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나이스 샷~! 파크골프에 푹 빠진 어르신들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1.06.16. 10:00

수정일 2021.06.16. 11:36

조회 5,240

어르신 생활체육아카데미, 파크골프교실을 가다
실버들의 파크골프가 한창인 강동구 일자산 잔디광장
실버들의 파크골프가 한창인 강동구 일자산 잔디광장 ⓒ최윤정

야외로 나와서 나이스, 잘 쳐서 나이스 ~

“2타 칩니다”
골프로 치면 버디 찬스다. 두 번 만에 홀인원이 되느냐 마느냐 긴장된 순간이다. 
또르르르 굴러가는 소리가 명쾌하다.
홀컵에 정확하게 들어가니 기쁜 마음에 손이 번쩍 올라간다.
“잘하셨어요. 2타에 들어가면 뭐죠?”
“버디요 버디.. 허허허”

실버들의 파크골프가 한창인 이곳은 강동구 일자산 잔디광장이다. 만 65세 어르신들의 생활체육, 건강증진으로 마련된 생활체육아카데미다. 
이론교육을 받고 오늘이 세 번째 수업 시간이다. 푸른 잔디밭에 나오니 좋고, 잘 쳐서 좋고, 못쳐도 나이스다.

“ 파크골프는 매너 운동이라고 했죠? 자. 여기서는 누가 먼저 쳐야 할까요?”
 처음으로 해보는 파크골프의 재미에 쏙 빠지신 어르신들에게 매번 같은 내용을 가르쳐주는 강사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도 지치기는커녕 시간이 가는 게 아깝단다.
“ 나도 손주 키우는 똑같은 연령대에요. 우리 나이가 한 번 말하면 또 잊어버리죠. 그래도 이렇게 재미있어하시니 얼마나 좋아요”
강사분도, 배우시는 분들도 비슷한 연령대라 그런지 이심전심이다.  
“잘했어요. 그래요, 맞아요~” 란 칭찬이 있는가 하면 “고개 들면 안 되고, 치지 말고 밀라고 그랬죠?” 야단도 맞는다. 그래도 이런저런 추임새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마지막 한 타도 신중하게 치고 있다
마지막 한 타도 신중하게 치고 있다 ⓒ최윤정

“지방 어디에선가 어르신들이 무슨 재미난 운동을 하길래 물어봤더니 파크골프라는 거예요. 우리 동네에는 없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주니 얼른 신청했지요“
한 참가자의 파크골프 입성기에 옆에 서있던 분들도 "맞다, 해보니 너무 좋다. 부부가 같이 하는 취미로도 좋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라며 맞장구를 치신다.
골프는 해본 적이 없으시다는 한 참가자는 초반 4타, 5타를 치다가 어느 순간 2타 만에 홀인원 되자  팀원들의 박수에 쑥스러운 웃음을 보이셨다.  

날도 잘 잡았다. 맑고 깨끗한 날씨에 전날 흠뻑 온 빗줄기로 잔디가 푸릇푸릇하다. 눈이 시원하다. 몇 홀을 돌고 잠깐의 휴식시간도 아쉬워 연신 잔디밭을 바라보는 참가자들이다.
지자체대회, 국내대회에서 잘하면 국제대회도 나갈 수 있다는 안내에 “이제 막 배우는 단계인데…”라면서도 서울시내외 있다는 파크골프장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강사님의 "쉬는 시간 끝, 다시 시작"이란 호출에 얼른 줄을 서신다.
강사님 말씀대로 하니 홀인원을 기록했다
강사님 말씀대로 하니 홀인원을 기록했다 ⓒ최윤정
머리 들지 말고 민다는 느낌으로  세컨샷을 준비하고 있다
머리 들지 말고 민다는 느낌으로 세컨샷을 준비하고 있다 ⓒ최윤정

파크골프는 어떤 운동인가요?

