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수 할아버지의 당당한 인생 2막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조은영

발행일 2011.08.23. 00:00

수정일 2011.08.23. 00:00

조회 2,793

마장동 축산상가가 밀집된 골목의 한 건물 앞 주차장, 들고 나는 차들이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려면 애를 써야 하는 복잡한 길목이다. 그 곳에 한 노인이 차들의 앞길을 터주고 있다. 노인의 수신호에 맞춰 차량 운전자들은 기다리기도, 요리조리 방향을 잡기도 한다. 건물 주차장에서 만큼은 할아버지가 대장인 듯싶다.

최제수(72) 할아버지는 성동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지금의 건물 주차관리인으로 8개월째 일하고 있다. 몇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약간 불편하고, 한쪽 귀는 잘 들리지 않는다. 고물가 시대에 어렵게 직장 생활하는 아들의 짐을 덜어주려고 불편한 몸으로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자력으로는 어디 마땅한 직장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성동고령자취업알선센터였다. 센터와 상담 이후 두 번의 재취업이 이루어졌고, 지금의 직장에 만족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55세 이상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에 관하여 상담과 알선을 해주고 있다. 센터를 통해 취업한 고령자의 수는 2007년 5,073명에서 2010년 7,573명으로 매년 취업자의 수가 늘어났다. 그 중 환경미화직이나 시설관리경비직이 1,500명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도우미와 광고모델로도 취업했다.

작년부터는 1구 1센터를 설치하여 예전보다 편리한 상담과 사후관리 제공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자치구의 노인복지회관 내에 취업알선센터를 두어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보다 편리해졌다.

성동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건물 주차관리인으로 8개월째 근무 중인 최제수(72) 할아버지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월 2회 직종별 직무교육을 실시하는데, 취업현황과 면접요령, 이력서를 작성하는 방법 등 취업에 관련하여 노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창업집중교육도 실시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각 자치구마다 노인복지회관 내에 마련이 되어있어 훨씬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성동구의 노인복지회관에서 21세기 달라져가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났다. 넓은 휴게실에서 친구들과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한글공부도하고, 컴퓨터실에서는 다양한 정보화 교육을, 취미교실에서는 서양화와 바둑을 즐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았다. 한편 체력단련실에서는 헬스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가 하면, 다른 방에서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탁구와 당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 재미삼아 취미삼아 노인복지회관에 다니다 취업을 희망할 땐 1층에 마련된 고령자취업알선센터 사무실에 노크를 하면 항시 상담원과 상담할 수 있다. 성동고령자취업알선센터의 김상미 과장은 “구직을 희망한 회원의 수는 현재 400여 명 이고, 300여 명이 꾸준히 일차 취업과 재취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취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꼭 취업을 해야 하는 경우와, 나이가 들고 시간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등 이유와 조건이 각양각색이다. 그러한 구직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센터에서도 발 빠르게 관내 구인업체 발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한다.

또한 생활정보지나 지하철 내 현수막 광고, 주민센터 내 안내지를 비치하고 용역업체들에는 꾸준한 디엠(DM)발송으로 구인업체를 넓혀가고 있다. 서울시는 좀 더 신속한 취업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고령자취업알선센터와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의 전산시스템을 통합하였으므로 한 곳에만 등록하면 되고,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증명사진 1매를 준비하여 가까운 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 방문하면 된다.

취업을 희망할 때 학력과 경력보다는 취업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해야 하며, 일에 대한 의욕, 적극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김상미 과장은 강조했다.

최제수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가진 내가 이렇게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센터에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가족들에게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하고 있어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전한다. 시대가 달라졌다. 집지키고, 아이나 보던 예전의 노인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갖고 건강하고 당당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어르신들 스스로 노력하고 달라지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취업을 하기도 하지만, 퇴직 이후 찾아오는 허탈함과 소외감 등을 잊기 위해, 또 다른 삶을 위해 취업을 희망하기도 한다. 노인 100만 시대에 도래했다. 일하는 노년,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 서울시가 취업의 문을 활짝 열었다. 당당하고 아름다운 제2의 인생을 위해 힘차게 도전해보자.

문의 : 서울시고령자취업알선센터(http://www.noinjob.or.kr) ☎1588-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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