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도 뭉클! 지하철역 따라 살펴본 '88서울올림픽'의 흔적
발행일 2021.08.02. 16:20
지난 7월 23일, 제32회 도쿄올림픽이 개막했다. 이번 올림픽은 33개 종목, 339개 금메달을 놓고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1988 서울올림픽부터 시작된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 금메달, 한국 선수 최초로 3관왕의 역사를 쓴 안산 선수,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최초 올림픽 포디움 입성한 여서정 선수 등 메달 여부와 상관없이 박수받아 마땅한 선수들의 도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곳곳에는 1988 서울올림픽이 열렸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김진흥
며칠 전, 1988 서울올림픽 개회식 영상이 재조명됐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본 국내외 수많은 시청자들이 큰 실망을 하면서 이전 올림픽들의 개회식을 찾아보면서 이슈가 된 것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8 서울올림픽 개회식 영상은 60만 뷰를 넘겼다. 1년 전에 게재된 영상이지만 최근에 본 시청자들이 댓글들을 남기는 이색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굴렁쇠 소년을 기억하거나 신기해하는 해외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33년이 흘렀음에도 서울올림픽의 여운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2021년 현재, 서울올림픽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 지하철역들을 중심으로 서울올림픽과 관련된 장소들을 찾았다.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에서는 1988 서울올림픽의 상징이 바로 보인다 ⓒ김진흥
1. 서울올림픽의 상징이 내 눈앞에! '8호선 몽촌토성역'
몽촌토성역 1번 출구로 올라가면 1988 서울올림픽의 상징과 만날 수 있다. 세계 평화의 문은 1988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기 세워진 작품이다. 세계 평화의 문은 한민족의 우수성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의식을 표현한 조형물이다.
이 작품은 고구려 장군총 벽화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평화의 문 오른편에는 현무와 주작이, 왼편에는 청룡과 백호가 그려져 있다. 우리 선조들은 수호신들이 천상의 평화를 수호해왔다고 믿었다. 이처럼 우리의 평화사상이 세계 평화의 모토가 되길 바라는 의미가 조형물에 담겨 있다.
이 작품은 고구려 장군총 벽화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평화의 문 오른편에는 현무와 주작이, 왼편에는 청룡과 백호가 그려져 있다. 우리 선조들은 수호신들이 천상의 평화를 수호해왔다고 믿었다. 이처럼 우리의 평화사상이 세계 평화의 모토가 되길 바라는 의미가 조형물에 담겨 있다.
1988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세계 평화의 문이 웅장하다 ⓒ김진흥
1988 서울올림픽 성화는 현재까지도 힘차게 불타오르고 있다 ⓒ김진흥
평화의 문 중심에는 붉은 불꽃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바로 1988 서울올림픽 성화다. 33년 전 올림픽 성화가 세계 평화의 문에서 여전히 뜨거운 위용을 자랑한다. 세계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그리고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를 수호신들이 지키는 모양새다.
평화의 문 뒤편에는 1988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나라들의 국기가 게양대에 게양되어 있다. 당시 IOC 기준으로 167개 회원국 중 160개국이 참가했다. 당시 기준으로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평화의 문 뒤편에는 1988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나라들의 국기가 게양대에 게양되어 있다. 당시 IOC 기준으로 167개 회원국 중 160개국이 참가했다. 당시 기준으로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오륜기를 비롯해 1988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국기들이 게양되어 있다 ⓒ김진흥
여기서 하나 흥미로운 점이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나라의 국기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올림픽 당시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소련(현 러시아)이 있었던 시기였다. 냉전 체제가 유지되던 때이기도 했다. 1980 모스크바 올림픽, 1984 LA 올림픽을 치르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국과 소련이 중심인 사회주의 국가들이 번갈아 불참했다. 그러나 19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진정한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소련은 서울올림픽 이후 해체되면서 여러 나라들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세계사적인 부분에서 의미가 있는 장소다.