파크골프는 공원과 골프가 합쳐진 단어로 작은 공원에서도 할 수 있어 도시에 알맞은 운동이다. 룰은 골프와 비슷하다. 출발 지점 티오프에서 홀을 향해 볼을 치고 차례로 코스를 돈다. 최종 코스까지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공을 넣은 사람이 이기는 4인 1조의 경기 방식이다. 나무로 된 클럽은 길이 86cm, 무게 600g인데다 장타의 염려가 없이 크게 뜨거나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 소요시간도 1시간 30분-2시간 내외로 부담도 없다. 

"2타입니다. 3타입니다…" 자기 타수를 기억하고 말해야 하니 기억력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9홀을 두 번 도는 방식이라 적당히 걷게 되며 무엇보다 골프와 달리 클럽 한 개, 공도 한 개라서 이동 시 부담도 적다. 

"집중력도 좋아지고 해볼수록 재미있어요"라며 파크골프에 입문하길 잘했다는 어르신들이다. 운동효과도 좋지만  4명이 모여 게임 진행을 하다 보면 친목 도모도 된다. 실버들에게 이 운동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지자체별 파크골프대회도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지자체별 파크골프대회도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최윤정

백신 맞고 활동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처음에 모집했을 때는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 백신미접종에 따라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건이 훨씬 나아졌다. 어르신들이 최소 한 번 이상은 백신을 맞은 분들이다. 두 번 모두 맞은 참가자들도 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4인 이하 1팀으로 거리두기도 철저히 한다. 마스크도 한 번도 벗지 않고 경기를 진행함으로써 생활체육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4인 1팀으로 경기가 진행 중이다
4인 1팀으로 경기가 진행 중이다 ⓒ최윤정

실버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체육아카데미의 필요성

파크골프가 꼭 어르신 운동은 아니지만 2015년 어르신 생활체육축제의 시범경기로 선보인 이후 인기 종목이 되었다. 그 일환으로 잠실종합운동장 내 체육공원 파크골프장에서도 가족골프교실을 열었다. 코로나 전에는 신청자가 무려 659명이나 몰릴 정도였다. 지자체별로 어르신 생활체육의 다양해진 변화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이어졌다. 관내 어르신을 위한 파크골프교실이 진행되고 구대회, 서울시 대회로 확대되어 지난 제 12회 서울시 대회에서는 강동구가 1위 강서구가 2위, 1타 차이로 노원구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해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배려가 야외 곳곳에 설치·운영되는 것에 비해 실버들에게는 가족모임 인원수 제한 해지와 경로당 오픈 정도인 현실이다. 백신도 우선적으로 맞은 연령대고 어르신이라고 부르기에는 젊은 실버분들이 활기찬 생활체육 아카데미로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멋지다.
잠실종합운동장내 파크골프장
잠실종합운동장내 파크골프장 내 쉼터 ⓒ최윤정
잠실종합운동장 내 파크골프장, 경기 운영, 쉼터 조경도 잘해 놓았다
잠실종합운동장 내 파크골프장. 조경도 훌륭하다 ⓒ최윤정

■서울 시내 파크골프장 및 강습 안내

○ 잠실종합운동장(02- 2240-8763, 올림픽로 25)의 경우, 사용료는 2시간 기준으로 주중 성인 4천 원, 주말 이용료는 주말 대비 30% 할증, 현장 장비대여(1천 원)
○ 월드컵파크골프장 : 마포구 상암동 478-1   02-302-3212
○ 한강파크골프장 : 영등포구 여의도동 86    02-304-3212
○ 중량천 파크골프장 : 노원구 월계2동 중량천변  02-2116-4171 (현재 개보수 중으로 6월 말이후 재개 가능)
○ 서남센터파크골프장 : 강서구 양천로 201 서남물재생센터  02-3660-2257 서울시공공예약

■ 지자체 강습

○ 강동구 생활체육과 02-3425-5263
○ 영등포구 문화체육과 02-2670-3139
※ 노원구, 도봉구는 협회별 파크골프교실이 진행 중이며 서초구는 하반기 코로나 추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 계획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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