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발견(犬)! 유기견 입양 원한다면 '발라당 입양카페'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11.09. 14:05

수정일 2021.11.11. 17:26

조회 4,066

폐업한 애견카페가 유기동물 입양센터로 변신! 서울시 '발라당 입양카페' 시범운영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 명에 달하는 지금, 버려지는 동물 역시 많은 게 현실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유기견 입양을 확산하기 위해 비영리 민간단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이하 ‘동행’)과 함께 ‘발라당 입양카페’를 열었다. 

지난 2013년부터 개와 고양이를 비롯한 유기동물 구조 활동을 해온 ‘동행’은 발라당 입양카페를 통해 유기견 구조와 보호, 입양까지 돕고 있다. 폐업한 애견카페를 임대해 시범 운영 중인 카페는 유기견을 입양하고자 하는 시민들 모두에게 열려 있다. 
지난 4월 동대문구에 유기동물의 보호와 입양상담을 위한 ‘발라당 입양카페’가 문을 열었다. ⓒ이선미
지난 4월 동대문구에 유기동물의 보호와 입양상담을 위한 ‘발라당 입양카페’가 문을 열었다. ⓒ이선미

동대문구 무학로에 위치한 발라당 입양카페의 문을 열자 개들이 컹컹 짖고 꼬리를 치며 달려들었다. 동시에 달려드는 개들의 환영이 꽤 당황스러지만 그 순간 개들이 무척 편하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기견들이 입양이 될 때까지 보호받는 발라당 입양카페 내부 ⓒ이선미
유기견들이 입양이 될 때까지 보호받는 발라당 입양카페 내부 ⓒ이선미

서울 인근에서 발견된 유기견들은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열흘 동안 주인을 기다리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기본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 위기에 처하게 된다. 발라당 입양카페는 위기에 처한 개들을 임시 보호하며 입양을 원하는 시민들과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발라당 입양카페는 유기동물을 만나고 싶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선미
발라당 입양카페는 유기동물을 만나고 싶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선미

입양을 기다리는 개들은 ‘동행’ 홈페이지에 정보가 올라간다. 발라당 입양카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매일의 소식을 전한다. 입양을 원할 경우 언제든 상담을 할 수 있다. 원하는 시간에 발라당을 찾아 몇 시간 동안 함께 놀고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발라당 입양카페에는 대략 열 마리 정도의 개가 머물다가 입양되곤 한다. ⓒ이선미
발라당 입양카페에는 대략 열 마리 정도의 개가 머물다가 입양되곤 한다. ⓒ이선미

가족들과 논의를 하고 충분히 준비가 되면 입양신청서를 쓴다. 함께 살 공간을 확인하기 위해 집안 사진도 찍어 보내야 한다. 일주일 정도 입양신청자에 대한 상담을 거쳐 입양이 완료된 후에도 지속적인 확인이 이어진다.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입양은 그만큼의 책임을 필요로 한다. ‘동행’의 최미금 이사 역시 반려견을 입양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첫 번째 당부가 책임이었다. 책임감은 필요한 일들을 제때에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중성화 수술’과 ‘동물 등록’은 보호자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반려견이 자칫 유기견이 되었을 때 새끼를 낳으면 또다시 버려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동행의 최미금 이사는 반려견들도 첫 주인은 알아본다며 책임을 강조했다. ⓒ이선미
동행의 최미금 이사는 반려견들도 첫 주인은 알아본다며 책임을 강조했다. ⓒ이선미

최 이사가 당부하는 또 한 가지는 ‘쉽게 남한테 맡기지 말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보통 대여섯 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물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최 이사는 “반려견들도 첫 주인은 알아봐요”라며, 가족이라면서 어떻게 버릴 수 있는지 반문한다. 
발라당에는 장안이와 와리, 금동이와 해피를 포함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동물이 있다. ⓒ이선미
발라당에는 장안이와 와리, 금동이와 해피를 포함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동물이 있다. ⓒ이선미

잠시 카페에 머무는 동안 개들이 경계를 하다가 주변을 맴돌다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다. 특히 장안동에서 발견된 ‘장안이’는 카페에서 개구쟁이 담당이라고 한다. 오지랖이 넓어서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개들한테 자꾸 짓궂게 굴다가 혼이 나곤 한다. 다리 수술까지 했지만 건강 상태가 좋아져 8킬로그램이나 살이 찐 장안이는 현재 발라당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서도 눈동자로 카메라를 곁눈질하고 있는 유기견 와리 ⓒ이선미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서도 눈동자로 카메라를 곁눈질하고 있는 유기견 와리 ⓒ이선미

하지만 ‘유기견’이었던 개들은 각각의 상처를 갖고 있다. ‘와리’는 카메라가 향하고 있으면 자꾸 시선을 피한다. 발라당에 온 지 한 달이 된 ‘해피’는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다. 자꾸 구석으로 들어가 혼자 웅크리고 있다. 같이 놀지도 않고 같이 먹지도 못하는 해피가 다시 행복해지라는 기원을 담은 이름처럼 빨리 ‘해피’해지면 좋겠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듯한 해피가 빨리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바란다. ⓒ이선미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듯한 해피가 빨리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바란다. ⓒ이선미
고은채 매니저가 카페의 유명인사(?)인 '와리'를 안아주고 있다. ⓒ이선미
고은채 매니저가 카페의 유명인사(?)인 '와리'를 안아주고 있다. ⓒ이선미

동행은 올해 150마리의 유기견을 새로운 가족과 만나게 해주고자 한다. 현재까지 발라당 입양카페를 통해 60여 마리가 입양에 성공했다. 입양카페가 서울 도심에 있다 보니 시민들도 좀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작은 파티도 열린다. 바자회와 산책 행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거리두기가 강화됐을 때는 온라인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반려견 이제 사지 말고 입양하자. ⓒ이선미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반려견 이제 사지 말고 입양하자. ⓒ이선미

“혼자 산책을 하면 아무도 몰라보는데 강아지랑 나가면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요. 반려견 덕분에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고 정보교환도 하죠.”
최 이사의 말처럼 반려동물은 소외를 줄이고 사람들과의 사이에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가 행복한 ‘동행’, 이제 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을 하자. 

발라당 입양카페

○ 위치: 서울시 동대문구 무학로42길 45 루비빌딩 5층
○ 입양상담: 평일 10:00~19:00, 월요일·공휴일 휴무
○ 동행카페입양신청: http://m.cafe.daum.net/happyanimalcompanion
○ 문의: 02-313-9333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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