국기 게양대 뒤로는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언덕이 있다. 서울올림픽 당시,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펼쳐진 장소이다. 몽촌토성 언덕을 선수들이 오르내렸다고 상상하니, 그 시절의 뭉클함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국기 게양대 뒤로는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언덕이 있다. 서울올림픽 당시,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펼쳐진 장소이다. 몽촌토성 언덕을 선수들이 오르내렸다고 상상하니, 그 시절의 뭉클함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종합운동장역 벽면은 올림픽 픽토그램으로 장식되어 있다 ⓒ김진흥
2. 올림픽 개회식의 추억이 살아 있는 '2호선 & 9호선 종합운동장역'
종합운동장역은 1988 서울올림픽 개회식이 진행된 잠실종합운동장이 있는 곳이다. 6번 또는 7번 출구로 나오면 올림픽을 나타내는 오륜기와 함께 잠실종합운동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올림픽의 메인 스타디움이었던 이곳에서는 축구, 육상 종목들이 진행됐다.
종합운동장역에서부터 올림픽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올림픽 종목 픽토그램을 종합운동장역에서 볼 수 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픽토그램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픽토그램만 보더라도 어떤 경기 종목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종합운동장역에서부터 올림픽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올림픽 종목 픽토그램을 종합운동장역에서 볼 수 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픽토그램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픽토그램만 보더라도 어떤 경기 종목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로 올라오면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를 직접 볼 수 있다 ⓒ김진흥
서울올림픽의 메인 스타디움이었던 잠실종합운동장 ⓒ김진흥
종합운동장역 근처에는 잠실종합운동장 외에도 여러 경기장들도 존재한다. 당시 시범 종목인 야구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부터 복싱 경기를 펼쳤던 잠실학생체육관, 농구 경기가 열렸던 잠실실내체육관이 있다. 이 중에서도 잠실학생체육관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4개 메달을 따내 많은 시민들을 열광케 했던 의미 있는 장소이다.
서울올림픽 당시 다양한 종목들이 올림픽공원역 근처 경기장에서 진행되었다 ⓒ김진흥
3. 올림픽 단어를 쓴 유일한 역 '5호선 & 9호선 올림픽공원역'
올림픽공원역은 종합운동장역과 함께 1988 서울올림픽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하철역이다. 수도권 지하철역들 중에서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쓴 유일한 역이다. 성화가 있는 몽촌토성역도 올림픽공원에 속하지만 올림픽공원역과 반대편에 위치한다.
올림픽공원역 근처에는 수많은 경기장들이 밀집되어 있다. 올림픽 펜싱 경기장, 올림픽 체조 경기장, 테니스 경기장, 역도 경기장, 올림픽 실내 수영장, 사이클 경기장 등 6개 경기장이 위치한다. 다양한 종목들이 올림픽공원역 근처 경기장들에서 진행됐다. 지금도 다양한 종목들의 대회들이 열리고 있어 스포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올림픽공원역 근처에는 수많은 경기장들이 밀집되어 있다. 올림픽 펜싱 경기장, 올림픽 체조 경기장, 테니스 경기장, 역도 경기장, 올림픽 실내 수영장, 사이클 경기장 등 6개 경기장이 위치한다. 다양한 종목들이 올림픽공원역 근처 경기장들에서 진행됐다. 지금도 다양한 종목들의 대회들이 열리고 있어 스포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가수들의 콘서트 장소로도 이용된다 ⓒ김진흥
공연장으로 이용되는 올림픽 역도경기장은 시민들에게 친근한 장소이다 ⓒ김진흥
올림픽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는 올림픽공원 내 경기장들은 각종 공연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가 이곳 경기장들에서 열렸다. 특히 연말이 되면 공연장으로 변신한 체육관들을 찾는 수많은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1988 서울올림픽 당시 서울대학교 체육관 ⓒ국민체육진흥공단
4. 여기에서도 서울 올림픽이? '2호선 한양대역 & 서울대입구역'
올림픽공원 경기장 외에 대학교 체육관에서도 서울올림픽 경기가 치러졌다. 한양대 체육관과 서울대 체육관이었다. 한양대 체육관에서는 배구가, 서울대 체육관에는 탁구 경기가 열렸다.
