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해요!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평생교육지원센터 개관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2.06.24. 10:12

수정일 2022.06.24. 14:20

조회 3,901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 개관식 현장
서울특별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시민들
서울특별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시민들 ⓒ 조수연

우연히 TV를 보다, 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지능 장애는 아니지만, 다른 학생보다 학습 진도와 이해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들은 ‘느린학습자’, 즉 경계선 지능에 있는 아이들이었다.

경계선 지능은 웩슬러 지능검사 기준으로 지능지수가 71~79점이거나 DSM 기준으로 71~84점인 지적 장애와 비지적 장애 사이의 경계선으로 분류된 상태를 뜻한다. 지능 점수가 낮아 학습능력, 어휘력, 인지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지만,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보이기 때문에 빠른 발견이 어렵기도 하다.

특히 경계선 지능은 ‘법적’으로 장애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지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지능인은 부모가 사비로 교육하는 현실이다. 실제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한 달에 많게는 수백만 원의 교육비를 부담한다고 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 제6조를 근거로 경계선지능인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지난 22일, 경계선지능인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실현을 위해 ‘평생동반자’가 되어주는 의미에서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 개소식이 개최됐다. ☞ [관련 기사] 전국 최초 '경계선지능인' 위한 평생교육센터 개관
개소식에 앞서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만든 베이커리와 샐러드, 음료 등이 준비됐다.
개소식에 앞서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만든 베이커리와 샐러드, 음료 등이 준비됐다. ⓒ 조수연

개소식에 앞서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만든 베이커리와 샐러드, 음료 등이 준비됐다. 모두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한 음식들로, 개소식을 찾은 시민들과 관계자들이 맛있는 음료를 마시면서 개소식을 기다렸다.

개소식은 테이프커팅 및 기념촬영으로 시작했다.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의 개소식은 다른 개소식과 차이점을 보였다.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테이프커팅의 중심으로 자리한 것. 실질적으로 지원센터를 운영하게 되는 DTS 행복돌고나 지우영 이사장과 경계선지능인 학생들이 같이 테이프를 끊으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를 발의했던 채유미 서울시의원.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를 발의했던 채유미 서울시의원 ⓒ 조수연

이후 도봉구립 쌍문동청소년랜드 김성아 센터장의 사회로 개소식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 개소까지 도움을 준 내빈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DTS 행복돌고나 지우영 이사장의 감사 인사가 있었다. 지우영 이사장은 “경계선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이 지원센터 개관까지 이어졌다”며 “지원센터의 이름인 밈(mim)처럼 경계선 자녀들을 끝까지 밀어주겠다”고 전했다.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를 발의했던 채유미 서울시의원은 故 송해의 말을 인용하며, “경계선지능인 아이들, 청년들은 살면서 실패라는 뜻의 ‘땡’만을 경험하는데, 앞으로 수많은 ‘딩동댕’을 경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원센터가 경계선지능인에게 ‘딩동댕’을 경험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철웅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이 평생교육에 편입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교육을 통해 꿈을 찾고, 꿈꾸면서 삶을 이야기하고, 현재와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사례를 들며,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교육이 누리호처럼 힘차게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DTS 무용단의 축하공연
DTS 무용단의 축하공연 ⓒ 조수연
눈을 뗄 수 없었던 레이저 포이 공연
눈을 뗄 수 없었던 레이저 포이 공연 ⓒ 조수연

지원센터 개관을 도왔던 이들의 축사가 끝나고,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총 두 개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는데, 먼저 ‘천천히 걷는 새’를 주제로 재즈가수 나나의 노래에 맞춰 DTS 무용단이 공연을 선보였다.

두 번째 공연은 레이저 포이. 처음 들어본 레이저 포이 공연은 빛의 잔상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최첨단 LED와 노래를 활용했다. 노래에 맞춰 LED 유리봉으로 스펙트럼을 펼쳐 시각적인 이미지를 줬는데, 개소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박수로 이들의 공연에 화답했다.
개소식에 참여한 시민들이 실을 던져 하나의 그물을 형성했다. 그물은 바로 네트워크다.
개소식에 참여한 시민들이 실을 던져 하나의 그물을 형성했다. 그물은 바로 네트워크다. ⓒ 조수연

끝으로, 이번 개소식의 하이라이트인 ‘세레모니’가 진행됐다. 세레모니는 실을 한 사람씩 던져서 그물을 만들었는데, 그물은 네트워크를 뜻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실현을 위해서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원센터 한 켠에 마련된 다양한 책들과 연구들
지원센터 한 켠에 마련된 다양한 책들과 연구들 ⓒ 조수연

한편,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평생교육 서비스 제공, 네트워크 구축 및 지원역량 강화, 연구개발, 홍보 및 인식개선 활동을 펼친다. 자조모임과 심리정서상담을 지원하며,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정책연구와 실태조사와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또한, 경계선지능인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개선 사업도 실시한다.

법이나 제도,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계선지능인.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가 조금은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경계선지능인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길 바란다.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

○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1길 22(태성빌딩) 4층 403호
홈페이지
○ 문의: 02-733-8950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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