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 문구완구거리' 내 안의 동심이 되살아나네~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1.02.26. 13:05

수정일 2021.02.26. 16:16

조회 7,973

아기자기한 외벽 그림으로 분위기가 싹 바뀐 천호동 문구완구거리를 가다
천호 문구완구거리 건물 외벽 전체에 동심을 자극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천호 문구완구거리 건물 외벽 전체에 동심을 자극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김민채

서울시 천호동 천호 문구·완구거리의 낙후된 환경이 개선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분명 시민들에게 추억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장소이다. 필자 또한 아이들이 커가는 동안 새 학기 준비물, 어린이날, 아이의 생일이면 항상 찾던 추억의 장소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장난감과 학용품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장난감과 학용품들이 가득하다. ⓒ김민채
건물 외벽은 눈에 확 띄는 색감으로 우주배경 등이 그려져 있다.
건물 외벽은 눈에 확 띄는 색감으로 우주배경 등이 그려져 있다. ⓒ김민채

강동구는 그동안 천호 문구·완구거리 주민들과 상인 주도 1호 경관협정을 체결하고, 특화 도시경관사업을 시행해왔다. 경관협정은 서울시 내 경관이 중요한 지역의 내실 있는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주민협의를 통한 마을 커뮤니티를 복원, 쾌적하고 매력 있는 서울 경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구는 '천호'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창출을 위해 상인 주도로 경관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상권을 활성화해 천호 문구·완구거리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골목안 점포들은 나름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다.
골목안 점포들은 나름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다. ⓒ김민채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창신동 동대문 문구거리에서 파생된 곳이다. 1989년 3개의 점포가 이주하면서 문구·완구거리는 시작됐다. 이후 1990년대 말에서 2000년 초반에 30 여개의 도·소매점이 밀집한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됐다. 

동대문 문구거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각종 장난감, 문구, 미술용품, 마술용품 등 좀 더 세밀한 특색을 갖춘 2층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도·소매점들이다. 가게마다 산처럼 쌓여있는 장난감 상자들은 충분히 동심을 자극할 만하다. 마치 산타클로스의 크리스마스 선물 창고를 떠오르게 한다. 
도매점답게 창고형 매장처럼 천정까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도매점답게 창고형 매장처럼 천정까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김민채

이곳 문구·완구거리는 서울시 초등학교 앞 또는 동네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는 문방구에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점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비록 골목길은 낙후되고 코로나19로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문구·완구거리는 사회적 작품이며 전통을 지켜온 사람들의 기록이 존재하는 거리다. 

조용한 천호동에 문구·완구거리가 조성된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민들이 있을 것이다.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천호역 근처에 천호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어 상권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 누군가는 고향 방문길에 조카들을 위해 장난감을 샀을 것이고, 또 그 누군가는 지방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자녀에게 선물할 필기도구를 구입했을 것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은 1990년대까지 존재했다.
알록달록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천호 문구·완구거리 새 단장 모습.
알록달록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천호 문구·완구거리 새 단장 모습. ⓒ김민채
천호 문구·완구거리의 기존 모습
천호 문구·완구거리의 기존 모습 ⓒ강동구청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2001년 강동구 문구의 거리 특화구역으로 지정된 후 주차시설 확보, 간판 정비 사업을 시행하였으나 이후 문구점의 대형 프랜차이즈화로 경기가 침체되어 거리의 활력을 잃게 되었다. 이에 강동구는 문구·완구 특성을 살린 건축물 외벽 특화 도시경관사업을 추진하는 등 문구·완구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학용품은 책가방과 실내화가방, 실내화, 필기도구 정도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입학 후 준비물 목록을 참고해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학용품은 책가방과 실내화가방, 실내화, 필기도구 정도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입학 후 준비물 목록을 참고해 구매하는 것이 좋다. ⓒ김민채

상인 주도 1호 경관협정 대상 범위는 강동구 천호대로 151길 일대이다. 해당 거리의 6개소 상인들과 주도적인 경관관리를 약속하는 경관협정이 체결되었고,  문구·완구 특화거리의 지속 가능한 경관 유지 및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됐다. 

특히 강동구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구의 행정 지원을 통한 새로운 경관 조성으로 지역 가치 향상과 경관협정을 통한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 및 공동체 의식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문구·완구거리 활력을 불어넣는데 도시경관과 담당자의 발품과 상인들의 화합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결실이다. 
엄마와 함께 새학기 학용품을 구입하려고 나온 아이가 한껏 들떠있다.
엄마와 함께 새학기 학용품을 구입하려고 나온 아이가 한껏 들떠있다. ⓒ김민채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경관협정으로 6개소의 건물 외벽 전체는 동심을 자극하는 그림으로 꾸며졌다. 덕분에 문구완구거리는 한층 밝아지고 활기찬 분위기로 탈바꿈 됐다. 필자가 그림으로 꾸며진 점포를 카메라에는 담는 동안 하던 일손을 잠시 멈추고 자리를 비워주는 상인도 있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코로나19로 힘든 요즘인데 이렇게 찾아주고, 팔아주니 너무도 감사하다고 한다. 왠지모르게 코끝이 찡해온다. 
각종 장난감이 쌓여있는 점포로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
각종 장난감이 쌓여있는 점포로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 ⓒ김민채

방문한 날은 따뜻한 오후 시간이라 드문드문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초등 입학을 앞둔 손자, 손녀와 함께 온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었다. 신나게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읽혔고, 아이들과 함께 뛰어가는 할머니의 발걸음도 신나 보였다. 또 엄마와함께 온 아이는 문구·완구점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입학 준비물을 고르고 있었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노트와 필기도구를 구입했는데,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가격 또한 시중보다 저렴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우울했던 마음이 풀어지면서 내 안의 동심이 되살아났다. 필자의 마음도 이런데 어린이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널찍한 거리 초입에 천호 문구·완구거리  아치가 세워져 있어 찾기 쉽다.
널찍한 거리 초입에 천호 문구·완구거리 아치가 세워져 있어 찾기 쉽다. ⓒ김민채

천호 문구·완구거리는 지하철로 가는 게 훨씬 편하다. 천호역 1번 출구를 나오면 천호 문구·완구거리 아치와 마주하게 된다. 소매점처럼 아기자기한 진열보다는 창고형 매장처럼 천장까지 상품들이 빼곡하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쭉 둘러보다보면 마음에 쏙드는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요즘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천호 문구·완구거리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특히 초·중·고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가방, 신발, 학용품 등을 준비하면서 설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과 부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문구·완구거리에서 학용품을 고르는 그 순간 만큼은 행복으로 물들 것이다.

■ 천호문구완구거리

○ 위치: 강동구 천호대로151길 일대
○ 가는법: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1번 출구

시민기자 김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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