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마을공동시설, '안방학동 숲속마을센터'를 가다!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1.03.24. 12:00

수정일 2021.03.24. 15:39

조회 2,217

어느 날 필자가 사는 동네에 낯선 건물이 세워졌다. 좀처럼 높은 건물을 보기 힘든 조용한 산동네에서 그 건물은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 1층에 마을 카페가 들어섰고, 건물 외벽에는 각종 모임과 강좌를 공지하는 게시판이 설치되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증이 커져갈 무렵, 코로나19가 터졌다. 건물은 많은 나날 문을 닫은 채 침묵했다. 알고 보니 그곳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마을공동시설이었다.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센터 외경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센터 외경 ⓒ강사랑

최근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크고 작은 시설들이 재개관하고 있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기에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확실히 예전에 비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바야흐로 시작을 위한 시작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우리 동네의 마을공동시설도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문을 닫았던 건물에 다시 불이 들어오고, 1층 마을카페가 오픈되어 예전처럼 주민들을 위한 공간 취지를 회복했다. 마을공동시설의 운영 주체인 마을 활동가들의 마음도 한결 분주해졌다.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2020년 관리형 주거환경 개선사업 사례 탐방 워크샵 모습
2020년 관리형 주거환경 개선사업 사례 탐방 워크샵 모습 ⓒ숲속마을

먼저 궁금증 하나, 우리 동네에 어떻게 이처럼 규모 있는 마을공동시설이 들어서게 된 걸까?

안방학동 숲속마을은 북한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까닭에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주민들이 생활하기에 다소 불편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방학동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2014년 서울시 주거환경관리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주민들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실제로 우리 마을에는 일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공간이 전혀 없었다.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1층 카페 공간 라이브 공연 모습
1층 카페 공간 라이브 공연 모습 ⓒ숲속마을

이에 서울시와 도봉구의 지원을 받아 마을 주민들을 위한 공간인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 센터‘가 설립되었다. 그 과정에서 주민협의체는 숲속마을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며 운영 주체로 나섰다. 1층에는 마을 카페를 열어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과 3층은 각종 모임과 동아리, 주민 대상 강좌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마을 활동가들이 직접 운영하기에 모든 편의는 마을 주민들을 향해 포커스가 맞춰졌다.

센터의 존재가 점차 주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할 즈음, 난데없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주민들 간의 모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센터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었다. 상황이 좋아졌을 무렵에는 1층 카페 공간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을 후원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애썼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속절없이 시간만 흘려보내야 했다.
3층 소모임방(왼쪽)과 2층 다목적실(오른쪽)
3층 소모임방(왼쪽)과 2층 다목적실(오른쪽) ⓒ강사랑

이제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 센터는 개관 1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1층 마을 카페 공간은 소규모 라이브 공연, 전시회가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더욱 활발히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시설은 2층 공간이다. 이곳은 요가, 에어로빅 등 건강관련 강좌가 진행되는 다목적실로 활용된다. 참여자들의 편의를 생각하여 넓은 공간과 전면유리, 바닥난방의 시설을 두루 갖추어 눈길을 끈다. 3층에는 주민들이 각종 모임,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독립된 소모임 방이 있다.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 센터는 전망이 탁 트인 옥상 정원도 갖추고 있다. 북한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여름에는 야외 파티장으로 변신하여 라이브 공연, 음악회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요즘처럼 포근한 날씨에는 야외 옥상에서 동네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다.
옥상 테라스 모습
옥상 테라스 모습 ⓒ강사랑

올해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 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 프로그램부터 어르신 전용 강좌까지 연령과 세대를 아우르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한 센터는 마을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며 교제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의 거점을 꿈꾼다. 물론 극복해 나가야할 난제도 있다.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자립’이다. 센터의 관리비, 유지비, 인건비 등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는 협동조합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을카페 운영부터 각종 프로그램 운영, 대관, 대여 등 운영에 필요한 수익을 내면서도 주민들을 위한 공동이용시설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사업을 탄탄히 준비하고 있다.

숲속마을사회적협동조합 신명수 이사장은 "센터는 안방학동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본다"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숲속마을사회적협동조합 신명수 이사장과 마을활동가들
숲속마을사회적협동조합 신명수 이사장과 마을활동가들 ⓒ강사랑

우리 일상에 활력을 주는 크고 작은 마을공동시설, 어디에 있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서울시가 만든 온라인 플랫폼 ‘공간이음(https://www.communityspace.kr)’에 접속하면 관련 시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공간이음은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와 함께 조사하고 발굴한 민간, 공공 공동체공간 정보를 총망라한 플랫폼이다. 공간이음의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 공동체 공간찾기, 공간 탐방, 공간 콘텐츠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지역의 공동체공간을 검색하면 위치 정보와 함께 자치구별 검색, 유형별 검색까지 가능하다.

특히 ‘프로그램 탐방’ 기능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 예약’ 기능도 있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운영자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하면, 이용자가 그 공간을 예약할 수 있다.

‘공동체 컨텐츠’ 에서는 우리 동네 곳곳에서 일어나는 공동체 이야기를 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업데이트된 공동체공간이 많지 않지만, 머잖아 서울시 마을 곳곳의 공동체 공간들이 등록,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공간이음 사이트
서울시 공간이음 사이트 ⓒ공간이음

옛 말에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울 때 서로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동네 이웃과 교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 주변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공동시설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며 동네와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보는 건 어떨까. 이웃과 함께 더 나은 꿈을 꾸며 실현해나가고자 애쓰는 마을공동시설의 멋진 행보를 응원한다.

■ 숲속마을 카페&커뮤니티 센터

○ 주소 : 서울 도봉구 시루봉로15다길 2 (방학동)
○ 운영시간 : 평일 10:00~19:00 (주말 및 공휴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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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2-955-1446

■ 공간이음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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