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더욱 빛났던 '독립문'의 야경
발행일 2021.08.24. 09:00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대문구에 위치한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 충정로에 살고 있는 필자는 집을 나서 걸어서 30분 만에 독립문에 도착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곳이다. 한 여름 더위가 한 풀 꺾인 요즘, 방역수칙을 지키며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공간이었다.
서울시내 한복판, 독립문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최태정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독립문’
독립문은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석조건축물로 사적 제 32호로 등록돼 있다. 집이 근처다 보니 자주 지나치는 유적이었는데 가까이에서 안내표지판을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선시대 때 명나라와 청나라에서 온 중국 사진을 접대하던 ‘모화관’이 바로 이곳 서대문 바깥에 서 있었는데, 모화관의 정문인 ‘영은문’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것이 ‘독립문’이라고 한다. 지금의 독립문은 고가차도를 짓기 위해 원래 위치에서 몇 십 미터 옮겨지기도 했단다.
정면에서 바라본 독립문, 머릿돌에 '독립문'이라고 새겨져 있다. ⓒ최태정
머릿돌 양 옆에는 각각 한글과 한자로 ‘독립문’이 새겨져 있다.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썼는데, 초등학교 때 이를 처음 보고 '문립독'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교과서에서 보던 역사 속 장소를 집 근처에서 이토록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왜 이제야 왔는지 조금은 후회가 되었다.
밤이 되니 주변 풍경이 어둠에 가려져 독립문이 더욱 빛나 보인다. ⓒ최태정
민족수난의 역사의 슬픈 현장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친김에 독립문을 지나 조금 더 안 쪽으로 자리한 ‘서대문형무소’까지 걸었다. 일본인 건축가가 설계한 파놉티콘 구조의 한국 최초 근대식 감옥이라는 설명이 적혀있었다. '파놉티콘이 뭐지?' 궁금했는데, '사방을 감시할 수 있는 구조'라는 해설이 덧붙여져 있었다. 서대문형무소는 다른 감옥과 달리 옥사를 방사형으로 연결해 중앙의 감시탑에서 모든 수감자를 치밀하게 감시했다고 한다.
독립문 근처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최태정
필자는 ‘서대문형무소' 하면 유관순 열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1908년 조선통감부가 식민지 지배에 맞선 반일세력들을 통치, 탄압할 목적으로 만든 이 감옥은 민족수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슬픈 현장이다. 독립 후에는 ‘서울구치소’로 이름을 바꾸어 민주화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시설로 쓰였다니 더욱 충격적이다. 그것도 1987년까지 운영되었다고 하니, 한국의 근대사는 아직도 현재진행중인 셈이다.
2021년의 여름 밤,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를 보고 있자니 번잡한 주변 도시 풍경이 어둠에 가려진 덕분에 역사성이 새삼 더 도드라져 보였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신념과 희생이 또렷이 빛나는 듯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이 곳에서 옥고를 치르고 유명을 달리했다. ⓒ최태정
독립문에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위치한 이 일대는 ‘독립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에게 휴식 장소와 추모의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안산둘레길로 이어지는 입구가 있어서 인지 가볍게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토록 평범한 일상 속에서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유적이 가깝게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문은 야외 기념물로 별도의 운영시간 없이 언제나 방문할 수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사전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온라인 사전예약은 홈페이지(https://sphh.sscmc.or.kr/)에서 가능하며 시간당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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