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붐비고, 중소기업은 썰렁" 청년일자리 양극화 해소 방안은?
송수종 연구위원
발행일 2021.10.13. 16:45
한국고용정보원 송수종의 ‘청춘어람(靑春語覽)’ (6) 양질의 청년일자리, 중소기업 R&D 지원 확대해야
경제·산업·노동·교육·복지 등 사회 전반적으로 빈곤·불평등·격차·장애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확대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양극화 확대는 청년 개인의 삶 전반적인 영역 뿐 아니라 기업 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호 칼럼에서는 최근 청년고용지표 상황, 중앙부처의 중소기업 대상 청년정책 현황,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규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황 및 쟁점, 양극화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R&D 지원 방안 등의 순서로 소개하고자 한다.
1. 청년이 실제 느끼는 실업률 … 공식 실업률 보다 2.7배 높아
청년의 취업난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청년실업률 지표 보다는 청년이 실제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고용보조지표로 판단해야 한다.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시간 근로자, 공시생, 취준생, 구직단념생 등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청년 노동력을 포함하는 고용보조지표의 청년실업률(24.6%)이 공식 청년실업률인 8.9% 수준 보다 2.7배 높게 나타나고 있다.필자가 조사한 '2020년 청년고용정책 인지도 및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정부가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청년 일자리 질 개선(51.1%)으로 나타났고, 청년일자리 양 늘리기(30.1%), 정규직-비정규직 고용격차 완화(19.3%),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 정규직화(17.8%)”가 뒤를 이었다. '고용(일자리)의 질'은 국제노동기구(ILO)와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가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기준으로 제시하는 요건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국제기구의 기준에 의하면 고용안정성(안정성과 유연성), 능력개발(숙련형성, 평생교육, 경력개발), 소득불평등(저임금 해소와 적정임금), 노동조건(노동시간, 작업환경), 고용평등(양성평등, 다양성과 비차별), 일과 가정의 양립(일과 삶의 균형), 사회보장(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참여발언(사회적 대화와 노동자 참여)의 보장수준이 만족스러운 직장이나 일터는 고용의 질이 높고 좋은 일자리에 해당한다.
2. 중앙부처의 중소기업 대상 청년정책 현황 … R&D 등 경제‧산업정책도 포함해야
중앙부처의 청년정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청년정책 과제 수와 예산은 각각 308개, 23.8조원이다. 청년정책의 유형은 크게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의 5가지 정책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자리 분야의 정책 과제 수와 예산은 각각 115개(37.3%), 8.2조원(34.5%) 규모이다.이와 같이 청년정책의 목적은 고용촉진이 주된 목적이고, 기업의 투자촉진, 연구개발(R&D), 구조조정·M&A 등 경제·산업 정책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청년정책을 수립할 때 경제·산업 정책을 포괄하여 종합적·체계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각 부처가 개별적·산별적으로 수립한 정책들을 단순 취합하기 때문에 산업구조적인 관점에서 경제·산업 정책의 비전을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늘리기와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립하는 중앙부처의 청년정책 시행계획이 중장기 R&D 투자전략 수립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산업정책의 비전도 포함해야 한다.
3.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규모 … 아직은 대기업 위주
국가 R&D 예산 30조원 시대가 열렸다. 2022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국가연구개발(R&D)사업은 29.8조원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R&D 예산규모는 2019년에 20조원 시대를 열고 불과 3년 만에 10조원이 늘어 약 30조원에 도달할 전망이다.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 활동은 주로 대기업 주도로 민간 부문 예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집행 실적에서도 중소기업의 비중은 크지 않다.
4.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황 및 쟁점 … 혁신역량, 생산성 격차
산업 부문의 양극화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내수·수출 간 양극화, 업종 간 양극화 등이 있으나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과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 간 양극화 현상은 경기변동적인 요인이 아니라 기술개발능력의 격차 확대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요인에 있다.5. 너무 적은 양질의 일자리, 성장 멈춘 중소기업 … R&D 지원과 소득지원 확대해야
최근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늘어나고 대기업 수가 줄어드는 반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자동화 및 경력직 선호 등으로 대기업의 신규고용 여력도 줄어들면서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상황이다.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제적 양극화의 핵심인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확대를 통해 혁신역량 제고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여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세제 등 관련제도를 개선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보다 많이 생성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중소기업 간 혁신역량 및 생산성 격차 해소 이외에도 우수한 인재가 중소기업에 입직하여 장기간 재직할 수 있도록 청년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예시 : 청년내일채움공제, 자산형성 지원, 청년기본소득 등)과 근로여건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청년정책모니터링팀) 송수종 연구위원의 ‘청춘어람(靑春語覽)’은 매월 둘째주 수요일(발행일 기준)에 발행되는 전문칼럼입니다. 청춘어람은 ‘청춘(靑春)들의 이야기(말씀 어, 語)를 살피다(살필 람, 覽)’란 뜻으로, 대한민국 청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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