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가장 흔한 암이지만 완치율 높아
이가희
발행일 2011.07.01. 00:00
갑상선암이란?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위치하는 장기의 이름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요오드를 재료로 하여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일을 하므로 과다 분비되거나(갑상선기능항진증) 모자라는 경우(갑상선기능저하증) 체중 변화,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한편, 갑상선에는 혹(결절)이 잘 생기는데 그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남자보다 여자에 더 흔하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많아져서 70세 이상에서 초음파검사를 해보면 두 명 중 한 명꼴로 혹이 있다고 할 정도이다. 혹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목 앞쪽으로 튀어나와 눈에 띄지만,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는 잘 보이지 않으며, 또 갑상선기능도 대부분의 경우 정상이어서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혹이 있어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등을 계기로 경부 초음파검사를 받으면서 갑상선에 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우연히 발견되는 갑상선 혹을 ‘갑상선 우연종’ 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혹들은 대부분 양성으로 약물 치료나 수술을 받지 않아도 평생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약 5~15%는 악성, 즉 갑상선암으로 알려져 있고, 이 경우에는 일단 수술을 받아야 한다. 때문에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었을 때 갑상선암인지 양성 결절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암의 진단
갑상선의 혹(결절)이 있을 때 가족 중에 갑상선암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 결절이 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갑상선 수질암이나 일부 유두암의 경우 가족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 머리나 목 부분에 방사선을 쬔 병력이 있으면 갑상선암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시에 방사성 낙진에 오염된 지역에서 특히 소아들의 갑상선암이 증가했던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방사선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증상이 없고 혈액검사로도 갑상선암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없다. 단 갑상선 수질암에서는 혈액 내 특정 종양표지자가 상승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질암의 빈도는 매우 낮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고 예후도 가장 좋은 갑상선 유두암의 경우 초음파검사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므로 갑상선 혹이 발견되면 반드시 초음파검사를 통해 혹의 위치와 크기, 그리고 갑상선암일 때 보이는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혹의 크기가 1cm보다 큰 경우, 또는 1cm보다 작더라도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으면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하여 양성 결절인지 아니면 악성 결절(갑상선암) 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그러나 5mm보다 작은 혹의 경우에는 설사 암이라고 하여도 림프절 전이 가능성도 낮고 또 미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 세포가 적게 나와 진단을 못 내리게 될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최근에는 5mm보다 큰 경우에만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하는 추세이다.
갑상선암의 치료
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이 되면 병기에 관계없이(원격전이가 있는 경우라도) 갑상선을 절제해내는 수술을 받는 것이 갑상선암 치료의 시작이다. 갑상선 전체를 떼어 내는 전적출술이 주로 시행되나, 직경 1 cm 미만의 미세유두암이고 재발의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저위험군에 대해서는 갑상선암이 있는 엽만 절제하는 한쪽 엽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전적출술의 경우 갑상선의 뒷면에 붙어 있는 성대 조절 신경(반회후두신경)이나 부갑상선의 손상으로 수술 후 성대마비가 와서 목소리가 변하거나 또는 영구적인 부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평생 동안 비타민 D와 칼슘제를 복용하여야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로 잔여갑상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서 재발이나 전이가 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갑상선암 재발을 모니터하기가 용이해 진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전적출술이 권장된다. 또한 유두암의 경우에는 초기부터 주변 림프절 전이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재발 시에도 갑상선 주변 림프절에서 재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 시 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같이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로 갑상선을 거의 다 제거한 후에는 방사성요오드로 남아 있는 정상 갑상선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방사성요오드는 갑상선 세포가 요오드를 세포 내로 섭취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만든 약물로, 방사성을 띤 요오드가 들어간 세포는 방사선으로 인해 죽게 되므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현미경으로 남아 있는 갑상선 조직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그 결과 갑상선암의 재발률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 세포는 정상 갑상선 세포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정상 갑상선 세포의 성장을 자극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은 갑상선암 세포의 성장도 자극할 수 있으므로, 갑상선자극호르몬치를 낮추면 갑상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게 되어 갑상선암의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갑상선자극호르몬치를 정상치보다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는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갑상선암 세포가 정상 갑상선 세포 고유의 기능을 잘 유지하고 있는 성질을 이용하여 수술, 방사성요오드, 갑상선호르몬제의 3가지 치료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다른 장기의 암보다 훨씬 좋은 치료 효과를 보여 10년 생존율이 95%에 이른다. 갑상선암이 우리나라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 가장 흔한 암이지만 완치율이 높으므로, 암이라고 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병원에서 권하는 대로 치료를 잘 받으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글/ 이가희(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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