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알밤이 톡! 일자산 숲길에서 가을맞이
발행일 2021.09.30. 11:43
활동하기 딱 좋은 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이 끝이 보이지 않고 갑갑한 마음에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도심 속에서 숲을 만끽하며 편안한 숨을 쉴 수 있는 보물 같은 공간, 일자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자산 잔디광장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휴식공간이다. ⓒ김민채
일자산은 서울의 동쪽 끝, 경기 하남시와 경계를 이루는 둔촌동에 자리했다. ‘둔촌동’이라는 지명은 고려 말 둔촌 이집 선생이 은둔했다는 '둔굴'이 이곳 일자산에 있어 유래됐다고 한다. 일자산은 이름처럼 남북으로 일(一) 자 모양으로 뻗어 있고, 해발 130여 미터에 불과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걷기 좋은 숲속 산책길이다. 코스 길이는 총 5km 정도다.
서울 둘레길 3코스 중 하나인 일자산 코스는 약 5km 정도 된다. ⓒ김민채
서울 둘레길 3코스 중 하나인 일자산은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고덕산과 이어지고, 산자락을 따라 도시농업공원, 허브천문공원, 길동생태공원,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해맞이 광장 등이 자리한다. 다양한 즐길거리 덕분에 강동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 하남시민 모두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MTB 라이더 중에 일자산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MTB 코스도 갖췄다.
일자산은 폭신한 흙길을 걸으며 이 꽃 저 꽃 구경만 해도 즐겁다. ⓒ김민채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 추천한다. 일자산은 30여 종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자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숲속 놀이터다. 주말 오솔길을 걸으며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등에서 톡톡 떨어지는 도토리 구경에 신이 나고, 떨어진 밤 송이에서 알찬 밤이 쏘옥 나올 때마다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툭 떨어진 밤송이에서 토실토실한 알밤을 얻었다. ⓒ김민채
필자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누리장나무, 신나무, 노루오줌, 큰꿩의비름만추 등 재미있는 이름표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간간이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머릿속까지 맑게 해주는 것 같았다. 울창하게 뻗은 숲길 사이로 파란하늘이 내비치고 눈부신 가을 햇살도 쏟아진다. 깊어가는 가을, 시 한편 읽고 싶은 생각이 난다. 산책길 길목마다 놓여 있는 시 한편을 조용히 읊조리며 걸어본다.
100m 남짓한 계단을 오르면 일자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해맞이 광장이 위치하고 있다. ⓒ김민채
깨끗하게 관리된 해맞이 광장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김민채
아울러 일자산은 숲길 곳곳에 나무의자를 설치해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했고, 운동기구도 있어 산책을 겸해 운동도 할 수 있다. 혹시 모를 산불로 귀중한 자연이 훼손될까 시민들이 오가는 장소에 소방시설, 산불진화함, 인화물질보관함 등도 비치했다.
산책로 주변에 화재에 대비해 산불진화함, 인화물 보관함 등이 준비됐다. ⓒ김민채
새롭게 정비된 야외무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 ⓒ김민채
뿐만 아니라 강동구는 최근 일자산공원 내 낡고 훼손된 시설물을 재정비해 공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잔디광장에 만남의 장소로 불리던 야외무대를 확장하고, 경관형 수경시설 조성, 노후된 산책로와 시설물들을 재정비해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수경시설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관망데크가 조성됐다. ⓒ김민채
경관형 수경시설에는 야간경관 향상을 위한 조명도 설치됐다. ⓒ김민채
이 중 경관형 수경시설에는 다양한 연출의 노즐과 쿨링포그, 야간경관 향상을 위한 조명을 설치하고, 상부에 수경시설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관망데크를 마련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수경시설 주변에는 토종의 수수꽃다리와 배롱나무의 신품종인 핑크벨벳을 비롯해 실버달러, 레드바론 수국을 식재해 계절별로 형형색색의 꽃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 시민이 백합이 피어있는 길을 산책하고 있다. ⓒ김민채
수국이 식재된 흙길 모습 ⓒ김민채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외출이 어려운 요즘, 가까이에 있는 도심 속 공원의 소중함이 더욱 느껴진다. 흙내음과 풀벌레 소리를 즐기고 싶다면 일자산에 들러 한적하게 외딴 숲길 산책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일자산 숲길 산책이 짧게 느껴진다면 서울 둘레길 코스인 상일 동산과 명일근린공원을 걸어 고덕산과 암사동을 거쳐 한강까지도 걸어볼 만하다.
■ 일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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