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이 절로~ 서울토박이가 알려주는 보석같은 곳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1.03.03. 13:19

수정일 2021.03.03. 13:24

조회 3,215

아름다운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
아름다운 한옥으로 된 청운문학도서관ⓒ김은주

올겨울 여러 번의 한파로 잔뜩 움츠렸던 몸에 기지개를 켜듯 활력을 주고자 걷고 싶은 서울길을 검색해봤다. 매일 집 앞에서만 산책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것들과 눈 맞춤하다 보면 활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블루로 힘들어 하는 이들과 무료하고 지루한 제한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차분한 위로와 소소한 기쁨을 맛보게 해주는 인왕산 숲길과 무무대 전망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서울은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서울둘레길도 있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길도 있으며 건강을 지켜주는 건강산책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한양도성길도 있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에 더없이 좋은 곳은 숲길이다. 인왕산 숲길은 언제 가도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고즈넉한 자연의 깊은 정취를 느껴보기 좋은 곳이다. 인왕산 숲길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출발해 가는 것을 선택했다.
청운문학도서관의 고즈넉한 풍경
청운문학도서관의 고즈넉한 풍경ⓒ김은주

한옥 도서관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청운문학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은 한옥으로 된 흔하지 않은 도서관이다. 외관만 보면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문화재처럼 보이는 옛집 같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곳에 오면 책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 만큼 공간적인 미감이 탁월한 곳이다. 책을 읽고 싶다면 일반열람실과 어린이열람실에서 간단한 신청 절차를 통해 대출받을 수 있다. 도서관에 들러 책도 빌리고 도서관 앞 한옥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남겨 보자. 주차장 시설이 미흡하니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길 추천한다.
인왕산 숲길을 알려주는 이정표
인왕산 숲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김은주

청운문학도서관을 나와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인왕산 숲길을 알려주는 바위를 만나게 된다. 인왕산 숲길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  숲길의 끝인 택견수련터까지 총 길이 2.5km로 1시간 40분이 소요되는 길이다. 주요 지점을 살펴보면 청운공원, 이빨바위, 가온다리, 해맞이동산, 수성동계곡, 택견수련터에 다다라 끝맺게 된다. 인왕산의 인은 어질 인(仁) 자를 쓰는데, 그 의미가 사람을 믿고 이해하고 화합한다는 의미란다. 그런 의미를 가진 산이기에 인왕산 자락에는 어진 마음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관련된 이야기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와 있는 안내 표지판의 QR코드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빨바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빨바위ⓒ김은주

나만 알고 싶은 인왕산 숲길

숲길을 따라 인왕산을 오르다 보면 도심을 벗어나 여행을 떠난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빼곡하게 자리한 오래된 고목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드넓은 고층 빌딩 숲은 비현실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어 이곳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본격적인 숲길로 접어들 때쯤 이빨바위를 만나게 된다. 이름도 재밌는 이빨바위는 동그란 입 모양으로, 그 안에는 가지런하게 이빨처럼 보이는 조각난 돌들이 있어 이 돌의 이름을 작명한 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인왕산 숲길을 오르자마자 마주하게 된 웃음 포인트였다.
대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정약대의 연습장소
대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정약대의 연습장소ⓒ김은주

숲길을 따라 점점 인왕산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꽤 넓은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역사적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최고의 대금 명인이었던 정약대는 늘 인왕산에서 대금을 연주했다고 한다. 곡을 연습할 때마다 나막산 속에 모래알을 하나씩 넣어 가득 찬 후에야 연습을 끝내고 산에서 내려올 정도로 연습에 충실했던 그의 이야기를 돌벽 위에 꾸며진 나막신 모형 앞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안내문에 나와 있는 QR코드를 접속해 보니 멋진 대금 연주가 흘러나왔다. 깊은 숲속에서 듣는 대금 연주는 참 잘 어울렸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꼭 대금 연주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흔들다리인 가온다리
서울에서 볼 수 있는 흔들다리인 가온다리ⓒ김은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서울에서 보기 힘든 것을 만날 수 있다. 흔들 다리인 가온다리가 그것인데 관광명소에 가면 하나쯤 있기 마련인 흔들 다리를 인왕산의 깊은 숲속에서 만날 줄이라고는 예상도 못 했기에 반갑고 신기하기만 했다. 가온다리는 인왕산의 깊은 협곡을 연결해 줘 등산객과 숲길을 걷는 시민들을 안전하게 이동시켜 준다. 걸어보니 제법 출렁거린다. 장난기가 발동해 뛰어도 본다. 길이가 길지 않아 흔들다리 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건널 수 있다. 이곳은 인왕산 숲길의 포토존 중 하나니 꼭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름다운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무무대 전망대
아름다운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무무대 전망대ⓒ김은주

서울 풍경을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무무대 전망대

인왕산 숲길에서 수성동 계곡 방향이 아닌 인왕산 자락길 쪽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서울시의 아름다운 전망대인 무무대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는 아름다운 서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닌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도심의 숲과 덕수궁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정동전망대, 비행기의 이착륙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김포공항전망대, 정겨운 골목길과 채석장을 품은 동네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 창신 숭인 채석장전망대 등이 전망대란 이름으로 서울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데 여기에 하나 더 무무대 전망대를 추가하고 싶다.
무무대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무무대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김은주

무무대 전망대는 서울 야경 명소로 지정된 곳으로, 서울에서 가장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없구나. 오직 아름다운 것만 있을 뿐’이란 뜻의 무무대에 서면 경복궁, 광화문 일대, 롯데타워, 북악산, 청와대,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야경도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멋진 곳이다. 시원하게 탁 트인 무무대에 서서 마음에 쌓아 두었던 걱정과 근심은 내려놓아 보자. 첨단 과학이 꿈틀거리고 초고층 빌딩 숲으로 빼곡한 서울에는 보석과도 같은 경관을 지닌 곳이 꽤 많다. 아직까지 몰랐다면 이제부터 그 보석들을 하나씩 캐 보는 즐거움을 누려보길 바란다. 서울의 보석은 찾는 자에게만 보인다는 것도 잊지 말자.

추천 산책 코스

○청운문학도서관 → 택견수련터 → 가온다리 → 무무대 전망대

청운문학도서관

○위치 :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문의 : 070-4680-4032~3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

○위치 : 종로구 옥인동 산 3-1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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