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구청 처음이야! 건물 전체가 에코센터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5.12. 13:00

수정일 2021.05.12. 15:38

조회 1,955

금천구, 서울시 ‘2020 자치구 저탄소 실천 운동 실천’ 전 분야 최우수 등급
금천구청 청사 전경
금천구청 청사 전경 ⓒ윤혜숙

아직 5월인데도 한낮 기온은 2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이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벌써 반소매 차림을 한 행인들을 볼 수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를 자랑했던 우리나라가 점차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 그동안 우려해오던 기후변화의 위기가 성큼 우리에게 다가온 것 같다. 그래서일까? 최근 서울시가 평가한 ‘2020 자치구 저탄소 실천 운동’에서 금천구가 최우수 구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 비결이 궁금했다. 금천구의 저탄소 실천 운동을 알아보기 위해 금천구청을 방문했다. 
금천구청에는 분리수거 체험장이 있어서 분리수거를 배울 수 있다.
금천구청에는 분리수거 체험장이 있어서 분리수거를 배울 수 있다. ⓒ윤혜숙

금천구 청사로 진입하기 전, 오른쪽에 분리수거 체험장이 눈에 띈다. 종이류, 캔·고철류, 플라스틱류, 병류, 비닐류에 이르기까지 공동주택 분리수거함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면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비율이 높아진다. 친환경을 실천하는 태도를 기르는 조기교육이 절실한 이때, 어릴 적부터 분리수거를 생활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청사 분리수거 체험장에서 분리수거를 어떻게 하는 지를 배울 수 있다. 
텃밭 상자가 있어서 금천구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텃밭 상자가 있어서 금천구 주민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윤혜숙

청사 바깥에 무장애 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 길의 양옆으로 텃밭 상자가 연달아 놓여 있다. 지금은 아직 파릇한 싹이 올라오지 않아서 썰렁해 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줄기와 잎이 무성하게 자라 산책길의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분리수거 체험장과 무장애길 텃밭 상자가 이곳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청사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최우수 평가를 받은 곳 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금천구청은 청사 건물 자체가 에코센터이다 ⓒ금천구청
금천구청은 청사 건물 자체가 에코센터이다. ⓒ금천구청

금천구청은 청사 건물 자체가 에코센터였다. 금천구 종합청사 안팎을 친환경 체험시설로 조성하여, 이를 이용한 기후변화 대응 홍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천에코센터라고 부르는 이곳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환경교육 및 체험이 가능하다. 옥상부터 계단, 지하실, 옥외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적인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옥상에 하늘공원이 있어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옥상에 하늘공원이 있어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윤혜숙

금천에코센터 김진숙 코디네이터의 안내에 따라 금천에코센터를 탐방했다. 금천에코센터는 자체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이 있다. 태양광, 태양열 시설은 태양에 노출되는 옥상에 있다. 옥상에는 하늘공원이라는 이름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청사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거기에 태양광 발전 시설, 태양열 급탕 시설이 있다. 햇빛으로부터 얻는 빛과 열로 전기를 만들고 난방, 급탕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하늘정원에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시설들이 있다.
하늘정원에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시설들이 있다. ⓒ윤혜숙

태양에너지 체험장에는 태양열 오븐, 태양열 조리기, 쉐플러 조리기가 있다. 조리기 위에 고구마를 올려두면 구워진다고 한다. 줄다리기, 햇빛 오디오 감상 등 태양에너지를 활용해서 만든 전력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기후변화 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기후변화 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윤혜숙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걸어가면 힘이 들긴 하지만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동시에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자연스레 에너지 절약을 체험하는 셈이다. 청사의 지상 5층에서 지하 2층까지 기후변화 체험 계단이 있다. 계단의 벽면을 이용해서 신재생에너지, 물 절약, 폐기물 관리 등의 교육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윤혜숙

지하 2층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지열은 땅속의 열을 이용하는 발전이다. 땅속은 연중 12~15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히트 펌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건물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청사 가로등은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청사 가로등은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윤혜숙

청사 가로등도 풍력ㆍ태양광 하이브리드 발전을 이용한 시설이다. 바람과 태양을 이용해서 가로등의 불을 밝히고 있다. 수시로 바람이 불어서 프로펠러가 돌아가고 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탄소발자국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탄소발자국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윤혜숙

