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걱정 없게!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 이렇게 관리한다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8.05. 11:19

수정일 2021.08.05. 15:07

조회 2,503

서울시가 지정한 은평구 대조동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 현장을 가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지긴 했지만, 미세먼지는 수시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네 달 동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또한 자치구별로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을 선정해서 미세먼지 저감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관악구, 광진구, 성동구 세 곳을 추가 지정했다. 이들 자치구에는 내년부터 서울시가 사업비를 지원해 지역별 맞춤형 미세먼지 저감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은 무엇일까?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은 어린이집, 노인복지시설 등 어린이, 노인 등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중된 지역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배출사업장 지도·점검, 도로 청소 강화, 미세먼지 저감 장치 설치 등을 통해 시민 건강을 보호하는 안심구역을 말한다. 
살수차가 은평구의 도로를 청소하면서 열기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있다.
살수차가 은평구의 도로를 청소하면서 열기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있다 ⓒ윤혜숙

은평구는 작년 7월 서울시 공모사업 신청을 통해 관내 대조동 일대를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 받았다. 그새 일 년이 지났다. 은평구 대조동에서 미세먼지 집중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대조동으로 가던 중 바로 옆에 살수차가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살수차는 도로나 운동장 같은 곳에 먼지가 나지 않도록 물을 뿌리는 차다. 도로의 열기를 식히거나 미세먼지를 가라앉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서울시 전역에서 살수차가 지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조초등학교 입구의 미세먼지 흡입매트. 신발의 오염물질을 빨아들인다
대조초등학교 입구의 미세먼지 흡입매트. 신발의 오염물질을 빨아들인다 ⓒ윤혜숙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대조초등학교가 있는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초등학교 본관으로 곧장 가려면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신발에 자연스레 흙이 묻을 수 있다. 그런데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미세먼지 흡입매트'가 설치되어 있다. 학생들의 움직임을 센서가 인식하면서 매트의 흡착 기능이 작동한다. 그래서 미세먼지의 실내 유입을 차단한다. 필자도 매트 위에 두 발을 내딛자마자 매트 아래쪽에서 강하게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발의 흙을 제거한 학생들이 복도를 거쳐 각자 교실로 입장하면 아무래도 교실에 흙이나 미세먼지의 발생이 적을 것이다.
스마트 에워샤워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면서 살균까지 한다.
스마트 에워샤워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면서 살균까지 한다 ⓒ윤혜숙

정문 왼쪽에 체육관이 있다. 체육관 입구에는 '스마트 에어샤워'가 설치되어 있다. 체육관에 입장하려면 스마트 에어샤워를 통과해야 한다. 사람이 들어서니 역시 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식해서 작동한다. 온몸의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고 전신을 살균한다. 덕분에 체육관의 실내 공기질 관리에 일조하고 있다. 
어린이집 건물 밖에는 그린커튼이 있어서 차광막이 되어준다.
어린이집 건물 밖에는 그린커튼이 있어서 차광막이 되어준다 ⓒ윤혜숙

대조초등학교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구립대조어린이집은 어떨까? 어린이집 가까이에 가니 먼저 '그린커튼'이 눈에 띈다. 그린커튼이 건물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면서 건물의 차광막이 되어주고 있었다. 어린이집 근처를 지나가는 행인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춘 채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한다. 특히 어르신들은 어린이집 둘레에 한참을 머물다 가면서 “우리 동네에 푸르른 숲이 생겼다. 어린이집을 볼 때마다 시원하고 힐링이 된다”라고 말한다. 그뿐만 아니다. 어린이집 앞마당엔 담벼락을 끼고 텃밭상자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한여름의 햇살을 받아서 한층 파릇파릇한 잎이 무성하다. 열매도 매달려 있다. 
어린이집 앞마당의 녹색식물들이 자라 건물을 커튼처럼 덮고 있다.
어린이집 앞마당의 녹색식물들이 자라 건물을 커튼처럼 덮고 있다. ⓒ윤혜숙

건물 하단의 화분과 옥상에 각각 밧줄을 설치해서 연결한 뒤 나팔꽃, 작두콩, 여주 등과 같은 덩굴식물을 심으면 그린커튼의 준비가 끝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햇빛과 자동으로 분사되는 물이 덩굴식물을 성장하게 만든다. 지상에서 옥상으로 끊임없이 줄기를 뻗어나가면서 마치 커튼처럼 여름철 태양광을 차단한다. 실내 온도를 낮춰서 에너지를 절감하는 한편, 덩굴식물이 미세먼지도 흡착한다. 

