있다. 을지로 전반을 볼 수 있는 코스로, 4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단, 혹서기인 8월에는 진행하지 않으니 자세한 사항은 중구청 홈페이지를 참고 바란다.
인쇄 골목 구석구석 자리한 동네책방과 '힙지로'라는 애칭을 부여한 특색 있는 가게들까지,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구에서는 이런 을지로의 모습을 속속들이 볼 수 있도록 무료 해설 프로그램 '을지유람'을 진행하고 있다. 을지로 전반을 볼 수 있는 코스로, 4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단, 혹서기인 8월에는 진행하지 않으니 자세한 사항은 중구청 홈페이지를 참고 바란다.
인쇄골목에는 한국영화사 100년에 기여한 국도극장과 이순신 탄생지 표지 등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들이 많다. ⓒ박지영
골목에 위치한 동네책방과 시장. 예쁜 카페나 소품 가게 등도 많아 힙지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박지영
제작된 나만의 책 80여 권은 택배로 배송
정규수업 종료 후 일정 시간을 거친 각자의 최종 작업물은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담당자 메일로 최종 전달되었다. 이후 개별 인쇄가 진행되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얼마 전 택배로 배송받았다. 필자가 제공받은 책은 약 80여 권으로, 각 책자의 제작 사양에 따라 수량은 차이가 있다. ISBN을 발급받은 정식 출간물은 아니지만, 주변 지인들과 나눈 후 남은 책들은 독립출판 마켓이나 지역구 축제에서 판매도 생각 중이다.
여러 기관에서 책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제작 과정, 특히 인쇄 과정 전반을 면밀하게 알려주는 교육은 없으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후에라도 꼭 참여해 보길 바란다.
여러 기관에서 책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제작 과정, 특히 인쇄 과정 전반을 면밀하게 알려주는 교육은 없으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후에라도 꼭 참여해 보길 바란다.
제작된 책은 보관본을 제외하고 각 가정으로 배송되었다.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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