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있으면 노안 증세 더 빨리 느낄 수 있어

한영근

발행일 2011.04.01. 00:00

수정일 2011.04.01. 00:00

조회 4,104

노안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돋보기 착용

우리 눈 속의 수정체는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고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꺼워져서 눈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보기 힘들어지는 경우를 노안이라고 한다. 노안과 원시 모두 볼록렌즈 안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흔히들 노안과 원시를 혼동하는데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기능이 떨어진 것이고 원시는 초점이 망막보다 뒤에 맺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서로 전혀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노안은 근시, 원시, 난시 등의 굴절이상과 상관없이 누구나 40대 중반이면 시작될 수 있다. 다만 적당한 정도의 근시가 있는 사람은 노안이 발생했을 때에도 안경을 벗고 근시를 이용해 가까운 거리의 작은 글씨를 볼 수 있으므로 증상을 좀 더 늦게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원시가 있는 사람은 좀 더 젊은 나이에 노안으로 인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노안이 시작되면 잔글씨가 안보이고 책 볼 때 쉽게 피로를 느끼며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 볼 때 초점 맞추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초기에는 신문이나 성경책 같이 작은 글씨를 볼 때만 불편을 느끼지만 점차 핸드폰 문자 메시지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기도 힘들어지며 대개 이러한 증상은 아침보다 저녁 때 심해진다.

노안을 예방하거나 발생을 늦추는 방법은 세상에 없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흰머리가 생기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안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질병이 아니며 어떠한 약이나 눈 운동으로도 이를 막을 수는 없고 도움이 되는 음식도 없다. 누군가 노안을 예방하거나 고칠 수 있는 약이나 기구, 눈 운동을 권장한다면 절대로 현혹되면 안된다.

노안을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돋보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돋보기의 도수는 각자의 굴절이상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도수가 높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평소에도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안경알 아래쪽에만 돋보기를 삽입하는 이중초점안경이나 다초점 안경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노안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수도 있지만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다.

레이저를 이용해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적 방법도 있다. 레이저수술은 한 쪽 눈은 근거리를 볼 수 있도록 만들고 다른 한 쪽은 원거리를 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짝눈을 만드는 방식과 각막의 중심부는 근거리를 주변부는 원거리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 있다. 노안과 함께 백내장이 발생한 경우라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으로, 원거리가 잘 보이는 도수를 선택하면 근거리 볼 때 돋보기가 필요하고 근거리가 잘 보이는 도수를 선택하면 원거리를 볼 때 안경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안경 없이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를 잘 볼 수 있으므로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백내장 환자에서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 이외에 다른 안질환이 있거나 난시가 심한 경우에는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며, 수술 후 눈부심이나 빛 번짐 현상이 간혹 발생할 수도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커짐에 따라 노안을 치료해 근거리와 원거리를 안경 없이 잘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으며, 의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과거부터 노안에 대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되어 왔지만 완벽하게 눈을 젊은 시절로 되돌리는 데는 실패하였고 새로운 방법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곤 했음에 주지하고 수술을 결정할 때에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글/한영근(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안과 서울의대 교수)

#질병 #건강 #안과.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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