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 들고 나비처럼 누벼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04.20. 11:50

수정일 2021.04.20. 15:55

조회 1,740

장애인 촉각지도로 만져보고 듣고 즐기기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김윤경

서울어린이대공원은 필자가 어린 시절 추억 가득한 장소다. 또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도 자주 찾았던 곳이다. 365일 모두에게 꿈을 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인 서울어린이대공원. 장애인들이 좀 더 즐길 방안은 없을까?
2018년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톡톡쇼에서 본 촉각(점자)지도
2018년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톡톡쇼에서 본 촉각(점자)지도 ⓒ김윤경

필자는 2018년 12월, 서울 디자인거버넌스 톡톡쇼에 참여했었다. 당시 발표한 사례 중에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가 꽤 기억에 남았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해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찾아가 봤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점자)지도는 저시력 아동과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지도로, 장소를 보다 재밌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촉각지도는 시각장애가 있으면 누구나 고객 안내 센터, 정문, 후문, 구의문 및 능동문 경비실에서 증명서류를 제시해 받을 수 있다. 
촉각지도의 구성
촉각지도의 구성 ⓒ김윤경

하늘색을 띤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는 두꺼운 상자로 돼 있었다. 마치 작은 선물을 받는 듯한 느낌으로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 책과 경험카드(체험, 자연놀이1, 자연놀이2, 동‧식물원, 놀이동산)가 들어 있었다. 페이지마다 점자와 QR코드가 있어, 만져보며 읽고 들을 수 있다. 
2018년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톡톡쇼에서 본 촉각지도
2018년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 톡톡쇼에서 본 촉각지도 ⓒ김윤경

촉각지도를 즐기려면 우선 경험카드를 고른 후, 지도에서 위치를 찾아 코스를 짜거나 놀이 제안, 설명을 익힐 수 있다. 또 온라인 서울어린이대공원 사이트에도 실려있으니 집에서 미리 익힌 후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다.   

“많이 알려져 장애인들이 즐겁게 체험하면 좋겠어요. 내용이 알차게 구성돼 있거든요. 촉각 지도를 통해 시력이 좋지 못한 아이들이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안내센터에서 담당자가 ‘촉각지도’를 건네주며 말했다. 
담당자가 책의 점자를 설명하고 있다.
담당자가 책의 점자를 설명하고 있다.ⓒ김윤경

담당자 권유대로 경험카드와 지도를 보며 가고 싶은 곳을 계획해보기로 했다. 지도책에는 전체 지도와 놀이동산 지도가 각각 나와 있고, 경험카드 속 위치는 숫자로 표시돼 있어 알기 쉬웠다. 또 경험카드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뿐만 아니라 옆에 위치한 '상상나라'도 함께 나와 있으며 카드마다 장소에 대한 팁이 있어 유용하다. 
꿈틀꿈틀놀이터 등은 휴관이다.
꿈틀꿈틀놀이터 등은 휴관이다. ⓒ김윤경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닫혀 있는 곳들도 있었다. 시원한 물줄기와 음악이 활력 넘치던 '음악분수'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탈 수 있는 회전무대와 그네 등이 인상적인 '꿈틀꿈틀놀이터'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무장애 통합정원 '꿈나래정원'
무장애 통합정원 '꿈나래정원' ⓒ김윤경

문득 랜선 투어에서 본 국내 최초 무장애 통합정원인 '꿈나래정원'이 떠올랐다. 2020년 4월 개장해 직접 본 적이 없어 궁금했었다. '꿈나래정원'이라는 이름 또한 시민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것으로, '모든 어린이가 꿈을 활짝 펼치는 정원'이라는 뜻이다. 
촉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나무들
촉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나무들 ⓒ김윤경

현재는 식물이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꽃이 피면 무척 예쁠 듯하다. 또한 오감자극 식물들이 다양하게 심어져 있어 향을 맡아도 좋겠다. 또한 이름이 표기된 팻말마다 점자로 나와 있어 시각장애인도 이름을 알 수 있다. 의자처럼 보이나 나뭇잎을 촉각으로 만져볼 수 있는 나뭇잎 촉각판도 재미있어 보인다. 
꿈나래정원의 가장 특징적인 우주미러볼
꿈나래정원의 가장 특징적인 우주미러볼 ⓒ김윤경
옛 장미정원을 기억하고자 만든 커다란 장미 조형물
옛 장미정원을 기억하고자 만든 커다란 장미 조형물 ⓒ김윤경

특히 꿈나래정원의 상징인 은빛 공 같은 우주 미러볼은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 거울처럼 보인다. 또한 옛 장미정원의 추억을 남긴 커다란 장미 조형물도 볼만하다. 필자가 간 날은 바람이 없어 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장미 조형물 뒤로 보이는 950개의 봉으로 된 청각 체험물도 신기했다. 

서울시 디자인거버넌스는 시민과 전문가가 소통해 생활 속 문제를 디자인을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 시민 아이디어를 받아 투표로 선정하고 개발, 해결방안을 마련한다. 2020년 선정사업은 3월 16일 온라인을 통해 발표했으며, 2021년 사업은 제안을 모아 5월 정도 투표로 선정할 예정이다.
2020년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 환경미화원을  위한 편안한 곳
2020년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 환경미화원을 위한 편안한 곳 ⓒ김윤경

지나가다 앉은 서울어린이대공원 벤치 옆에는 2020년 사업이었던 ‘청소 노동자를 위한 편안한 휴게 환경 디자인’이 부착돼 있었다.
장애인택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무료로 운영한다.
장애인택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무료로 운영한다. ⓒ김윤경

4월 20일은 법정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나오는 주차장에 세워진 장애인 콜택시를 봤다. 서울시설공단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 장애인 콜택시를 무료로 운영하며,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전동차량 내 장애인 홍보를 한다.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듯한 나비 조형물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듯한 나비 조형물 ⓒ김윤경

우리가 장애인의 어려움을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바람은 서울어린이대공원이 누구에게나 즐거운 곳이 돼 주길 기원한다. 꿈나래정원에 앉은 듯한 나비조형물이 날개를 펴고 갈 수 있도록. 

■ 서울어린이대공원

○ 위치 :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 개방 시간: 정문, 후문, 구의문, 능동문 : 연중무휴, 05:00 ~ 22:00 / 동물원 : 10:00~17:00
○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서울어린이대공원 점자(촉각)지도 바로가기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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