지하 1층에 기후변화 대응관과 탄소발자국 전시관이 있다. 탄소발자국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연료, 전기, 용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 대기로 방출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물질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환경지표이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초록 커튼은 뜨거운 햇빛을 막아준다. ⓒ금천구청
초록 커튼은 뜨거운 햇빛을 막아준다. ⓒ금천구청

청사 바깥에 초록 커튼이 있다. 1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덩굴성 식물을 창가에 심어 타고 오르게 하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림막이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을 차단하여 실내 온도를 낮춰주는 천연 에어컨의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줘서 2018년 ‘꽃피는 서울상’ 인증을 받았다. 초록 커튼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진다. 여름에 초록 커튼을 보기 위해서 다시 이곳에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초급그린리더 과정에서 교육생들이 교구를 체험하고 있다. ⓒ금천구청
초급그린리더 과정에서 교육생들이 교구를 체험하고 있다. ⓒ금천구청

금천구는 청사를 안팎으로 에코센터로 조성하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그린 리더와 기후변화 대응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초급 그린리더 과정을 이수하면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중, 고급 그린리더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리더는 금천구 관내 초·중학교에서 찾아가는 환경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이론과 체험을 병행하고 있다. 

금천에코센터에서 진행하는 단계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유아, 초등 대상의 센터 탐방, 찾아가는 기후 교실, 생태 체험 등이 있다. 또한 중학교 자유학년제 및 동아리 프로그램으로 ‘금천에코스쿨’이 있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라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금천에코센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육용 교구도 있다. 

금천구에서 성장하는 아이가 유아기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단계별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시나브로 친환경적인 삶이 내재되어 환경실천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게 금천에코센터에서 환경 프로그램을 달리 구성하는 이유다.   
금천에코센터 신재생에너지 생산 현황을 볼 수 있다. ⓒ금천구청
금천에코센터 신재생에너지 생산 현황을 볼 수 있다. ⓒ금천구청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자치구 저탄소 실천 운동’을 평가하고 있다. 비산업부문 온실가스 진단·컨설팅, 서울의 약속 시민실천단 운영, 기후변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 그린 리더 양성 등 4개 사업 부문이다. 금천구는 2018년 최우수, 2019년 우수, 2020년 최우수 평가를 연달아 받고 있다. 

금천구는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금천’이라는 환경도시 비전 아래 관내 16개 단체로 구성된 ‘금천구 서울의 약속 시민실천단’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주민과 함께하는 저탄소 생활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캠페인을 비롯한 대면 홍보활동, 기후변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비대면 원격 컨설팅’과 ‘온라인용 교육 콘텐츠 제작 및 시범 운영’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도 저탄소 생활 실천 운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높여 자치구 중 가장 많은 335가구가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에 참여했다.
태양에너지 체험장에서 줄다리기하는 모습. ⓒ금천구청
태양에너지 체험장에서 줄다리기하는 모습. ⓒ금천구청

또한 금천구의 대표적인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반갑다 금천에코교실’을 온라인 과제제시형 비대면 교육으로 총 118회 운영해 2,779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금천구는 금천구 시민의 약속 시민실천단과 함께 에코마일리지, 미니태양광 설치 홍보 등 다방면에서 저탄소 녹색생활을 실천한 결과 ‘2020년 녹색경영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2020년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 촉진 유공 정부포상’ 국민총리 표창을 받았다. 

최진숙 코디네이터는 “어릴수록 환경감수성이 발달한다. 환경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받다 보면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이것이 친환경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친환경을 위한 실천방법을 조언해 달라는 필자의 요청에 “친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중에 하나를 정해서 이것만은 꼭 실천하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금천구 하면 친환경이 떠오를 만큼 시설과 교육 면에서 저탄소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과연 최우수 평가를 받을 만했다. 우리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금천에코센터는 우리가 친환경을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 금천에코센터

○ 위치 :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 73길 70
○ 운영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 휴무일 : 토, 일 및 법정공휴일(주말프로그램 예외)
○ 홈페이지 : https://www.geumcheon.go.kr/portal/contents.do?key=556
○ 문의 : 02-2627-1508, 1505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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