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하남선 전 구간 개통! 기대되는 변화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1.03.16. 15:50

수정일 2021.03.16. 16:04

조회 21,014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84) 하남선 전 구간 개통으로 본 5호선의 과거와 미래
서울시_ 지하철 5호선 강서구간 개통(1996.03.19 김포공항~발산역)
지하철 5호선 강서구간 개통 장면 ⓒ서울시

서울 시내에서만 운행되던 지하철 5호선을 동쪽 시외로 연장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하남선’이라고 한다. 하남선은 작년에 2개역이 선개통된데 이어, 오는 3월 27일 종점까지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개통되는 역은 상일동역 다음 역인 강일역과 노선 끝의 하남시청역과 하남검단산역이다. 따라서 현행 하남풍산행은 27일부터 '하남검단산'행으로 바뀐다. 전 구간 길이는 7.72km이며, 열차 운행 간격은 현재(출퇴근시 10분, 낮시간 12~24분)와 동일하다. 서울교통공사는 하남선 운행을 위해 열차 4편성을 추가 도입했다.
하남선 노선도 ⓒ서울시
하남선 노선도 ⓒ서울시

5호선은 서울 지하철망에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노선이다. 일단 7~80년대 개통된 1기 지하철에 이어, 90년대 새롭게 개통된 2기 지하철의 첫 노선이다. (1996년 12월 30일 전 구간 개통)

5호선이 지나가는 곳들도 범상치 않다. 김포공항, 여의도, 광화문은 그 명성과 역사에 비해 오랫동안 지하철이 없었다. 하지만 5호선이 들어가면서 비로소 역세권이 되었다. 그에 따라 김포공항과 여의도는 상업과 업무의 핵심으로 발돋움했고, 광화문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주무대가 되었다.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이던 강서구와 강동구에 5호선이 들어가면서 교통편의가 획기적으로 좋아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강북의 ‘강남’이라는 공덕이 발전을 시작한 것도 5호선 개통부터였다. 

5호선의 기술적인 성취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지하철 최초로 자동운전장치를 설치했고, 이를 이용하면 이론적으로 무인운전까지 가능했다. 비록 현실적인 이유로 5호선에서 무인운전이 실현되지는 않았으나, 이 같은 대형 지하철의 무인운전 기술은 현재 강남역으로 들어오는 신분당선 전철이 이어받아 현실화된 상태이다. 
5호선 한강 하저터널 개념도 ⓒ한우진
5호선 한강 하저터널 개념도 ⓒ한우진

특히 지하철 5호선은 한강을 철교가 아닌 터널로 지난다. 이미 고밀도로 개발된 여의도에 철교를 설치하기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이후에 분당선, 별내선, 대곡소사선 등으로 이어지며 하저터널이 보편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밖에도 추후 개통될 노선을 미리 고려한 설계 덕분에, 여의도, 청구, 천호 등은 환승길이가 짧은 편리한 환승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환승노선들이 많은 것도 좋은데, 실제로 서울의 4중 환승역 5개 중 3개(김포공항, 공덕, 왕십리)에 5호선이 지나간다.

물론 문제도 있었다. 우선 5호선은 소음이 심한 편이다. 곡선 구간이 많은데다가 2기 지하철에서 최초로 도입한 콘크리트 도상 및 방진(防振) 침목의 소음 방지 성능이 충분하지 않았던 탓이다. 또한 환승길이가 긴 불편한 환승역(신길, 종로3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도 정작 5호선에 많다.

한편 5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강동역에서 노선이 양방향으로 갈라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열차도 양쪽으로 교대로 운행하고 있다. 노선이 이렇게 된 것은, 외곽으로 갈수록 승객이 줄어들기 때문에 양방향 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열차운행횟수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열차의 공급과 승객의 수요를 일치시킬 수 있다. 

이는 3호선에 구파발행, 4호선에 사당행이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시외로 나가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부 열차를 회차시켜 시외에서는 열차를 적게 운행하는 것이다. 다만 5호선은 상일동과 마천이 모두 시내이므로, 회차를 시키지 않고 양쪽으로 분리하여 역세권도 늘리고 수송력도 절약하는 일석이조를 노렸다. 
경기도_하남선 노선도
하남선 노선도 ⓒ경기도

이 같은 5호선이 개통 25년 만에 큰 변화를 맞았다. 바로 서울시 밖으로 연장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함께 추진하였다. 특히 그동안 경기도 내 철도 사업은 타 기관인 국토교통부(국가철도공단)에서 시행해왔기 때문에 이 사업은 경기도에게도 매우 뜻깊은 사업이다. 다만 경기도에 철도운영 기술이 없다보니, 열차 운행은 5년 간 기존 5호선 사업자인 서울교통공사에서 맡는다.

하남선은 작년 8월에 신시가지인 미사지구와 풍산지구까지 우선 연장되었고, 이번 달에 하남시청이 있는 구시가지까지 전 구간이 개통된다. 특히 고속도로 아래에 짓다보니 공사가 어려워서 1차때 개통을 못한 강일역이 이번에 함께 개통되는 것이 주목된다. 다만 북동쪽의 2번 출구는 내년 8월 경에 뚫릴 예정이다. 
서울시_강일역 조감도
강일역 조감도 ⓒ서울시

5호선 연장인 하남선 개통이 주목되는 것은 향후 이 지역에 다수의 추가 노선이 신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9호선이 현재 중앙보훈병원에서 북쪽으로 더 연장되어 샘터공원까지 이어질 예정인데, 이에 따라 고덕역이 새로 환승역이 된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는 하남교산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 3호선 연장선의 종점은 이번에 개통되는 5호선 연장선의 하남시청역이 된다. 이렇듯 이번 5호선 연장선의 전구간 개통은 이 지역 지하철이 선(線)에서 망(網)으로 변하는 시발점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_9호선 연장선 노선도
지하철 9호선 연장선 노선도 ⓒ서울시
하남시_서울지하철 3호선 교산신도시연장 노선도
서울지하철 3호선 교산신도시연장 노선도 ⓒ하남시

5호선의 연장 계획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2기 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서쪽 종점인 방화역에서 인천검단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또한 상일동역에서 마천역으로 갈 때 강동역에서 환승하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도록 선로를 설치하는 ‘5호선 직결화 사업’이 서울시의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5호선 마천역에서 환승되는 위례선 트램(노면전차)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서울 시내 안에만 머무르던 5호선이 연장과 환승, 직결을 통해 그 영향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_ 5호선 마천역과 환승되는 위례선트램 노선도
5호선 마천역과 환승되는 위례선트램 노선도 ⓒ서울시
국토교통부_5호선 서쪽 연장인 김포한강선 구상 노선도
5호선 서쪽 연장인 김포한강선 구상 노선도 ⓒ국토교통부

서울지하철 5호선은 2기 지하철 선두주자로서 의미가 큰 노선이다. 하남 연장 전 구간 개통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5호선이 앞으로도 도시의 교통을 편리하게 해주고 경제발전을 이끌며, 지역교류까지 확대시키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해본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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