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에서 맛본 순대맛은 잊을 수 없죠

admin

발행일 2010.04.14. 00:00

수정일 2010.04.14. 00:00

조회 3,164

이번주 '서울 vs SEOUL'에서 만난 인물은 캐나다인 런던주재원 션 히키 씨다. 그는 광활한 영토의 풍부한 자원을 지닌 캐나다 출신이지만, 현재 국내 업체의 일원으로 런던에 거주하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 일본에서 근무하였던 적이 있는, 이른바 국제 시민이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 글로벌 시티즌답게 캐나다의 여유로움과 영국의 고풍스러움에 일본의 오리엔탈한 분위기가 더해져 독특한 경력만큼이나 멋진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 서울에는 언제 왔고 어떤 계기가 있었나?

서울에는 일주일 전에 출장 때문에 왔다. 현재 한국 회사의 런던지사에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중인데, 이번에 한국으로 출장을 나온 것이다.

- 그간 서울에서 무엇을 했나?

출장으로 온 여행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느라 보내야 했다. 그래서 서울의 많은 장소를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짬을 내서 남대문, 신촌 등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지만, 다음 기회에 꼭 서울을 더 많이 보고 싶다. 다음 번 서울에 오게 되면 어디를 가는 게 좋을까 알려달라.

- 서울의 매력은 한마디로 무엇인가?

글쎄, 활기차다는 것? 서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활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다.

- 서울과 캐나다의 수도는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비슷한가?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는 미국의 워싱턴 같은 행정수도이기 때문에 서울과 비교할 수 없다. 서울은 이런 행정도시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번화한 거대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서울과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런던과 비교하는 건 가능하다. 영국의 수도인 런던은 오래된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데 반해, 서울은 그다지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지 않은 것 같다. 서울이 런던보다 훨씬 모던하고 현대적인 느낌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 서울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드는 캐나다의 도시는 어느 곳이고, 이유는?

사실 캐나다에는 서울과 비슷한 느낌의 도시가 없다. 캐나다의 도시들은 너무 넓고 사람들은 적어 웬만한 다운타운에서조차 서울 같은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얼마 전까지 근무했던 일본의 도시들은 서울처럼 많은 건물과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어 이번에 서울에서 꽤 일본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서울 출장에서는 강남 교보문고 근처에 머물렀는데 ‘어, 여기는 신주쿠 같은데?’, ‘음, 이곳은 오카치마치 같은 곳이군’ 하는 생각들이 떠올라 혼자 미소를 지었다.

- 서울을 떠나고 싶었던 적은? 가령 당신이 그동안 서울에서 머문 강남역 교보문고 근처나, 둘러본 남대문 시장 등은 매우 혼잡한 곳이다. 그런 복잡한 곳에서 사람들이 당신을 툭툭치거나 부딪치면 싫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나?

물론 서울은 매우 큰 도시이고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곳에서 사람들에게 부딪치기도 하고 내가 가려는 방향과 다른 쪽으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내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신도 알지 않나? 서양인들은 상대방이 나에게 부딪쳐도 이쪽에서 먼저 ‘excuse me’라거나 ‘I'm sorry'라고 서로 양해를 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 모국에서 친구가 다음 달에 서울에 온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은 곳과 그 이유를 꼽는다면?

특히 남대문 시장 같은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시장 주변 음식들을 맛보여주고 싶다. 남대문 시장에서 순대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런던에도 한국의 순대처럼 피와 내장으로 만들어진 까만색의 소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순대에는 '누들'이 들어 있고 얇은 껍질이 있기 때문에 씹을 때 식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생긴 것도 비슷하고 맛도 비슷하다. ‘아! 이렇게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음식이 비슷할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랐다.

- 당신이 생각하는 서울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캐나다나 영국, 일본 사람들과의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서울 사람들이 나의 고국인 캐나다나 영국 사람들 또는 일본 사람들보다 더 액티브하고 바쁘게 생활하는 것 같다. 많은 서양 사람들이 일본사람과 한국 사람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겠다고 하지만, 나는 확실히 알 것 같다. 전적으로 다른 느낌이 든다! 일본사람들은 더 친절하지만 정확하고, 한국 사람들은 더 활동적이고 포근한 것 같다.

- 보다 글로벌화된 서울을 위해서 자신만의 의견을 한 가지 말해준다면?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런던에 가면 어떤 외국인들이라도 자기들의 나라색을 띈 식당이나 명소 또는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금방 찾을 수 있다. 그만큼 런던은 글로벌화된 국제 도시다. 그런데 서울은 그에 비해 외국인들에게 개방이 덜 된 듯한 느낌이다. 물론 이건 내가 아직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서울에서는 어딜 가도 외국인들을 위한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라마다의 특색을 띈 레스토랑들도 일본이나 중국 등의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 아쉬웠다. 서울이 좀 더 인터내셔널한 면모를 지닌 국제도시로 변모되면 좋을 것 같다.

시민기자/안혜련
통ㆍ번역/안혜련
gardencir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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