현재 그린커튼은 은평구 대조동 내 어린이집 2개소에 설치되어 있다. 구립대조어린이집, 구립아롱별어린이집이다. 구립대조어린이집 이선희 원장은 “등·하원하는 아이들이 그린커튼을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위로 뻗어가는 식물의 성장에 신기해 하고 있다”라면서 “그린커튼을 보면 연상되는 동화 ‘잭과 콩나무’를 읽고 독후 연계 활동 프로그램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1층 복도 중앙에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이 있다.
어린이집 1층 복도 중앙에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이 있다 ⓒ윤혜숙

어린이집 입구 바닥에도 미세먼지 흡입매트가 설치되어 있다. 신발이 닿으면 실외에서 묻어온 흙이나 먼지 등이 제거된다. 1층 복도에는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른바 식물벽(플랜트월)이다. 식물벽에는 진짜 식물이 자라고 있어 보기만 해도 싱그럽다. 식물에게 수분을 자동 시스템으로 제공하고 있어서, 어린이집에선 미세먼지 등이 걸러진 물만 1주일에 한 번 버려주면 되니 관리가 간편하다고 했다.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은 실내공기질 개선뿐만 아니라 심적 안정감도 준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등·하원 시 계단에 멈춰 서서 한참 식물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키를 재보기도 하는 등 관심을 보인다. 
교실 창문에 양방향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있다.
교실 창문에 양방향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있다 ⓒ윤혜숙

교실에는 창호부착형 환기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그동안 봐왔던 공기청정기와는 달리 창문에 달려 있는 점이 신기하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여 실내에 공급하고,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외부에 배출하는 양방향 환기시스템이다. 공기 순환을 통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교실마다 공기질을 측정하는 기기가 부착되어 있어서 공기 정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옥상정원에도 녹색식물이 자라고 있다.
옥상정원에도 녹색식물이 자라고 있다 ⓒ윤혜숙

옥상정원에는 해바라기, 봉숭아 등이 심어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이 어려운 아이들이 옥상정원에서 바깥 놀이를 한다.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퍼붓는 바람에 우산을 쓰고 옥상정원으로 나갔다. 잠깐 퍼붓던 비에 열기가 사라지고 식물들은 갈증을 해결한 듯하다. 
이선희 원장이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을 가리키고 있다.
구립대조어린이집 이선희 원장이 식물공기정화시스템을 가리키고 있다 ⓒ윤혜숙

이선희 원장은 “이번에 미세먼지 저감시설을 설치하니 미세먼지 오염을 줄여주면서 동시에 미관상 보기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집 안팎에서 녹색 식물을 보니 무엇보다 눈이 정화되고 숲 속에 와 있는 듯 심신이 힐링되는 기분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대조초등학교와 구립대조어린이집을 둘러보니 이런 시설을 모든 건물에 설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립아롱별어린이집에도 그린커튼이 설치되어 있다. ⓒ은평구청
구립아롱별어린이집에도 그린커튼이 설치되어 있다 ⓒ은평구청

은평구의 경우 대형공사장에서 배출되는 비산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취약계층 이용시설에 스마트 에어샤워(2대), 창호부착형 환기시스템(28대), 미세먼지 흡입매트(7대), 그린커튼(2개소)를 설치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마을버스 미세먼지 저감필터 프레임 부착, 도로변 지정 게시대 미세먼지 저감필터 설치, 소형 분진흡입차 임차 운행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평구 대조동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처럼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이 계속 늘어나길 바란다. 미세먼지 저감시설이 미세먼지 오염도를 줄여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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