특히 서울대학교 체육관은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서울올림픽부터 첫 정식종목이 된 탁구가 이곳에서 치러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울대학교 체육관이 세계 최초 올림픽 탁구 경기장으로 남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에도 서울대학교 체육관은 등장한다. 서울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우리나라는 4개 메달(금2, 은1, 동1)을 획득했다. 서울올림픽 당시 애국가가 울려 퍼진 경기장이 총 6곳인데 그중 한 곳이 서울대 체육관이었다. 당시 시범 종목이었던 배드민턴 경기도 서울대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특히 서울대학교 체육관은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서울올림픽부터 첫 정식종목이 된 탁구가 이곳에서 치러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울대학교 체육관이 세계 최초 올림픽 탁구 경기장으로 남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에도 서울대학교 체육관은 등장한다. 서울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우리나라는 4개 메달(금2, 은1, 동1)을 획득했다. 서울올림픽 당시 애국가가 울려 퍼진 경기장이 총 6곳인데 그중 한 곳이 서울대 체육관이었다. 당시 시범 종목이었던 배드민턴 경기도 서울대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개통된 5호선 하남풍산역은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연결된다 ⓒ김진흥
5. 이곳들도 잊지 마세요! '3호선 동대입구역 & 5호선 하남풍산역 & 6호선 화랑대역'
앞서 소개한 장소 외에도 서울올림픽의 흔적은 도처에 남아 있다.
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는 장충체육관이 있다. 장충체육관은 유도 경기가 열린 장소였다. 당시 유도는 남자는 정식 종목이었고 여자는 시범 종목이었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3개 메달(금2, 동1)을 얻었다.
지난해 개통된 5호선 하남풍산역은 미사리 조정 경기장이 근처에 있다. 예전 MBC 무한도전에서 조정 편에 나왔던 장소다. 이곳에서는 조정과 카누 종목이 열렸다.
이외에도 6호선 화랑대역(양궁 경기가 열렸던 육군사관학교 화랑양궁장), 4호선 경마공원역(승마 경기가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 등이 있다.
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는 장충체육관이 있다. 장충체육관은 유도 경기가 열린 장소였다. 당시 유도는 남자는 정식 종목이었고 여자는 시범 종목이었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3개 메달(금2, 동1)을 얻었다.
지난해 개통된 5호선 하남풍산역은 미사리 조정 경기장이 근처에 있다. 예전 MBC 무한도전에서 조정 편에 나왔던 장소다. 이곳에서는 조정과 카누 종목이 열렸다.
이외에도 6호선 화랑대역(양궁 경기가 열렸던 육군사관학교 화랑양궁장), 4호선 경마공원역(승마 경기가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 등이 있다.
33년 전, 올림픽 경기들이 실제로 치러졌던 올림픽공원 ⓒ김진흥
서울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시아에서 2번째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다. 3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올림픽의 흔적은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린 장소들이 ‘시민의 발’인 지하철역과 맞닿아 있다.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시민들과 호흡하고 있어 친근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17세 양궁 소년의 ‘코리아 파이팅!!’이라는 말에 큰 힘을 받았다는 댓글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들어하는 시민들이 많은 요즘이다. 국내 스포츠 선수들의 선전이 이들을 위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올림픽에서의 화려한 환호가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17세 양궁 소년의 ‘코리아 파이팅!!’이라는 말에 큰 힘을 받았다는 댓글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들어하는 시민들이 많은 요즘이다. 국내 스포츠 선수들의 선전이 이들을 위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올림픽에서의 화려한 환호가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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