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으로 돌아온 광화문광장에서 쉬며 뛰놀며!
발행일 2022.08.08. 15:00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상 앞 ‘명량분수’ 주변에는 장군의 어록을 기록한 석판들이 놓였다. ⓒ이선미
8월 6일 광화문광장이 베일을 벗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 오후 습도가 높았지만 광장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이 새단장을 마치고 개장한 8월 6일, 광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이선미
새단장을 한 광화문광장은 역사와 문화, 놀이를 염두에 두고 조성되었다. 삼군부와 고종 즉위 40년 칭경기념비에 이르는 역사적 공간들은 유구를 살리고 기억을 환기시키는 '역사물길' 등으로 태어났다.
사헌부 유구는 그대로 노출시켜 옛 공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선미
경복궁 월대와 해치상은 내년에 제자리를 찾아 복원될 예정이다. ‘시간의 정원’에서는 사헌부의 건물 담장과 집터로 추정되는 유구를 만나볼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내려다본 광화문광장. 사헌부 유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의 정원’이 보인다. ⓒ이선미
경복궁 월대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광화문 앞 ⓒ이선미
이날 특히 주목받은 건 아무래도 분수였다.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다 보니 물은 어디서나 환영 받았다. 아이들은 물줄기가 한글 자모음을 만드는 ‘한글분수’와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명량분수’ 앞에서 축제를 즐겼다. 아이들과 광화문에 나올 때는 여벌 옷을 가져오는 게 좋겠다.
'한글분수'는 한글 자모음 모양을 만들며 물줄기가 솟아오른다. ⓒ이선미
광복 77주년을 의미하는 77개 노즐이 물을 뿌려 아치를 만드는 '터널분수' 역시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밖에서 사진을 찍다가 기자도 분수 안으로 걸어들어가 보았다. 아이들이 물을 튀겨 옷이 젖었지만 서로를 보고 웃었다.
'분수터널'에서는 어른아이 없이 즐거워졌다. ⓒ이선미
사헌부 입구에서 발견된 우물을 본떠 만든 ‘바닥우물’과 끊임없이 샘물이 솟아나는 ‘샘물 탁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길 쉼터였다.
바닥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바닥우물’은 사헌부 터에서 발견된 우물을 본떠 만든 공간이다. ⓒ이선미
해가 저무는데도 아이들이 ‘바닥우물’에서 놀고 있다. ⓒ이선미
문화쉼터에는 물에 비친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샘물 탁자’가 만들어졌다. ⓒ이선미
세종로공원 앞 바닥에 설치된 ‘역사물길’ 또한 환영을 받았다. 시민들은 아예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근 채 주말 오후 무더위를 식혔다. 흐르는 물이 맑았다. ‘역사물길’ 바닥에는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현재까지 연도와 주요 사건들이 새겨져 있다.
흐르는 ‘역사물길’에 발을 담근 시민들 ⓒ이선미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22년 광화문광장 조성까지 우리 역사의 주요 사건들이 새겨진 ‘역사물길’ ⓒ이선미
광화문광장만이 아니라 주변 건물들도 시민들을 위한 선물을 마련했다. KT빌딩 외벽과 세종문화회관 벽면에도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돼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 LED 스크린에서는 여전히 ‘광화벽화’가 펼쳐진다.
‘시간의 정원’의 앉음벽은 ‘광화벽화’를 관람할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이선미
시민들은 곳곳에 마련된 정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어린 나무들이지만 푸른 수목이 주는 청량함이 제법 싱그러웠다.
시민들이 정원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이선미
앉아 있을 곳이 많아져서 좋았다. 물길 옆에도 앉고 시간의 정원 위에도 앉고 문화쉼터든 놀이마당이든 여기저기 길게 놓인 앉음벽과 나무계단과 의자에 앉아 쉴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상 주변에도 의자가 있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선미
이제는 광화문광장이 특별한 이벤트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계절마다 갈아엎으며 새로운 꽃들을 심지 않으면 좋겠다. 깊게 뿌리내려 큰 나무가 될 수종들이 든든하게 자리잡아 할머니의 할머니가 보았던 것을 손자들이 또 대대로 볼 수 있는 광장이면 좋겠다.
식재한 나무들이 잘 뿌리 내려서 오래오래 그늘을 드리우면 좋겠다. ⓒ이선미
조선시대 행정부가 사라져버린 자리에 시민들의 광장이 생겼다. 아픈 역사를 제대로 다독이며 든든하게 빛으로 가득한 미래를 꿈꾼다. 우리 모두가 빛으로 가득한 광장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며칠 후면 또다시 맞는 광복절이다. 엄혹한 세상에서 심훈은 썼다.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날은 찾아왔고 우리는 자유롭다. 개장일은 너무 많은 인파 속에서 제대로 광화문광장을 만끽하지 못했다. 다시 천천히 ‘육조 앞 넓은 길’을 걸어봐야겠다.
그날은 찾아왔고 우리는 자유롭다. 개장일은 너무 많은 인파 속에서 제대로 광화문광장을 만끽하지 못했다. 다시 천천히 ‘육조 앞 넓은 길’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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